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우

박민우 기자

동아일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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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줌 언어로 밥벌이하기가 늘 어렵습니다. 치우치지 않게 취재하고 쉽게 쓰겠습니다.

minwoo@donga.com

취재분야

2024-03-28~2024-04-27
경제일반50%
금융23%
칼럼7%
기업7%
부동산7%
산업3%
정치일반3%
  • “CFD 일절 않는 게 내 투자원칙… AI가 향후 몇년 휩쓸것”

    “이제 인공지능(AI)을 모르면 돈 벌기 쉽지 않은 세상이 됐습니다. AI로 돈을 버는 기업에 투자해야 합니다.” 증권가에서 ‘연봉킹’ 프라이빗뱅커(PB)로 유명한 서재영 NH투자증권 상무는 AI 투자 전도사로 통한다.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며 국내외 AI 기업 150여 곳을 분석해 2021년 ‘AI 퍼스트’를 출간한 그는 “AI 테마가 향후에도 몇 년간 시장을 휩쓸 것”이라고 내다봤다. 2일 서울 중구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에서 만난 서 상무는 “2년 전 책을 쓸 때와 지금은 또 많은 것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오픈AI’가 개발한 AI 챗봇(무인 대화 서비스) ‘챗GPT’가 지난해 11월 30일 출시되면서 세계 경제 지형이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챗GPT는 등장 5일 만에 사용자 100만 명을 확보했고, 100일 만에 1억 명을 돌파했다. 서 상무는 “우주 여행이 현실로 다가온 것처럼 챗GPT의 등장으로 AI도 우리 삶의 현장으로 들어온 것”이라고 했다. 일찌감치 AI 열풍을 예고한 서 상무는 증시가 부침을 겪었던 지난해에도 21억 원이 넘는 연봉을 받았다. 고객들이 ‘당근마켓’ 등 그가 점찍은 AI 플랫폼 기업들에 투자했고 만족스러운 수익을 냈기 때문이다. 기업가와 전문경영인(CEO) 등 자산가들에게 위탁받아 그가 굴리는 돈의 규모는 1조 원에 달한다. 서 상무는 주목해야 할 국내외 AI 기업으로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네이버를 꼽았다. 그는 “네이버클라우드가 AI에 수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하고 있다”며 “네이버가 한국형 챗GPT를 가장 앞서 개발하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퓨리오사AI와 파두 등 정부가 글로벌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지원하는 AI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회사)도 눈여겨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만 그는 무작정 AI 열풍에 휩쓸려 ‘무늬만 AI’인 회사에 투자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투자할 회사에 AI 관련 인력이 얼마나 근무하는지, 최고기술경영자(CTO)를 비롯한 AI 인력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것. 서 상무는 “사업보고서 등을 통해 AI 기술이 매출에 얼마나 반영되는지도 분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증시에 충격을 안긴 주가조작 사태와 관련해선 “지나친 욕심이 화를 불렀다”고 평가했다. 그는 “차액결제거래(CFD)는 물론이고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 거래도 일절 하지 않는 것이 투자 원칙”이라며 “투기를 방조하고 주가 폭락 사태를 키운 CFD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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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남국, 위믹스 이어 P2E 코인 ‘마브렉스’ 상장前 10억 매입”

