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우

박민우 기자

동아일보 경제부

구독 15

추천

한 줌 언어로 밥벌이하기가 늘 어렵습니다. 치우치지 않게 취재하고 쉽게 쓰겠습니다.

minwoo@donga.com

취재분야

2024-03-26~2024-04-25
경제일반50%
금융23%
칼럼7%
기업7%
부동산7%
산업3%
정치일반3%
  • [광화문에서/박민우]중앙은행들의 新골드러시에 한국은행이 뛰지 못한 이유

    “남들 금(金) 사재기할 때 뭐 하셨습니까? 11년 넘게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는 이유가 대체 뭡니까?” 올해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에게 이런 질책이 쏟아질 것 같다. 금값이 올라도 너무 올랐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022년 11월 온스당 1618.3달러였던 금 선물 가격은 이달 12일(현지 시간) 2448.8달러까지 올랐다. 1년 5개월여 만에 51% 넘게 오른 셈이다. 실제로 이 기간 각국 중앙은행들은 공격적으로 금을 사들였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각국 중앙은행은 2022년과 2023년 각각 1082t(역대 최대), 1037t의 금을 사들였다. 2016∼2021년 연평균 매입량(457t)의 두 배 이상을 매년 사모은 것이다. 특히 중국은 2022년 11월 이후 17개월 연속 금을 매입하고 있다. 이 기간 사들인 금만 314t에 달한다. 이런 신(新)골드러시를 한은은 그저 지켜보기만 했다. 아픈 기억 때문이다. 2010년 국회 국감에서 김중수 한은 총재는 13년 넘게 그대로인 금 보유량(39.4t)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유럽 재정위기가 확산하면서 금값이 치솟던 시점이었다. 당시 한국의 외환보유액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0.2%에 불과했다. 이후 한은은 2011년부터 2013년 초까지 금 90t을 집중 매입했다. 하지만 2013년 10월 국감장에서 ‘금을 사랑한 총재’로 불린 김 전 총재는 ‘뒷북 투자’를 했다며 또 한 번 탈탈 털렸다. 한은의 금 투자 이후 금값이 급락하면서 약 1조2000억 원의 평가손실(―21.5%)을 봤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민주당 김현미 의원은 “한은이 금 가격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고 국가적 손실을 입혔다”고 몰아붙였다. 김 전 총재는 진땀을 흘리면서도 “10년 후를 보고 고민한 것”이라고 했다. 정말 수년이 흐르고 금값이 오르자 당시 한은의 금 투자가 재평가받긴 했다. 그렇지만 그때 입은 트라우마는 여전히 남아있는 듯하다. 현재 한은의 금 보유량은 104.4t으로 11년째 그대로다.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1.52%에 불과하다. 중국(2235.4t)과 일본(846.0t)은 각각 4.33%, 4.37%이고, 경제 규모가 비슷한 대만(423.6t)도 4.32%에 달한다. 이런 탓에 작년부터 금 보유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그런데도 한은 외자운용원은 작년 6월 발표한 ‘보유 금 관리 현황 및 향후 운용 방향’에서 “금 보유 확대보다는 미 달러화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것이 나은 선택”이라며 듣지 않았다. 당시 금값이 온스당 2000달러 수준으로 전 고점에 근접해 향후 상승 여력이 불확실하다던 한은의 전망도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게 오래된 트라우마 탓이 아니라면 부족한 실력을 탓할 수밖에 없다. 지금과 같이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는 자산 다각화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금 보유 비중을 일정 수준까지 확대해 환율 안정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향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와 미 대선 이후 ‘미국 우선주의’ 기조 강화 가능성, 그에 따른 달러화 평가 절하까지 고려해야 한다. 뒤늦게 금 사재기 행렬에 뛰어들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가격 변동성이 큰 만큼 전처럼 상투를 잡으면 트라우마만 더 악화될 수 있다. 지금이라도 금 투자 원칙과 방향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금 가격 흐름을 좀 더 정교하게 예측하고, 전략적으로 매입 시점을 판단해야 한다. 박민우 경제부 차장 minwoo@donga.com}

    • 19시간 전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잇단 사법 리스크에… 카카오페이, 美증권사 인수 무산

    카카오페이가 추진해온 미국 종합증권사 ‘시버트’에 대한 경영권 인수가 최종 무산됐다. 카카오 경영진의 사법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해외 인수합병(M&A) 계획이 발목을 잡혔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는 19일 양 사 간 합의에 따라 시버트 지분 인수를 위한 2차 거래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20일 계약 변경사항을 공시했다. 카카오페이는 올해 4월 시버트 지분 51.0%를 두 차례에 걸쳐 약 1039억 원에 사들이기로 계약을 맺고, 5월 지분 19.9%를 취득하는 1차 거래를 마쳤다. 나머지 지분에 대한 거래는 내년 중 2차 거래를 통해 이뤄질 예정이었다. 카카오페이가 시버트 경영권 인수를 포기한 건 모기업 카카오에 대한 사법 리스크로 2차 거래가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주식 시세 조종 의혹으로 올해 10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CIO)가 구속된 데 이어 김범수 창업자(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와 홍은택 당시 총괄 대표까지 같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카카오에 대한 사법 리스크가 불거지자 시버트는 지난달 “2차 거래를 종결하기 어려운 ‘중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했다고 판단한다”는 서신을 카카오페이에 보내왔다. 2차 거래를 위해서는 먼저 시버트 주주총회 승인과 미국 규제 당국 승인을 거쳐야 하는데 선행조건을 충족시키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카카오페이의 시버트 인수 계획이 좌초하면서 유럽 최대 차량 호출·택시 플랫폼 ‘프리나우’ 인수를 추진하는 카카오모빌리티의 행보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경영진뿐만 아니라 법인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돼 기존에 보유한 카카오뱅크의 1대 주주 지위도 위태로운 상황이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12-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현대커머셜, 투자금융 자산 6000억 눈앞

