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노조 “박장범 사장, 尹 계엄 중계방송 사전 준비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1월 26일 16시 09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2024년 12월 3일에 박장범 KBS 사장(당시 사장 내정자)이 미리 연락을 받고 계엄 선포 중계방송을 준비시켰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KBS는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제1노조)는 26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는 내란 직후 KBS 내부에 내란 정권과 결탁해 계엄방송을 미리 준비한 세력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는데, 의혹의 전말을 풀 큰 실마리가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노조의 성명에 따르면 비상계엄 당일 오후 10시 23분 KBS는 지상파 가운데 유일하게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담화를 적시에 맞춰 방송했다. 계엄 당일 저녁 최재현 당시 KBS 보도국장은 퇴근했다가 다시 회사로 돌아와 대통령실 출입기자에게 동향 확인을 지시했으며, 평소 들어가지 않던 뉴스 부조정실에 들어가 신호 수신 여부를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무슨 일이냐’는 질문엔 ‘안보 관련’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계엄 선포 2시간 전쯤 대통령실로부터 계엄방송을 준비하라는 언질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자, 최 국장은 “대통령실 인사 누구와도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2024년 12월 6일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추적 끝에, 최재현 당시 국장에게 전화한 주인공이 박장범 현 KBS 사장이라는 것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노조는 “박 사장은 사장 내정자 신분으로 방송 편성과 관련한 어떠한 권한을 가지지 않은 위치였음에도, 권력자 누군가의 연락을 받아 최 국장에게 대통령 담화방송 준비를 전달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며 “대통령실 관계자가 박 사장에게 연락했다면 방송법 위반 및 직권남용권리해사방해죄로 처벌받을 수 있고 박 사장과 최 국장 역시 공범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다만 노조는 계엄 선포가 임박한 시점 박 사장 내정자와 최 보도국장의 전화 통화 여부를 어떤 경로로 확인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노조는 또 “계엄 당일 코리아풀을 통해 대통령 담화가 공식적으로 예고된 것이 밤 9시 18분이었지만 그보다 이른 밤 8시 40분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22시 KBS 생방송’을 들었고, 밤 9시쯤에는 한덕수 전 총리도 같은 내용을 들었다”며 “이 역시 KBS 내부의 누군가에게 담화 생방송을 지시했고, 수행하겠다는 회신을 들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라고 했다. 노조는 “박 사장은 내란의 밤, 누구로부터 어떤 내용의 연락을 받았고, 최 국장에게는 뭐라 얘기했는지 밝히라”고 촉구했다.

KBS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전국언론노조 KBS본부가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제기한 의혹에 대해 ‘사실과 다름’을 알려드린다”며 “내란 특검과 경찰에서 이미 해당 의혹에 대해 조사했지만, 사실로 밝혀진 바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어 “​KBS는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의 오늘 기자회견 내용 가운데 허위 사실이나 명예훼손 부분에 대해 향후 법적 조치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 사장은 지난해 8월 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내부 인사가 비상계엄에 대한 사전 협의나 공모, 인지를 하고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회사 차원 진상조사를 했나’라는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물음에 “근거 없는 의혹 제기라고 판단하고 있다”라고 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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