    수십억 원어치의 ‘위믹스’ 코인을 보유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위믹스 외에 다른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 관련 코인도 거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마브렉스는 국내 게임회사 넷마블이 게임 머니 거래용으로 발행한 코인이다. 지난해 3월 출시됐고 5월 6일 상장됐다. 김 의원의 것으로 보이는 가상자산 지갑의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상장에 앞서 4월 21일~5월 3일 해당 코인이 김 의원의 지갑으로 대거 흘러 들어간 정황이 포착됐다. 4월 22일 3908개의 마브렉스가 해당 지갑으로 유입되는 등 수량만 1만9000여 개에 이른다. 당시 가격으로 9억7000만 원 상당으로 추산된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도 11일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가 P2E 규제 완화를 언급한 배경에는 관련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던 김 의원이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위 회장은 당시 이재명 대선 캠프에서 ‘게임·메타버스 특보단’ 공동 단장을 맡았다. 위 회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지난해 대선 후보 시절 사행성을 조장할 위험이 있는 P2E에 대해 규제 완화 가능성을 언급해 캠프 내에서도 많은 이들이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특보단은 P2E를 일관되게 반대했다”며 “자문기구 의견을 무시한 채 대선 후보 입에서 P2E 게임 규제 완화 발언이 나오자 ‘틀림없이 누군가의 로비가 있다’고 당시 추측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대선을 앞두고 2021년 12월 인터뷰에서 “P2E를 무조건 금지하면 쇄국정책 펼치는 꼴이다”고 말하는 등 P2E에 대해 거듭 우호적인 발언을 했다. 또 게임학회는 전날 “몇 년 전부터 P2E 업체가 국회에 로비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국회의원과 보좌진을 대상으로 위믹스 보유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위믹스를 발행한 게임업체 위메이드는 이런 로비 의혹에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위메이드는 입장문에서 “위메이드는 오히려 게임학회에 2020년부터 각종 학술발표대회 등에 총 5회에 걸쳐 2800만 원을 후원했다”며 “(게임학회는) 8일에도 위메이드에 500만 원 후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넷마블 역시 “특히 특정 개인의 이익을 위해 거래에 편의를 주는 행위는 일체 없었다”고 전했다. 동아일보는 김 의원에게 관련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했으나 닿지 않았다. 한편 국민의힘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지난해 11월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이태원 참사 관련 질의가 이어지고 있었다”며 “그 와중에도 김 의원은 위믹스 코인을 매도했다”고 전했다. 그는 “(김 의원이) 3월 22일에도 법사위 도중 코인 거래를 한 기록이 남아 있다”며 “김 의원의 코인 중독은 치료가 필요한 수준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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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용의 질 악화… 제조업 취업자 28개월만에 최대 감소

    4월 제조업 일자리 수가 2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1분기(1∼3월) 경상수지도 11년 만에 분기 기준 적자를 냈다. 반도체 수출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양질의 일자리’가 많은 제조업의 업황이 나빠지고, 전반적인 고용의 질도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43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35만4000명 늘었다. 하지만 임금과 고용 안정성이 높은 제조업 분야 취업자 수는 9만7000명(―2.1%) 줄어 2020년 12월(―11만 명) 이후 최대 감소 폭을 보였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부품·컴퓨터 등에서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며 “이들 산업은 수출이 회복되지 않으면 취업자 수에 계속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수출 부진은 장기화하는 모양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경상수지는 44억6000만 달러 적자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148억8000만 달러)와 비교하면 193억4000만 달러 급감했다. 분기별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건 남유럽 재정 위기 영향으로 대유럽 수출이 악화됐던 2012년 1분기(―12억9200만 달러) 이후 11년 만이다. 적자 폭은 2006년 1분기(―49억5000만 달러) 이후 가장 컸다. 전문가들은 제조업 약세가 장기적인 일자리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제조업은 청년층 비중이 높고 다른 산업에 비해 근로 조건이 좋은 업종”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특수를 누린 제조업이 최근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러면 전반적인 일자리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쉬었다’는 청년 41만명… 4월 취업자 26개월만에 최대 감소 4월 전체 취업자 35만명 늘었지만60세이상 빼면 8만8000명 감소청년취업자 13만7000명 줄어“제조업 살아나야 고용의 질 회복” 지난달 전체 일자리 수는 늘었지만 60세 이상 고령층 일자리를 빼면 취업자 수는 오히려 9만 명 가까이 줄었다. 특히 청년층(15∼29세)과 ‘경제의 허리’ 격인 40대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져 고용의 질이 나빠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나온 통계청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43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35만4000명(1.3%) 늘었지만, 60세 이상 고령층 증가분(44만2000명)을 빼면 8만8000명 줄었다. ● 고령층 일자리 증가 폭, 정부 출범 전보다 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임금을 주는 직접 일자리 축소 방침을 밝혔다. 그 대신 민간 일자리 지원을 늘리려 했다. 직접 일자리는 주로 고령층의 임시직을 늘릴 뿐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당초 정부는 2023년 직접 일자리 예산을 약 1000억 원 줄이고, 규모도 98만3000명으로 전년보다 4만7000명 축소하려고 했다. 하지만 올해 고용 한파가 예상되면서 직접 일자리 규모를 그대로 유지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그 결과는 4월 일자리 통계에 그대로 반영됐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2.7%로 통계 작성 이래 4월 기준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고용의 질이 좋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성한경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령층의 경우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는 비숙련·임시직 취업이 주로 늘고 있다”며 “취업자가 늘어남에도 노인 빈곤율이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는 점이 이를 보여준다”고 했다. 청년층과 40대 일자리가 줄어든 점도 악재다. 지난달 청년층 일자리는 13만7000명 줄어 6개월 연속, 40대 취업자는 2만2000명 줄어 10개월 연속 감소했다. 청년층 취업자는 2021년 2월(―14만2000명)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많이 줄었다. 다만 청년층 일자리가 감소하는 데에는 인구 감소 영향도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달 청년층 인구가 8만5000명 줄어든 점과 지난해 4월 청년층 취업자 수가 대폭 증가했던 기저효과 등이 작용해 청년층 취업자 수가 1년 전에 비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일하지 않고 구직활동도 하지 않으면서 이유 없이 쉰 청년은 지난달에도 40만 명이 넘었다. 지난달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쉬었다’고 응답한 15∼29세 청년은 41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8.9%(3만4000명) 늘어난 규모다. 올 들어 청년 ‘쉬었음’ 인구는 매달 40만 명을 넘고 있다.● “정부, 산업 정책 경쟁 나서 제조업 살려야” 전문가들은 양질의 일자리가 많은 제조업이 살아나야 고용의 질을 회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제조업의 월평균 임금은 524만 원으로 전체 평균인 443만 원보다 18.3% 높았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나서 제조업을 살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제조업에 대한 정부 투자를 해외 선진국과의 산업 정책 경쟁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나 반도체법 등이 정부의 인프라 투자를 상당 부분 포함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도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분야를 중심으로 규제 개혁, 세제 혜택 등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 2023-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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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상수지 11년만에 1분기 적자… 반도체 수출부진 직격탄