    현대차그룹 금융 계열사 현대커머셜이 투자금융 시장 진출 4년 만에 자산 규모 6000억 원을 눈앞에 뒀다. 내부수익률(IRR)은 14.3%, 누적 투자수익은 1200억 원을 넘어섰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9월 말 기준 현대커머셜의 투자금융 자산은 5939억 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커머셜은 2019년 상반기(1∼6월) 투자금융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사모펀드(PEF)를 중심으로 다양한 방식의 기업투자를 취급하는 투자금융실을 신설했다. 당시 투자금융 자산은 30억 원 수준이었지만 전문가를 영입해 조직을 키우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 4년 만에 6000억 원가량을 불렸다. 현대커머셜은 안정적 분산을 통한 수익률 11%+알파(α)를 투자 원칙으로 세웠다. 또 철저한 시장 분석을 통해 적극적인 글로벌 분산 투자전략을 수립했다. 투자 실적이 검증된 글로벌 운용사와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해외투자 비중을 늘렸다. 국내에서 해외투자 비중이 절반을 넘는 여신전문금융사는 현대커머셜이 유일하다. 안정적인 현금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사모신용 전략을 구사하는 한편 수익률 보강과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기업인수와 성장자금 투자전략을 본격화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대형 부동산 운용사(GP)와도 협업을 시작했다. 해외 유수의 자문사로부터 주기적으로 포트폴리오 전략에 대해 검증을 받으며 리스크 관리 수준도 높이고 있다. 현대커머셜 관계자는 “적극적인 글로벌 분산을 통한 차별화된 투자전략으로 시장에 다소 늦게 진입했는데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글로벌 운용사와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글로벌 공동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통제된 리스크하에서 수익을 추가로 창출할 수 있도록 투자금융 사업을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12-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신한금융 핵심 서비스 한곳에”… ‘신한 슈퍼 솔’ 통합 앱 출시

    신한금융지주는 18일 신한금융의 핵심 서비스를 한곳에 모은 모바일 앱 ‘신한 슈퍼 솔(SOL)’을 선보인다. 이 앱은 신한금융의 은행·카드·증권·라이프(보험)·저축은행 등 5개 계열사 앱의 핵심 기능을 융합한 통합 플랫폼이다. 사용자가 원하는 대출 또는 투자 금액을 입력하면 신한 계열사의 최적 상품과 금리·한도 등을 추천받아 상품 가입까지 할 수 있다. 신한금융 통합 멤버십 서비스(신한플러스)의 할인·제휴 혜택도 그대로 신한 슈퍼 솔 앱에서 받을 수 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12-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기업 워크아웃제 ‘3년 연장’…기촉법 개정안 정무위 소위 통과

    파산 위기에 몰린 기업이 법정관리로 가기 전 신속하게 자율적 회생의 기회를 제공하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제도를 2026년까지 3년 연장하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 개정안이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채권단 75% 이상 동의로 일시적 유동성을 겪는 기업에 만기 연장과 자금 지원 등을 해주는 워크아웃 제도의 근거가 담긴 기촉법은 지난달 15일 5년 일몰 기한이 도래해 실효(失效)됐다. 기촉법은 외환위기를 계기로 2001년 한시법으로 제정돼 실효와 재재정을 거쳐 6차례 운영됐다. 최근 고금리가 장기화하는 국면에서 기촉법이 사라지면 한계기업들의 회생이 어려워져 줄도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정부·여당은 일몰 연장을 위한 재입법을 촉구해왔다. 워크아웃에 동의하지 않는 채권자에 대한 재산권 침해 등 위헌적 요소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여야는 이날 극적으로 일몰 연장에 합의했다.정무위 법안소위는 기촉법 일몰 기한을 2026년 10월로 정했다. 다만 기촉법 반대 의견을 고려해 기존 발의안보다 기간은 단축하고, 기업 회생 과정에서 법원의 역할을 확대하는 개편방안을 마련해 국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을 부대의견으로 넣었다. 기촉법 개정안은 정무위 전체회의를 거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의결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여야 합의가 이뤄진만큼 올해 정기국회가 끝나는 12월 9일 이전에 본회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정부로 이관돼 윤석열 대통령을 재가를 거쳐 이르면 연내 기촉법이 재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11-28
    • 좋아요
    • 코멘트
  • “노후 적정 생활비 월 369만원… 준비는 212만원”

