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장비에 월북 10차례 찍혔는데… 눈뜨고 놓친 軍

신규진 기자 , 강승현 기자 입력 2020-08-01 03:00수정 2020-08-01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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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엄월북자 본 경계병 보고안해
軍, 해병대 2사단장 보직해임
군이 지난달 헤엄쳐 월북(越北)한 탈북민 김모 씨(24)를 감시 장비로 10차례나 포착하고도 월북 사실을 전혀 알아채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의 월북 시도를 저지하거나 확인할 기회가 있었는데도 8일 뒤 북한의 공개 보도가 나온 뒤에야 뒤늦게 경위 파악에 나선 것이다. 기강과 경계 대비 태세가 완전히 무너진 군이 눈 뜨고 당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31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인천 강화군 강화읍 월곳리에서 한강을 건너 북한으로 넘어간 김 씨의 행적은 초소 폐쇄회로(CC)TV 3회, 근·중거리 감시카메라 5회, 열상감시장비(TOD) 2회 등 모두 10차례 찍혔다. 지난달 18일 오전 2시 18분경 강화군 연미정 인근에 도착한 택시에서 내린 김 씨는 연미정 인근 철책선 아래 배수로를 지나 불과 74분 만에 약 2km 거리를 헤엄쳐 건넜다. 당시 경계 근무자는 택시의 불빛을 보고도 이를 추적 감시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날 오전 4시경 김 씨가 북한 개풍군 탄포 지역 강기슭에 도착해 마을로 걸어가는 장면이 TOD에 담겼으나 이마저 근무자가 발견하고도 북한 주민이라고 생각해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합참은 밝혔다. 월북 루트로 사용된 배수로는 철근 등 장애물이 노후화돼 누구나 통과가 가능한 상태로 사실상 방치돼 있었다.

합참은 “감시 장비가 북한의 침투 세력을 감시하도록 전방을 주시하는 체계로 이뤄져 월북 행적에 대한 감시가 미흡했다”며 “지휘 책임이 있는 해병대사령관과 수도군단장에게 엄중 경고하고 관할 지역인 해병대 2사단장을 보직 해임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 씨의 신변 보호와 성폭행 혐의 관련 수사를 담당했던 김포경찰서장을 대기 발령 조치했다.


신규진 newjin@donga.com·강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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