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권력기관 개편 내년 1월 시행’ 정한 巨與… 청부입법 몰아친다

한상준 기자 , 박민우 기자 입력 2020-08-01 03:00수정 2020-08-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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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위서 “관련법 10월내 처리”… 수사권 조정 등 일방 강행 태세
정부 등 긁어주는 입법 폭주 예고
4일간 상임위서 20개법안 통과, 野법안 ‘0’… “기립표결하면 끝”
여당내서도 “어쩌려고 이러나”
임대차법 국회통과 하루만에 시행 정세균 국무총리가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전날 국회를 통과한 계약갱신요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 도입을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공포안을 의결했다. 정부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빠른 시행을 위해 매주 화요일 열리는 국무회의 대신 이날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법안 시행을 공포했다. 뉴시스
거침없는 폭주를 이어가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국가정보원 개혁,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권력기관 개편 시행 시점을 내년 1월 1일로 정했다. 이에 따라 관련법은 10월까지 처리하기로 했다. 부동산 관련 법안의 상정부터 표결, 본회의 처리, 국무회의 의결까지 순식간에 이뤄낸 것처럼 다른 법안도 176석의 힘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의도다.

○ 권력기관 개편도 ‘청부 입법’ 예고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권력기관 개편 관련 당청 회의가 끝난 뒤 “경찰 개혁 부분은 김영배 의원이, 국가정보원 개혁은 김병기 의원이 각각 개정안을 준비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민주당은 31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검경 수사권 조정, 자치경찰제 도입 등과 관련해 “2021년 1월 1일 시행 예정으로 10월 내 관련법을 처리한다”고 정했다. 의원 입법으로 빠르게 진행하겠다는 의미다.

정부 입법은 입안, 입법 예고, 규제 심사,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대통령 재가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절차가 까다롭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반면 의원 입법은 하루에도 가능하다. 이에 따라 정권마다 “정부가 의원에게 입법을 청부한다”는 ‘청부 입법’ 논란이 가시지 않았다. 민주당은 이번 부동산 관련 법안도 모두 의원 입법 형태로 처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31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국가정보원 개혁, 검경 수사권 조정 등에 대해 논의했다. 한 참석자의 수첩에 ‘권력기관 개혁안 2021.1.1 시행 예정’이라는 논의 내용(점선 안)이 적혀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국회의장 출신인 정세균 국무총리조차 6월 국회 시정연설에서 “21대 국회에서 의원 입법에 대한 자체적인 규제심사제도가 반드시 도입될 수 있도록 뜻을 모아 달라”고 했지만 민주당은 아예 의원 청부 입법을 예고까지 한 셈이다. 한 야권 인사는 “이번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상정부터 실시까지 4일이 걸렸는데 민주당이 다음에는 그 기한을 얼마나 단축시킬지 궁금할 따름”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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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흘 동안 통합·정의 발의 법안은 처리 ‘제로’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열린 각 상임위원회를 지켜본 뒤 국회에서는 “일어나면 끝”이라는 말이 회자됐다. 통상 여야 합의로 법안을 처리해온 국회 각 상임위에서는 “더 이상 이의가 없습니까”라는 위원장의 말이 마지막 수순이었다. 이어 위원장은 “가결됐습니다”라며 의사봉을 두드리며 가결을 선포했다. 국회법에 보장된 절차지만 본회의와 달리 상임위 표결은 보기 힘든 풍경이었다. 이번엔 달랐다. 민주당은 ‘기립 표결’로 부동산 관련 법안들을 밀어붙였다. 임대차보호법을 다룬 지난달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민주당 소속 윤호중 위원장은 “찬성하는 위원들은 기립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고 12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일제히 일어나자 의사봉을 두드렸다.

게다가 민주당은 오로지 범여권 의원들과 정부가 낸 법안만을 처리했다. 지난달 28일부터 나흘 동안 6개 상임위에서 처리된 법안은 총 20개. 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의원이 냈거나 정부안 또는 대안이다. 미래통합당은 물론이고 정의당이 낸 법안은 단 하나도 처리되지 못했다. 민주당은 4일 본회의에서도 남아있는 부동산 관련 법안 11개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후속 법안 3개 등을 일괄 상정 및 처리할 예정이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상임위는 당정 협의회, 본회의는 민주당 의원총회와 다를 바 없다”고 성토한 배경이다.

이런 폭주를 두고 민주당 내에서도 “우리가 제2당이 되면 어쩌려고 이러나”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한 초선 의원은 “설령 향후 총선에서 민주당이 패하더라도 통합당이 176석 가까이 얻는 일은 없을 테니 힘을 쓸 때는 쓰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박민우 기자
#더불어민주당#권력기관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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