    은퇴 후 행복한 노후를 위해 한 달에 필요한 생활비가 약 370만 원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가계의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실제 마련할 수 있는 액수는 212만 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은퇴하길 희망하는 연령도 평균 65세였지만 현실은 10년이나 빠른 55세로 차이가 컸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26일 이런 내용을 담은 ‘노후 준비 진단과 거주지 선택 조건’ 보고서를 공개했다. 올해 1월 3∼27일 전국 20∼79세 남녀 3000명(가구 내 금융의사 결정자)을 설문조사한 결과가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노후에 여행과 여가활동을 즐기고 손자녀 용돈 등을 줄 수 있는 ‘적정 생활비’는 월 369만 원으로 조사됐다. 노후의 기본적인 의식주 해결만을 위한 ‘최소 생활비’는 월 251만 원이었다. 그러나 현재 가구의 소득과 지출, 저축 여력 등을 고려할 때 준비할 수 있는 노후 생활비는 최소 생활비에도 못 미치는 월 212만 원으로 적정 생활비의 57.6% 수준이었다. 희망 은퇴 시기도 현실과 괴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은퇴하지 않은 응답자 2477명이 원하는 퇴직 연령은 평균 65세였지만 이미 은퇴한 409명의 실제 퇴직 연령은 평균 55세로 집계됐다. 연령대별로는 30∼50대는 60대 초중반에 은퇴하길 희망했지만 60대는 70세, 70대는 77세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은퇴 시기를 늦추고 싶어 했다. 또 조사 대상자의 절반이 넘는 52.5%가 “아직 노후를 위한 경제적 준비를 시작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노후 대비를 시작한 경우 그 시기는 평균 45세로 조사됐다. 부부 가구의 노후생활 준비 정도(1∼7점)를 살펴보면 ‘자녀가 있는 부부 가구’가 3.89점으로 ‘자녀가 없는 부부 가구’(3.48점)보다 높았다. 은퇴하지 않은 가구가 꼽은 노후 거주지의 첫 번째 요건은 ‘의료시설이 잘 갖추어진 곳’(65.7%)이었다. 반면 은퇴한 가구는 ‘은퇴 전 거주지에서 계속 거주’(42.6%)하는 것을 가장 크게 고려해 병원이나 마트 등 근린시설보다 익숙한 환경을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11-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화생명 변화 이끈 ‘노마드 회의’ 100회 맞아

    “유연하게 변화하는 유목민처럼 빠르게 업계를 선도합시다.” 한화생명은 2019년 3월 주주총회에서 여승주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격주로 열린 ‘노마드(NOMAD) 회의’가 24일로 100회를 맞았다고 26일 밝혔다. 노마드 회의는 한화생명이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만든 ‘끝장토론의 장’이다. 여 부회장은 대표이사로 선임된 날 본사 영업과 상품개발, 리스크, 보험심사 등 주요 팀장 6명을 대표이사실로 소집해 첫 회의를 주재했다. 취임 일성으로 “보험업의 틀을 깨자”며 ‘브레이크 더 프레임(Break the frame)’을 선언한 그는 100번의 노마드 회의에서 총 340개 의제를 다뤘다. 특히 전속 설계사 중심의 보험 영업에서 탈피해 법인보험대리점(GA)으로의 변신을 주도하는 등 업계에서 도전하지 않던 주제와 현안들을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11-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잠자는 금융자산 17조9138억원… 쉽게 찾아가세요”

    금융소비자가 찾아가지 않은 금융자산 규모가 18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숨은 금융자산’을 쉽게 조회해 찾아갈 수 있도록 전 금융권이 대대적인 캠페인을 실시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전 금융권과 함께 13일부터 다음 달 22일까지 6주간 ‘숨은 금융자산 찾아주기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12일 밝혔다. 숨은 금융자산은 금융소비자가 오랫동안 잊어버리고 찾아가지 않은 금융자산으로 소멸시효가 완성된 ‘휴면금융자산’이나 3년 이상 거래하지 않은 ‘장기 미거래 금융자산’, 미사용 ‘카드포인트’ 등이 포함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17조9138억 원이 숨은 금융자산으로 집계됐다. 자산별로는 예·적금이 7조283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보험금(6조6054억 원), 카드포인트(2조6489억 원), 증권(1조2758억 원), 신탁(1007억 원) 등의 순이었다. 이번 캠페인은 기존의 은행, 보험사, 증권사, 카드사, 저축은행 외 상호금융권으로 참여 회사를 확대하고 예·적금과 보험금, 카드포인트 외 증권계좌에 남아 있는 장기 미거래 투자자 예탁금도 대상에 추가했다. 숨은 금융자산은 금융소비자 정보포털또는 ‘어카운트인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간편하게 조회하고 환급받을 수 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11-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9대 증권사, 부동산PF 담당에 8500억 성과급

    국내 9개 종합금융투자사(자기자본 3조 원 이상 증권사)가 최근 4년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담당 임직원에게 8500억 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이 최근 부동산 PF 부실화 국면에서도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 부실이 확정될 경우 이미 지급한 성과급을 일부 환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메리츠·한국투자·미래에셋·KB·키움·NH투자·신한투자·삼성·하나증권 등 9개 종투사가 2019∼2022년 지급한 부동산 PF 관련 성과급은 8516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급 규모가 가장 큰 회사는 메리츠증권으로 4년간 총 3554억 원을 내줬다. 메리츠증권의 부동산 PF 담당 인력은 4년간 평균 223명으로 45∼172명 수준인 다른 증권사보다 많아 성과급 지급 규모도 컸다. 이어 한국투자증권(1411억 원), 미래에셋증권(840억 원), KB증권(824억 원), 키움증권(596억 원), NH투자증권(518억 원), 신한투자증권(374억 원), 삼성증권(240억 원), 하나증권(158억 원) 순이었다. 증권사들은 저금리와 부동산 호황 국면에 앞다퉈 부동산 PF 사업에 뛰어들어 성과급을 챙겼지만 최근 금리 인상기를 맞아 진행이 지연되거나 중단되면서 개발·분양 실패로 사업이 부실화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위기 국면에서 금융시장의 리스크를 키웠던 증권사 임직원들이 수년간 과도한 성과급을 챙겨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사 임직원은 성과보수의 40% 이상을 3년 동안 나눠서(이연) 지급하도록 규정돼 있다. 이 의원은 “부동산 PF 부실 여부에 따라 향후 책임 있는 임직원에 대해 철저한 성과급 환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10-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소득 하위 20% 암 사망률, 상위 20%의 1.5배”

