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의 열정을 코스요리처럼 보여드리겠습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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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스타’ 피아니스트 신창용

신창용은 “코로나19로 유학 중 한국에 돌아와 있는 동창을 많이 만났다. 길에서 팬들이 종종 알아봐 주신다”며 웃음지었다. @Bonsook Koo
신창용은 “코로나19로 유학 중 한국에 돌아와 있는 동창을 많이 만났다. 길에서 팬들이 종종 알아봐 주신다”며 웃음지었다. @Bonsook Koo
“친구들도 물어보더라고요. 그 많은 걸 어떻게 치느냐고. 스물여섯 살이니까, 제 나이에 맞는 열정과 색깔을 최대한 보여드리려는 거죠. 긴 코스 요리처럼.”

2017년 서울국제음악콩쿠르, 2018년 지나 바카우어 국제콩쿠르 우승의 주인공 신창용이 온다. 2년 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승전보를 알려온 이후 국내에서 처음 갖는 단독 무대다. 11월 21일 오후 5시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자신의 말처럼 두텁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짰다.

콘서트의 문은 엄숙하고 명상적인 베토벤 소나타 30번을 첫 곡으로 연다. 이후 쇼팽 발라드 3번, 라벨 ‘밤의 가스파르’, 슈만 환상소곡집 작품 12, 그라나도스 ‘고예스카스’ 모음곡 중 1번 ‘사랑의 속삭임’으로 이어진다.

“베토벤 소나타 30번은 후기 3대 소나타 중 첫 곡이지만 낭만주의 작품에 가까운 서정적인 느낌을 짙게 전해주죠. 한 콘서트의 시작을 장식하기 좋은 느낌이 있고 긴 소나타도 아니어서 첫 곡으로 넣었어요.”

마지막 곡인 그라나도스의 작품은 자주 연주되지는 않는다. 연주하기 어려운 점도 이유다.

“‘고예스카스’는 고야의 그림들에서 영감을 받은 모음곡이죠. 그 첫 곡인 ‘사랑의 속삭임’은 얼핏 들어 굉장히 달콤한 곡인데 그 안쪽 성부에는 굉장한 기교를 요구하는 부분들을 ‘초코 시럽 뿌리듯’ 깔아 두었어요. 마지막 곡으로 효과가 좋기를 기대합니다.”

그 자신 ‘한창 나이’라고 얘기했지만 2017년 ‘가장 좋아하는’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2번을 결선에서 연주해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우승을 차지했을 때는 이대욱 심사위원장으로부터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원숙한 음악을 들려준다”는 평을 들었다.

그는 미국 ‘스타인웨이 앤드 선스’ 레이블로 앨범 두 장을 발매했다. 첫 번째는 미국 힐턴헤드 국제콩쿠르, 두 번째는 지나 바카우어 콩쿠르 우승에 따른 혜택이었다.

“첫 앨범을 녹음할 때 알게 된 스타인웨이 관계자들이 지나 바카우어 콩쿠르에서 저를 보고 ‘또 우리와 음반 내는 거 아냐?’ 하시더군요. 진짜 그렇게 됐죠.”(웃음)

베토벤, 모차르트, 하이든의 소나타를 담은 첫 앨범은 미국 클래식 전문 방송 WQXR가 꼽은 ‘2018년 최고의 음반’에 선정됐다.

이번 콘서트에 즈음해서는 소속사인 ‘스톰프’ 레이블로 새 앨범을 낸다. 바흐 ‘양들은 한가로이 풀을 뜯고’, 드뷔시 ‘달빛’과 이번 콘서트에서 연주하는 라벨, 그라나도스의 곡을 넣는다.

그에게도 올해는 아쉬움이 많다 여름 유타 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협연과 뉴욕 카네기 잔켈홀 데뷔 리사이틀 등이 모두 1년씩 미뤄졌다.

“그래도 아예 사라진 일정들은 아니죠. 쉼 없이 달려왔으니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5월에는 미국 줄리아드음악원 최고연주자 과정을 마쳤다. 코로나19 유행이 잠잠해지면 독일에서 학업을 계속할 생각이라고 그는 밝혔다. 전석 4만5000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신창용#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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