    경상수지가 3개월 연속 적자를 가까스로 면했다. 3월은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가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그나마 배당소득 수지가 늘어난 덕분에 ‘턱걸이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분기 기준으로는 올해 1분기(1∼3월)는 11년 만에 적자를 봤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상반기(1∼6월)는 물론 연간 경상수지 전망치도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3월 경상수지는 2억7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올해 1월(―42억1000만 달러), 2월(―5억2000만 달러) 연속 적자에서 소폭 흑자로 돌아선 것이지만 지난해 3월(67억7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흑자 규모가 65억 달러나 감소했다. 3월 경상수지가 소폭이나마 흑자로 돌아선 건 본원소득수지가 늘어난 영향이다. 본원소득수지는 1년 전보다 26억1000만 달러 증가한 36억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특히 해외 투자로 벌어들인 배당금 등이 대규모 흑자( 31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국내 기업의 해외 현지법인 배당 수입에 대한 법인세 혜택 제도가 올해 초부터 시행되면서 본원소득수지 흑자가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큰 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3월 수출입 차이를 계산한 상품수지는 ―11억3000만 달러로 6개월 연속 적자였다. 전년 동월(55억7000만 달러) 대비 수지가 66억9000만 달러 급감했는데 적자 규모는 사상 최대였던 1월(―73억2000만 달러), 2월(―13억 달러)보다 소폭 줄었다. 수출은 564억2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2.6% 줄었다. 3월 서비스수지(―19억 달러)도 11개월 연속 적자였다. 지난해 3월 13억6000만 달러 흑자였던 운송수지(―2000만 달러)가 적자로 돌아섰고, 여행수지(―7억4000만 달러) 적자 폭도 확대됐다. 이에 올해 1분기 경상수지(―44억6000만 달러)는 1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한은이 앞서 2월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예상한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 적자 규모(44억 달러)를 넘어선 수치다. 당초 올해 연간 260억 달러 흑자를 전망했던 한은은 전망치 조정을 예고했다. 신 국장은 “25일 수정 경제전망 발표에서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과 함께 흑자 규모도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2월까지만 해도 상반기 경상수지 17억 달러 흑자를 전망했지만 이달 초 보고서에서 전망치를 100억 달러 적자로 끌어내렸다. KDI는 연간 경상수지 전망치도 275억 달러 흑자에서 160억 달러로 하향 조정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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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조업 일자리 수 28개월 만에 최대 폭 감소…고용의 질 악화