    소득이 높을수록 암 사망률이 낮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5000만 원 이상의 암 진단보험금을 수령한 경우에도 암 진단보험금을 받지 않은 사람보다 사망률이 절반 이하로 낮게 나타났다. 한화생명은 자사 빅데이터 전문가 그룹인 데이터랩(DataLAB)에서 2008∼2022년 암 보험급 지급 고객을 대상으로 소득수준에 따른 사망률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한화생명에 따르면 암 진단보험금 수령 고객의 5년 이내 사망률은 소득 1분위(하위 20%)가 31.8%로 가장 높았다. 소득 2분위 29.9%, 3분위 28.4%, 4분위 26.8%, 5분위 20.7% 등으로 집계돼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사망률이 낮아졌다. 1분위 사망률은 5분위의 약 1.5배였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10-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올해 9배 뛴 영풍제지 돌연 하한가… 매매정지-압수수색

    올해 9배 넘게 폭등했던 영풍제지가 돌연 하한가로 추락하자 금융당국은 주가조작 가능성을 의심해 18일 매매 거래를 정지시켰다. 검찰도 경기 평택 영풍제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영풍제지와 모기업인 대양금속 두 종목에 대해 “신속한 거래 질서 정립 및 투자자 보호를 위해 매매 거래 정지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의심되는 종목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혐의가 적발될 시에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중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풍제지는 이날 장 시작과 동시에 하한가로 추락하며 3만3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초 5829원이었던 영풍제지 주가는 8월 5만 원대까지 올랐다. 거래소는 영풍제지를 올해 7, 8월 두 차례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한 바 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10-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고금리에 부실채권 급증… 5대銀 올해 3.2조 털어내, 작년의 2배

    고금리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은행 빚을 제때 갚지 못한 가계와 기업들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올해 국내 은행이 장부에서 털어낸 부실 채권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배 이상으로 불었다. 은행이 강도 높은 건전성 관리에 나섰지만 연체율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달 말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에 대한 상환유예 조치가 종료된 가운데 15일 부실기업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의 법적 근거가 되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마저 일몰되면서 한계기업의 줄도산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민간부채(가계부채+기업부채)가 4900조 원을 돌파한 상황에서 부채 재조정을 통한 질서 있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은행 부실 채권 규모 작년의 두 배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은 올해 1∼9월 3조2201억 원어치 부실 채권을 상각·매각했다. 이는 전년 동기(1조5406억 원)는 물론이고 연간 규모(2조2711억 원)를 훌쩍 넘어선 수치다. 은행들은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이하여신(부실 채권)을 별도 관리하다가 회수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되면 아예 장부에서 지워버리거나(상각) 자산유동화 전문회사 등에 헐값에 파는(매각) 식으로 처리한다. 상각 대상에는 주로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 채권이 많고, 매각은 주택담보대출 채권 중심으로 이뤄진다. 5대 은행은 올해 3분기(7∼9월)에만 1조73억 원어치 부실 채권을 털어냈다. 직전 분기(1조3560억 원)보다 다소 줄었지만 전년 동기(5501억 원)의 1.83배에 달한다. 올해 3조 원이 넘는 ‘부실 채권 털어내기’로 5대 은행의 9월 말 기준 연체율은 0.31%로 한 달 새 0.03%포인트 떨어졌다. 하지만 1년 전(0.18%)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새로운 부실 채권 증감 추이가 드러나는 신규 연체율은 평균 0.09%로 변동이 없었다. 특히 고금리 환경이 지속되는 데다 지난달 말 대출 만기 연장, 상환 유예 등 코로나19 관련 금융 지원책이 종료되면서 은행권은 연체율이 당분간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기촉법 일몰에 한계기업 줄도산 우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날 5년 한시법인 기촉법이 일몰로 효력을 상실하면서 한계기업들의 줄도산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옛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코스피·코스닥 상장사의 한계기업 비중을 분석한 결과 작년 말 기준 국내 상장사 중 17.5%가 한계기업으로 조사됐다. 5곳 중 1곳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기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파산을 신청하는 기업도 급증하고 있다. 대법원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1034건으로 지난해 전체 파산 신청 건수(1004건)를 벌써 넘어섰다. 올해 8월까지 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공적 공제 제도인 ‘노란우산’의 폐업 공제금 지급 규모도 894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2% 늘었다. 노란우산 공제는 소상공인이 매달 일정 금액을 납부하다가 폐업이나 고령 등으로 사업을 접을 때 돌려받는 제도다. 그만큼 한계 상황에 몰린 자영업자가 많다는 의미다. 앞으로 부실기업의 대한 구조조정은 사실상 최후의 수단인 법정관리(회생절차)만 남게 됐다. 자칫 생산성이 높지만 유동성 위기에 몰린 일부 기업이 흑자도산하는 사례도 발생할 수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촉법 일몰로 회생 가능한 기업까지 도산할 경우 실업률이 증가하고 경기 침체 위험도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도 “고금리에 코로나19 후유증이 남은 상태에서 일몰 상태가 지속되면 금융 부실까지 연결될 수 있다”며 “산에서 내려올 때도 질서 있는 기업구제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기촉법 재입법을 추진하면서 채권금융기관들의 자율협약을 통해 입법 공백기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 2023-10-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파워인터뷰]“中 침체는 신흥국에 더 큰 충격… 韓 기업들 생산성 높여야”

