車배터리 결함이냐, 소프트웨어 오적용이냐 코나 발화원인 계속 논란… “범정부적 조사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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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측 “업데이트때 잘못 적용” 주장에 업계 “이전 발화는 설명 안돼”

국토교통부가 24일 발표한 현대자동차 전기차(EV) 코나EV의 발화 원인 조사 결과와 관련해 자동차, 배터리 두 업계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현대차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오적용’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문제의 핵심이 배터리인지 소프트웨어인지 의견이 엇갈리는 것.

BMS는 배터리의 온도와 충전 등을 관리하는 소프트웨어(SW)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현대차가 지난해 3월 BMS를 업데이트할 당시 LG 측이 제안한 것과 달리 ‘급속충전’과 관련한 로직(논리구조)을 잘못 적용했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발표 직후 소프트웨어 문제로 발화가 있었을 가능성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이유다. 국토부도 이번 발화 사태의 큰 가능성으로 지목된 ‘접힌 음극탭에서의 리튬 부산물 생성’이 잘못된 BMS 적용 시 증가하는지를 추가 조사할 방침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지난해 3월 BMS 업데이트 이전에도 이미 코나EV 발화가 9건 있었던 걸 두고 BMS 오적용과 발화가 과연 상관관계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업계 관계자는 “BMS 오적용으로 인한 발화 가능성은 2020년 3월 이전 화재에 대해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급속충전, 충전율 등 정확한 근거는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토부도 “BMS 충전 로직의 정상 적용과 오적용에 의미 있는 상관관계가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현재 상황을 밝혔다.

소모적인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정부 차원의 객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토부는 ‘셀 제조 불량(음극탭 접힘)으로 인한 내부 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을 이번 리콜 사유로 제시했다. 결국 BMS 오적용이 화재를 증폭시켰는지를 정확히 확인해야 책임 소재를 가리는 건 물론이고 전기차 시장에서의 고객 보호도 확고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코나EV 화재와 관련해 급속충전 로직을 잘못 적용했기 때문에 빠르게 충전하는 과정에서 배터리에 손상을 입혔을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BMS 오류로 인한 화재 가능성에 대해 관련 기관과 협조해 연관성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상귀 법무법인 현재 대표변호사는 “조사 결과가 뚜렷하지 못하다면 그건 조사를 안 한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이라며 “향후 있을지 모르는 법적 분쟁과 세계 시장에서의 대외 신인도 하락을 사전에 막기 위해서라도 국토부 차원을 넘어서 범정부적인 조사를 고려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형석 skytree08@donga.com·홍석호 기자
#배터리#lg#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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