    4월 제조업 일자리 수가 2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1분기(1~3월) 경상수지도 11년 만에 분기 기준 적자를 냈다. 반도체 수출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양질의 일자리’가 많은 제조업의 업황이 나빠지고, 전반적인 고용의 질도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43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35만4000명 늘었다. 하지만 임금과 고용 안정성이 높은 제조업 분야 취업자 수는 9만7000명(―2.1%) 줄어 2020년 12월(―11만 명) 이후 최대 감소 폭을 보였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부품·컴퓨터 등에서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며 “이들 산업은 수출이 회복되지 않으면 취업자 수에 계속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수출 부진은 장기화하는 모양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경상수지는 44억6000만 달러 적자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148억8000만달러)와 비교하면 193억4000만 달러 급감했다. 분기별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건 남유럽 재정 위기 영향으로 대유럽 수출이 악화됐던 2012년 1분기(―12억9200만 달러) 이후 11년 만이다. 적자 폭은 2006년 1분기(―49억5000만 달러) 이후 가장 컸다. 전문가들은 제조업 약세가 장기적인 일자리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제조업은 청년층 비중이 높고 다른 산업에 비해 근로 조건이 좋은 업종”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특수를 누린 제조업이 최근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러면 전반적인 일자리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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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분기 경상수지, 11년만에 적자…한은, 연간 전망치 조정할 듯

    경상수지가 3개월 연속 적자를 가까스로 면했다. 3월은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가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오지 못하는 가운데 그나마 배당소득 수지가 늘어난 덕분에 ‘턱걸이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분기 기준으로는 올해 1분기(1~3월)는 11년 만에 적자를 봤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상반기(1~6월)는 물론 연간 경상수지 전망치도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3월 경상수지는 2억7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올해 1월(―42억1000만 달러), 2월(―5억2000만 달러) 연속 적자에서 소폭 흑자로 돌아선 것이지만 지난해 3월(67억7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흑자 규모가 65억 달러나 감소했다. 3월 경상수지가 소폭이나마 흑자로 돌아선 건 본원소득수지 늘어난 영향이다. 본원소득수지는 1년 전보다 26억1000달러 증가한 36억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특히 해외 투자로 벌어들인 배당금 등이 대규모 흑자( 31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국내기업 해외 현지법인 배당수입에 대한 법인세 혜택 제도가 올해 초부터 시행되면서 본원소득수지 흑자가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큰 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상품수지와 서비스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3월 수출입 차이를 계산한 상품수지(―11억3000만 달러)로 6개월 연속 적자였다. 전년 동월(55억7000만 달러) 대비 수지가 66억9000만 달러 급감했는데 적자 규모는 사상 최대였던 1월(―73억2000만 달러), 2월(―13억 달러)보다 소폭 줄었다. 수출은 564억2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2.6% 줄었다. 3월 서비스수지(―19억 달러)도 11개월 연속 적자였다. 지난해 3월 13억6000만 달러 흑자였던 운송수지(―2000만 달러)가 적자로 돌아섰고, 여행수지(―7억4000만 달러) 적자 폭도 확대됐다. 이에 올해 1분기 경상수지(―44억6000만 달러)는 1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한은은 앞서 2월 수정 경제전망를 발표하면서 예상한 올해 상반기(1~6월) 경상수지 적자 규모(44억 달러)를 넘어선 수치다. 당초 올해 연간 260억 달러 흑자를 전망했던 한은은 전망치 조정을 예고했다. 신 국장은 “오는 25일 수정 경제전망 발표에서 경세성장률 하향 조정과 함께 흑자 규모도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2월까지만해도 상반기 경상수지 17억 달러 흑자를 전망했지만 이달 초 보고서에서 전망치를 100억 달러 적자로 끌어내렸다. KDI는 연간 경상수지 전망치도 275억 달러 흑자에서 160억 달러로 하향 조정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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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남국, 작년초 위믹스 130만개 86억 보유 의혹… 金 소유 추정 ‘코인 지갑’ 주소-거래내역 공개돼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지난해 초 가상자산 위믹스 코인을 약 130만 개(당시 가치로 86억5000만 원 상당) 보유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의원이 8일 밝힌 입장문에서 공개한 가상자산 지갑 생성일과 잔액 등을 기초로 한 가상자산 전문가가 김 의원의 가상자산 지갑을 추적한 결과다. 이에 대해 가상자산거래소 관계자는 “생성일과 보유잔액 등을 토대로 추정한 방식을 볼 때 김 의원의 지갑이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9일 가상자산 커뮤니티 등에서는 전날 김 의원이 입장문을 통해 공개한 가상자산 지갑 ‘클립(KLIP)’을 토대로 김 의원의 것으로 추정되는 가상자산 지갑 주소가 공개됐다. 클립은 카카오 계열사 그라운드X가 개발한 ‘클레이튼’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자산 보관 지갑으로 클레이튼 블록체인 탐색기를 통해 모든 지갑의 주소와 거래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김 의원이 8일 공개한 입장문에는 김 의원이 지난해 1월 20일 클립에 가입했으며, 클립 지갑에 3개 가상자산을 보유한 현황이 담겨 있었다. 7일 기준 환산액은 각각 ‘1억3590만5764원’, ‘5819원’, ‘53원’이었다. 김 의원이 가입했다는 2022년 1월 20일에 생성된 여러 클립 지갑 가운데 김 의원이 공개한 보유잔액과 들어맞는 지갑은 단 하나였다. 현재 문제의 지갑이 담고 있는 가상자산은 클레이(KLAY) 45만6830개, 클레이스왑(KSP) 6.45개, 클레이다이스(DICE) 1.1개로 원화 환산액이 김 의원이 공개했던 보유잔액과 거의 일치한다. 이 지갑의 거래 내역을 살펴보면 지난해 1월 21일 3차례에 걸쳐 위믹스 약 42만 개가 빗썸에서 클립으로 들어왔다. 당시 위믹스 가격은 개당 6300원 수준으로 26억5000만 원 규모다. 또 빗썸 지갑에서 업비트 지갑으로 지난해 2월과 3월 수차례에 걸쳐 약 90만 개의 위믹스가 이체됐다. 당시 평균가로 계산하면 약 60억 원 규모다. 모두 합치면 약 86억5000만 원이다. 이 데이터를 근거로 하면 김 의원은 빗썸 지갑에서 위믹스 코인을 클립과 업비트 지갑으로 이체하기 전인 지난해 초 130만여 개의 위믹스 코인을 보유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에 김 의원이 보유했다고 알려졌던 약 80만 개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김 의원은 9일 사실관계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온라인 가상자산 커뮤니티 등을) 못 봤다. 그 부분은 확인을 못했다”고 말했다. 정확한 위믹스 거래 시점과 거래량에 대해서도 여전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23-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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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 “제조업 인력 10년간 24만명 줄듯… 외국인 고용 늘려야”