    《“중국의 부동산 유동성 위기로 올해 부동산 고정자산투자가 5% 감소하고, 경제성장률은 최대 0.6∼0.7%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 부동산 위기는 중국 정부를 재정 위기로 몰고 갈 수도 있다.”글로벌 리서치 분야에서 35년 가까이 경력을 쌓은 조이스 창 JP모건 글로벌 리서치 총괄(57)의 경고다. 창 총괄은 “중국은 여전히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라며 “부동산 위기로 중국의 경기 침체가 발생한다면 한국의 실질 수출과 제조업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둔화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발 부동산 악재로 최악의 경우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사상 처음으로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 2년 연속 1%대에 머물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시나리오는 이미 올해 8월부터 나왔다.》국제통화기금(IMF)은 13일(현지 시간) 자체 블로그에 올린 아시아 전망에서 “단기적으로 부채가 많은 중국 부동산 부문의 급격한 조정과 이로 인한 경제 활동의 둔화가 특히 중국과 밀접한 무역 관계를 맺고 있는 상품 수출국들에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IMF는 이달 업데이트한 세계경제전망(WEO)에서 중국의 성장률을 올해 5.0%, 내년 4.2%로 7월 전망보다 각각 0.2%포인트, 0.3%포인트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정부 목표치인 5%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 중국발 부동산 위기가 다시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놓인 중국 1위 부동산 개발 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은 10일(현지 시간) 홍콩 증시에 미국 표시 채권뿐 아니라 상환 기한이나 유예 기한이 도래하는 모든 역외 채무에 대한 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공시했다. 사실상 디폴트를 선언한 셈이다. 2021년 말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에 이어 비구이위안까지 무너지면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걷잡을 수 없이 냉각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창 총괄은 이달 본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주택 시장은 지난해 중국 경제 성장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며 “비구이위안 사태로 중국 주택 시장이 ‘더블딥’(경기 침체 후 일시적 반등이 나타났다 다시 침체가 나타나는 현상)에 빠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중국 부동산 위기는 글로벌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중국 정부는 주택 시장 조정 장기화에 따른 경제적 재정적 위험을 훨씬 더 우려하게 됐다. 중국 시장에서 외국인의 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을 고려할 때 부동산 위기가 글로벌 금융 시장으로 파급될 위험은 여전히 낮다. 다만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세계 성장률은 약 0.2%포인트 하락한다. 중국의 성장 둔화는 미국이나 유럽에는 제한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신흥국 경제에는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주택 시장이 되살아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많은데…. “중국 정부는 주택 가격을 보호하기 위해 금리 인하와 규제 완화 등으로 거래량을 대폭 조정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앞으로 주택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일반 주택 가격은 올해 1분기(1∼3월) 일시적으로 회복됐다가 최근 몇 달 새 일부 도시에서 다시 하락하기 시작했다. 일반 주택 가격이 신규 분양 주택 가격보다 더 낮아질 경우 상호 가격 하락을 부추기면서 거시적 재정적 위험을 확대시킬 수 있다.” ―부동산 위기가 정부의 재정 위기로 번질까. “중국 지방정부 재정의 약 40%를 부동산 부문이 책임졌다. 부동산 개발 업체에 국유 토지 사용권을 매각해 재원을 확보해 온 것이다. 하지만 시장이 침체하면서 올해 연간 국유 토지 매각 수입이 20% 감소해 재정난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구이위안 사태와 같은 유동성 위기가 다른 민간·국영 개발업체에도 전이될 수 있다. JP모건은 올해 중국의 주택 매매 거래액이 전년 대비 10% 감소하고, 신규 주택 착공도 23.7% 급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경기 침체에 한국 정부와 기업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라 한국 제조업체들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중국의 성장 둔화에 따른 민감도가 낮아졌을 수 있다. 한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1%대에 머물더라도 특별히 걱정하지는 않는다. 이는 팬데믹 이후 경기 반등에 따른 연착륙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한국의 성장 둔화는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 중국의 성장세 둔화는 한국의 대외 수요에 대한 순풍이 쇠퇴함을 의미한다. 또 한국의 급격한 고령화 추세는 생산 측면의 노동 투입 증가율 둔화를 가져온다. 이러한 장기적인 추세에 대처하는 열쇠는 경제와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인도나 인도네시아 등이 ‘세계의 공장’을 대체할 수 있을까. “아시아 전역을 살펴보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국가들은 공급망을 다양화하고 위험을 완화하려는 다국적 기업뿐만 아니라 이 지역에 대한 중국의 해외 직접투자 증가로 인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 인도의 인구 급증은 인구 배당 효과를 창출해 경제 발전을 진전시킬 수 있는 전례 없는 기회를 만들었다. 인도네시아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배터리 관련 공급량 증가와 관련해 이익을 보고 있다. 다만 중국은 전 세계 120개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로 남아 있으며 탈세계화에 대한 두려움은 과장됐다고 본다.” ―미국의 호시절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미국 경제는 올해도 계속 예외적인 흐름을 보이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공세에도 예상을 뛰어넘는 견고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미 주식 시장은 다른 국가들을 압도하고 있고 달러화도 다른 선진국 통화에 비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이 확실히 높아지긴 했지만, 2024년에는 여전히 경기 침체 가능성이 더 높다. 현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경기 확장세 지속과 동시에 정책 완화를 예상해 연착륙보다 더 나은 전망을 주가에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 주식 시장이 새로운 고점을 경신할 것으로 보지 않으며 단기 우량 신용 및 7%의 수익을 제공하는 유동화 자산 등 다른 합리적인 대안들에 주목하고 있다.” ―앞으로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자산은 무엇인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여파로 지정학적 위험이 여전히 높아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대해 방어적 입장이다. 시장 변동성이 지속될 경우 S&P500지수에 대한 자금 흐름이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10년물 미국 국채 실질 수익률은 2%를 넘어 중기 목표인 2.5%에 빠르게 가까워지고 있다. 과도한 재정 적자와 연방정부의 이자비용 증가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감안하면 미국 국채 금리의 오버슈팅(단기 급등) 가능성도 있다. 미 국채 금리는 지난해 초부터 상승했고 평균 만기는 약 6년이지만 이자비용은 지난해 4760억 달러에서 6630억 달러로 급증했고, 2033년에는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미 우량 회사채의 신용 스프레드(미 국채와의 금리 차)는 대부분의 다른 자산군보다 우수했고, 지난달 마이너스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강한 자금 유입세가 나타났다.” ―투자자에게 추천할 자산 배분 전략은…. “올해 주식 시장의 강세와 채권 매도세는 장기 투자자의 향후 채권 수익률은 개선되고 주식 수익률은 하락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JP모건 예측 모델에 따르면 미국 종합채권시장의 수익률은 올해 초 전망한 4.6%에서 5%로 상향 조정되는 반면 S&P500지수 수익률은 8.2%에서 7.0%로 하향 조정됐다. 앞으로 10년 후 S&P500지수 수익률이 미국 종합채권시장 수익률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확률은 94%에서 81%로 하락했다. 2030년대 초반까지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미국 시장 장기 투자자라면 이 두 자산군의 가격 재조정을 활용해 채권에 대한 전략적 비중을 늘릴 수 있다.”조이스 창1966년 미국 아이오와주 녹스빌에서 태어났다. 아시아계 미국인인 그는 11세 때 지역 일간지 디모인레지스터(Des Moines Register)를 배달하며 장학금을 받아 명문 사립기숙학교(보딩스쿨)인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에 입학했다. 이후 컬럼비아대 학사, 프린스턴대 석사 학위를 받고 1989년 미 월가에 처음 발을 들였다. 살로몬브러더스와 메릴린치를 거쳐 1999년 JP모건에 합류한 그는 30년 넘게 글로벌 리서치 분야에 몸담고 있다. 미 금융 전문 매체 ‘아메리칸뱅커’와 투자 전문 매체 ‘배런스’ 등은 그를 금융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여성 중 한 명으로 꼽았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10-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상반기 국내 가상자산 시총 46%↑… 거래규모-이용자는 감소세

