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 ‘선제 사면’ 준비하는 트럼프… 범죄혐의도 입증전 유죄시인 자충수?

임보미 기자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입력 2020-12-03 03:00수정 2020-12-0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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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사위, 러 스캔들에 개입 의혹
이방카는 재단 탈세 연루 가능성
대통령은 연방정부 사면만 가능
수사 나선 뉴욕검찰 못막을수도
대선 패배 후 최측근을 줄줄이 사면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녀에게 선제 사면권까지 부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1일 보도했다. 이미 뉴욕 검찰이 대통령 일가의 사업 비리에 관한 대대적인 수사에 나선 데다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가 가족을 겨냥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남은 임기 동안 보호 장치를 마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43)와 차남 에릭(36)은 부친의 집권 후 트럼프재단 및 일가의 가족 사업을 관장해 왔다. 장녀 이방카(39)와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39)는 모두 백악관 선임고문을 맡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러시아가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에 개입했다는 러시아 스캔들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트럼프 주니어는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악영향을 끼칠 정보를 제공한 러시아인들과 연락한 혐의를 받고 있으나 기소된 적은 없다. 쿠슈너 고문은 대통령이 참모진의 거센 반대에도 기밀접근권을 허가해 주는 과정에서 러시아 스캔들에 연루된 러시아인을 포함해 여러 외국인과의 접촉 사실에 대한 허위 정보를 연방정부에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에릭과 이방카의 혐의는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뉴욕 검찰은 트럼프재단이 수백만 달러의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특히 재단이 컨설팅 수수료 명목으로 받은 수백만 달러의 소득공제 혜택 중 일부가 이방카에게 갔을 가능성을 파헤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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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개인 변호사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의 사면 또한 고려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대통령 탄핵을 촉발한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핵심 인물로 우크라이나 정부에 바이든 당선인과 아들 헌터의 조사를 압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NYT에 따르면 대통령 사면권은 연방정부 관할 사안에만 적용된다. 뉴욕 검찰처럼 지방 검찰이 수사하는 사건에는 효력을 미칠 수 없어 대통령의 구제 시도가 효과를 거둘지 불투명하다. 또한 대통령의 사면은 이 혜택을 받은 인물이 어떤 죄를 저질렀는지를 상세히 밝힌 후 이뤄진다. 사면권 부여 시도 자체가 이미 자녀와 측근의 유죄를 시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일 로이터통신은 이미 법무부가 백악관이 대통령 사면을 대가로 뇌물을 받았을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때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혔던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이날 “이번 대선에서 부정 선거 및 사기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아직까지 선거 부정 의혹을 제기하는 대통령과 선을 그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트럼프#자녀 선제 사면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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