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서 생후 2개월 男兒 냉장고서 숨진채 발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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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조사중 2년만에 찾아
출생신고도 안한 40대 엄마 구속

전남 여수에서 생후 약 2개월 때 숨진 아이의 시신이 가정집 냉장고에 2년 가까이 유기돼 오다가 최근 발견됐다. 그 집에서 다른 자녀들을 데리고 살아온 아이의 엄마는 아동학대 치사 등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여수경찰서는 “지난달 27일 여수에 있는 한 주택에서 긴급 수색을 벌여 태어난 지 약 2개월 만에 사망한 갓난아이의 시신을 냉장고에서 발견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여수에 있는 한 주민센터에 A 씨(42)가 자녀를 방임하고 있다는 주민 신고가 들어왔다. 해당 주민은 “아이들이 밥을 굶어 우리 집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일 주민센터 직원은 A 씨의 집을 두 차례 방문했으나 문을 열어주지 않아 현장을 확인하지 못했다.

이에 주민센터는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이를 신고해 13일 현장 조사가 벌어졌다. 아동방임 혐의를 확인한 기관은 20일 아들과 딸을 엄마와 격리 조치하고 피해아동쉼터로 인도했다.

하지만 26일 이웃 주민이 “A 씨에게 또 다른 자녀가 있었다”고 신고하며 상황이 급변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쉼터로 찾아가 남매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둘째 딸이 남녀 쌍둥이였단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경찰이 A 씨의 집을 긴급 수색한 결과, 냉장고에서 아이의 시신을 찾았다.

여수시에 따르면 A 씨는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고, 큰아들만 출생신고를 해 또 다른 자녀의 존재를 알 수 없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2018년 말 쌍둥이 남자아이가 목숨을 잃은 것을 발견하고 지금까지 냉장고에 넣어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아이의 시신에 대한 부검을 의뢰한 뒤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여수=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아동학대 치사#냉장고 시신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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