    올해 상반기(1∼6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 상승과 투자심리 회복 등으로 국내 가상자산시장 시가총액이 46%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시장 침체기) 이전인 2021년 말 대비 여전히 절반에 불과했고, 등록계정 수를 비롯해 가상자산 이용자도 감소세로 집계됐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국내 시장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6월 말 기준 28조4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19조4000억 원) 대비 46%(9조 원) 늘었다. 다만 2021년 말(55조2000억 원)과 비교하면 48.6% 급감한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26개 가상자산 거래소(거래업자)의 일평균 거래 규모는 2조9000억 원으로 지난해 하반기(2조9400억 원)보다 1.3%(400억 원) 줄었다. 2021년 하반기(11조3000억 원)와 비교하면 74.4% 급감했다. 가상자산 이용자 수도 6월 말 기준 606만1632명으로 지난해 말(627만2676명)보다 3.4% 감소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10-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삼성, 지역활성화-청소년 자살예방 등에 1200억 지원

    삼성그룹 계열 금융사들이 청소년 자살 예방, 지역 활성화 등을 위해 20년간 총 1200억 원을 지원하고 금융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상생금융 상품을 내놓기로 했다. 삼성 금융사 공동 브랜드 삼성금융네트웍스는 25일 이 같은 내용의 ‘상생금융 방안’을 발표했다. 삼성금융네트웍스는 우선 청소년 생명존중사업에 20년간 300억 원을 지원한다. 삼성생명은 ‘지역청년 지원사업’에 20년간 300억 원을, 삼성화재는 ‘안내견 사업’에 20년간 6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금융 취약계층의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인생금융 대출안심보험’과 ‘사이버사고 보상보험’도 출시했다. 삼성금융네트웍스 관계자는 “국가적 난제 해결과 취약계층의 경제적·사회적 기반 구축을 지원할 수 있는 상생 방안을 장기적으로 실천해 국가 사회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9-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글로벌 IB 8곳 중 5곳… “韓 내년 성장률 1%대”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눈높이를 잇달아 낮추고 있다. 해외 주요 IB 8곳 중 5곳이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잠재성장률 수준(약 2%) 아래인 1%대로 전망했다. 중국의 경기 불안과 함께 국제유가 상승이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7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영국 바클레이스와 미국 씨티그룹이 지난달 말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바클레이스는 전망치를 2.3%에서 2.0%로 0.3%포인트 낮췄고, 씨티그룹은 1.8%에서 1.7%로 0.1%포인트 내려 잡았다. 외국계 주요 IB 8곳 가운데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2%대로 전망한 곳은 바클레이스를 비롯해 골드만삭스(2.6%)와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2.2%) 등 세 곳이다. 씨티그룹과 JP모건(1.8%), UBS(1.7%), HSBC(1.6%), 노무라(1.5%) 등 5곳은 1%대 성장을 점치고 있다. IB 8곳의 내년 성장률 평균 전망치는 올해 2월 말 2.1%였지만 지난달 말 1.8%대로 떨어졌다. 이 같은 전망 변화는 한국이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경기 침체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전날 해럴드 핑거 국제통화기금(IMF) 한국미션단장도 “(중국의 침체로 인해) 내년 한국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9월 경제동향’에서 한국 경제에 중국 경기 불안과 국제유가 상승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중국 경제는 부동산 기업의 금융 불안, 부동산 투자 부진 등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며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물가 상승세가 확대되면서 경기 부진이 완화되는 흐름을 일부 제약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23-09-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펀드 사태’ 판매사 CEO 제재, 내달 이후로 미뤄져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 등 ‘3대 펀드 사태’에 대한 재수사가 시작된 가운데 펀드 판매사들의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는 다음 달 이후로 미뤄졌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13일 열릴 예정인 정례회의 안건에 라임·옵티머스 펀드 판매사 CEO 제재안을 회부하지 않기로 했다. 통상 격주 수요일에 열리는 금융위 정례회의는 13일 개최될 예정이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판매사 CEO에 대한 제재 수위와 방식에 대해 위원들이 좀 더 논의할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달 27일도 추석 연휴 직전일이라 회의가 열리지 않는 데다 다음 달은 국정감사가 시작돼 11월 이후에야 제재안이 회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융위는 지난해 3월 말 이후 판매사 CEO 징계안 심의를 중단했다가 올해 초 재개했다. 지난해 12월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관련 소송에서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에 관한 대법원 기본 법리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후 금융위는 안건 쟁점과 법리를 검토하는 안건소위원회를 7∼8차례 열어가며 사안을 집중 심의해 왔다. 앞서 금융감독원에서 일부 판매사 CEO에 대해 결정한 ‘문책 경고’ 이상의 중징계가 금융위에서 확정되면 제재 대상들은 연임은 물론이고 금융권 취업도 3∼5년간 제한된다. 금융권에서는 금감원의 재검사로 3대 펀드 사태와 관련한 위법 사항이 추가로 드러난 데다 판매사에 대한 추가 검사로 이어지고 있어 기존 중징계안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은 라임 펀드 특혜 환매 의혹과 관련해 최근 판매사인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에 대한 재검사를 시작한 데 이어 조만간 유안타증권에 대한 검사에도 착수할 계획이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9-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신창재 “회색 코뿔소 온다… 디지털 전환 사활”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사진)은 7일 보험산업에 닥친 위기 상황을 언급하며 과감한 혁신과 디지털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의장은 이날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본사에서 열린 창립 65주년 기념식에서 “고령화와 국제회계기준(IFRS17) 및 신지급여력제도(K-ICS) 시행, 빅테크의 보험시장 진출, 보험 채널의 구조적 변화 등으로 보험사업 전반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보험업계에 ‘회색 코뿔소’가 다가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회색 코뿔소는 예상할 수 있지만 간과하기 쉽고 파급력이 큰 위험 요인을 말한다. 신 의장은 “디지털 전환과 신사업 진출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며 “혁신이 왕성하게 일어나려면 수평적이고 유연한 조직 문화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수평적 조직 문화 조성을 위해 새로운 호칭제도 시행, 일하는 방식 개선, DE&I 문화 실천, 희망직무 지원 제도 도입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8-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국 가계부채비율도 세계 3위… 방치땐 경제성장 저해”

