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45도 폭염, 18홀 돌며 물 8병 마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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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美서 개막 ANA 인스피레이션
선수들 더위-산불-코로나 ‘3중고’

ANA 인스피레이션을 통해 10개월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 복귀하는 박성현. 사진 출처 KLPGA 홈페이지
ANA 인스피레이션을 통해 10개월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 복귀하는 박성현. 사진 출처 KLPGA 홈페이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 ANA 인스피레이션이 10일부터 13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 미션힐스CC(파72)에서 열린다. ‘남달라’ 박성현(27·세계랭킹 4위)이 10개월간의 침묵을 깨고 LPGA투어에 복귀하는 무대다.

하지만 이 대회는 전례 없는 악조건 속에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캘리포니아주는 ‘초대형 산불(메가 파이어)’로 역대 최대의 피해를 입고 있다. 4일 요세미티국립공원 남쪽 숲에서 시작한 산불은 9일 현재 피해 면적만 서울의 14배 크기인 209만4955에이커(약 8478㎢)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는 커지고 있지만 진화 작업은 더디기만 하다. 최근 미국 서부 지역을 강타한 폭염으로 기후가 건조해져 불길 확산 속도를 따라가기 힘들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 소방당국은 현 상황에 대해 “진화율은 0%”라고 밝히고 있다.

40도가 넘는 불볕더위도 대회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성현은 “18홀을 돌아봤는데 기온이 45도까지 올라가서 힘들었다. 물을 7, 8병 마신 것 같다”며 “물을 많이 마시고 양산도 들고 다녀야겠다. 태국이나 싱가포르에 비해 습도는 덜하지만 햇볕이 정말 뜨겁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추운 것보다는 더운 게 낫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 한국 출전 선수는 “날씨가 너무 덥다. 게다가 산불에 따른 매캐한 연기 때문에 공기가 안 좋아서 연습라운드 때 두통이 왔다”고 하소연했다.

대회 주최 측은 더위 때문에 캐디들의 카트 탑승을 허용하기로 했다. 보통 캐디와 선수들은 카트에 타지 않고 걸어서 경기를 한다. 박성현은 “캐디와 이야기해 봤는데 일단 캐디는 카트에 타기보다 걷기를 원하고 있어 좀 더 의논한 뒤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도 빼놓을 수 없는 악재다. 세계 랭킹 28위 찰리 헐(24·영국)이 대회에 앞서 실시한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와 출전이 무산됐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미국여자프로골프투어#lpga#박성현#ana 인스피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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