    한국의 가계부채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음을 암시하는 지표들이 속속 공개되면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과거 저금리 및 집값 상승기 때 불어났던 가계빚이 고금리 시대를 맞아 한국 경제의 시한폭탄으로 부상한 상황이다. 정부는 현재 가계빚이 “아직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가계의 상환 부담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경제 성장의 기반을 갉아먹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가계빚 비율 12년 만에 14위→3위 한은이 17일 발간한 ‘BOK 이슈노트’에 따르면 작년 4분기(10∼12월) 현재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5.0%로 주요 43개국 가운데 세 번째로 높았다. 국가 경제 규모에 비해 가계빚의 총량이 지나치게 크다는 뜻이다. 문제는 한국의 경우 이 비율이 다른 나라와 달리 계속 상승세를 보인다는 점이다. 한은은 “주요국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계부채 비율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줄어든 반면에 한국과 중국, 태국 등은 계속 증가세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0년 43개국 중 14번째 수준이었지만 2016년 8번째로 올랐고 작년에는 3번째까지 올랐다. 다른 나라들이 고통스러운 긴축으로 가계빚을 줄여 나가는 동안 한국은 시한폭탄을 키우는 역주행을 한 것이다. 한국만 유독 가계빚이 늘어난 배경으로는 ‘영끌’ ‘빚투’로 불리는 자산 투자 열풍이 꼽힌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저금리 기조 장기화에 따른 자산 수요 증가 등이 가계빚 증가의 주요 요인”이라며 “가계가 부채를 늘려 온 과정에서 이 속도를 조절하기 위한 규제도 조기에 도입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가계부채가 금융 불안으로 이어질 위험은 제한적이지만 우리 경제의 장기 성장세를 제약하고 자산 불평등을 확대할 수 있다”며 “가계부문의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을 점진적으로 이뤄야 한다”고 권고했다. 하지만 이미 불어날 대로 불어난 가계빚을 정상 수준으로 되돌리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경제성장률 등을 감안했을 때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39년에야 약 90%에 도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 사상 최대 가계부채는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한 올해 초에는 다소 소강 상태를 보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집값이 다시 꿈틀거리면서 급증하는 분위기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한 달 새 5조9000억 원 늘어난 1062조3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증가 폭은 2021년 9월(6조4000억 원)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은행 가계대출은 올해 4월(2조3000억 원) 증가세로 전환한 뒤로 증가 폭이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지난달에만 7조 원이 늘었는데 주택 가격이 급등하기 직전인 2020년 2월(7조8000억 원)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과 대치동 등 재건축 규제 완화로 부동산 시장에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매수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며 “가계부채를 줄이지 못한 채 방치하는 건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는 시한폭탄의 위력만 더 키우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기준금리를 4연속 동결한 한은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가계빚 총량을 줄이려면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이 경우 자칫 가계의 상환 부담을 키울 수 있다. 한은은 가계빚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는 것에 대비해 추가 금리 인상 카드를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금리를 3.5%로 했더니 3개월 동안 가계부채가 늘어났다. 단기적으로는 어쩔 수 없지만 가계부채는 장기적으로 큰 부담”이라면서 “당분간 금리를 내릴 것을 크게 기대하지 말라”고 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한은의 가계부채 증가 우려에 대해 “통화당국의 어려움과 가계대출의 지나친 팽창 우려에 100% 공감하고 있다”며 미시적인 정책 대응을 통해 가계부채를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7-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정태영 “지금은 금융위기 준하는 전시체제”

    “전선에 적군이 보이면 전투가 시작되지 않았다고 해도 이미 전시와 다름없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카드는 지난해 하반기(7∼12월)에 금융위기가 왔다고 보고 움직였다.” 4일 서울 영등포구 현대카드 본사에서 만난 정태영 부회장(63·사진)은 현재 카드업황을 금융위기에 준하는 ‘전시체제’라고 진단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인터뷰 내내 고금리에 따른 카드 연체율 상승, 정부의 수수료 인하 압박과 규제 등 리스크가 카드사들의 숨통을 죄고 있다면서 “전시 상황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1987년 현대종합상사에서 처음 일을 시작해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과 기아자동차 등 제조업에서 오랜 시간 근무한 뒤 2003년 현대카드 대표이사를 맡았다. 오랫동안 ‘볼트와 너트’ 문제를 고민해 온 그가 생소한 금융 분야로 갑작스럽게 업을 옮긴 지 한 달 만에 ‘카드대란’이 터졌다. 꼬박 2년간 사태를 수습했다는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3년 저축은행 사태 때도 연체율을 걱정했고 늘 전시체제였다”고 회고했다. 최근 전 금융권의 연체율이 치솟고 있지만 현대카드는 올해 1분기(1∼3월)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 등 7개 카드사 가운데 유일하게 카드론 연체율이 줄어들었다. “카드업 본질 바꿔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생사 걸어” 현대카드 ‘20년 사령탑’ 정태영 부회장회원수 3위-결제액 2위로 약진“직원 45%가 DT 업무에 관여3,4년새 고객 450만명 유치 성과”정 부회장은 탁월한 브랜딩 능력으로 후발주자였던 현대카드를 업계 3위로 끌어올렸다. 이른바 ‘하차감’ 좋은 자동차처럼 개인의 취향을 절묘하게 타기팅한 ‘결제감’ 좋은 카드로 고객을 사로잡은 것. 정 부회장은 최근 애플페이와 가장 먼저 손을 잡고 국내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여전히 금융업계에서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20년간 현대카드를 이끌어온 그에게서 카드업계의 현재와 미래를 들어봤다.● “연체율과 수수료 압박, 당국 규제 3중苦” “수수료가 11년째 내려가면서 카드사들은 사실상 대출업자가 됐다. 대출 외에 돈을 벌 길이 없는데 연체율 리스크에 대비할 사업 구조가 없다는 게 가장 큰 위기다.” 정 부회장은 당장 치솟는 연체율보다 더 근본적인 위기가 도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대출로는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금융 테크 등 신규 사업에 투자하기 힘들다”며 “플랫폼 회사들은 4∼10% 수수료를 받으면서 안정적으로 인재를 양성하고 신사업에 진출하는데 카드사들은 금융당국의 수수료 인하 압박에 리스크를 대비할 사업 구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부회장은 또 금융당국의 과도한 규제가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는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금융당국이 보안 문제를 이유로 EMV 콘택트리스(비접촉 결제) 도입을 망설이다가 글로벌 혁신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것. 애플페이와 구글페이 등이 사용하는 EMV 콘택트리스는 유로페이·마스터카드·비자의 약자를 딴 국제 근접무선통신(NFC) 결제 표준이다. 그는 “금융당국이 너무 보수적으로 접근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우리도 결제에 있어 글로벌 표준을 따라가야 한다. EMV 콘택트리스는 훨씬 빠르고 안전하고, 청결한 결제 방법”이라고 말했다. 애플페이는 올해 3월 21일 현대카드를 통해 국내에 처음 도입된 이후 카드업계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현대카드 전체 회원 수는 1173만4000명으로 회원 수 3위였던 KB국민카드(1172만6000명)를 제치고 3위에 올랐다. 현대카드는 올해 1∼5월 개인 일시불 카드 누적 금액 37조7911억 원으로 신한카드(40조6363억 원)에 이어 2위를 꿰찼다. ● “목숨 걸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해야” 정 부회장은 5년 전부터 대규모 언어모델(LLM)에 주목하며 인공지능(AI)이 바꿀 미래를 점치고 있다. 그는 “LLM 관점에서 현대카드는 오래전부터 시퀀싱(sequencing) AI 개발에 착수해 상당한 진척을 이뤘다”고 했다. 현대카드는 시퀀싱 AI를 통해 ‘오전에 특정 장소에서 브런치를 먹은 사람은 오후에 어디서 쇼핑할까’ 같은 물음의 해답을 찾고 있다. “AI의 미래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고 예측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가 신적인 존재라는 믿음도 내년쯤엔 깨질 수 있다.” 현대카드는 예측 불가능한 미래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 정 부회장이 정의한 DT는 ‘CEO가 생사를 걸고 관여하는 업의 본질과 정체성을 바꾸는 작업’이다. 그는 “DT를 하고 있는 금융기관은 전 세계적으로도 드물다”며 “현대카드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비롯해 전 직원의 45%가 DT에 관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는 DT를 기반으로 코스트코, 스타벅스, 야놀자 등 18개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일반 기업이 카드사와 제휴해 출시하는 신용카드) 파트너사에 데이터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가 개발한 마케팅 플랫폼과 데이터 분석 솔루션 덕분에 최근 3∼4년간 약 450만 명이 고객으로 유입됐다”며 “이미 DT가 큰 효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 부회장은 또 미래 세대이자 고객인 MZ를 특정 집단으로 규정 짓는 것도 거부했다. 그는 “현대카드는 MZ세대를 따로 타기팅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세대나 나이보다는 취향을 타기팅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취향이 뚜렷하지 않은 타깃을 놓치고 있다는 건 반성해야 한다”며 “초신성만큼이나 중요한 블랙홀(무취향 고객)을 공략할 상품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7-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