    정부의 고용촉진 정책이 없다면 향후 10년간 제조업 고용인원이 24만 명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제조업 인력을 지금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외국인 인력 고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9일 발간한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산업별 고용인력 변화와 정책대안별 효과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저숙련 제조업 고용인원은 2022년 196만 명에서 2032년 176만 명으로 20만 명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같은 기간 고숙련 제조업도 252만 명에서 248만 명으로 4만 명 줄어든다. 향후 10년간 제조업 인력이 24만 명 감소하는 셈이다. 정부가 고용촉진 정책을 시행하지 않는다는 가정 아래 산업별 취업자 구성과 연령별 인구 규모 변동을 감안해 추정한 기본 시나리오다. 보고서는 제조업 고용인력 감소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2019년 기준 3.8%에 불과한 국내 외국인 비율이 2032년까지 주요 7개국(G7) 국가 평균인 7.8%로 증가할 경우 모든 산업군에서 일자리가 고루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유입되는 외국인의 숙련도가 내국인과 동일한 수준이라는 가정에 따른 분석이다. 이 같은 시나리오에서는 2032년 저숙련 제조업은 187만 명, 고숙련 제조업은 263만 명으로 지난해 전체 제조업 인력(448만 명)보다 2만 명 더 많은 제조업 인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마찬가지로 2019년 기준 65.9%인 경력단절기(30∼44세) 여성 고용률을 G7 국가 수준인 70.2%로 높일 경우엔 고숙련 서비스업 인력이 기본 추정치 대비 15만 명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자(50∼64세) 고용률을 2019년 기준 67%에서 일본 수준(76.8%)으로 높이면 저숙련 서비스업 인력이 70만 명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됐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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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남국, 작년초 위믹스 130만개 86억 보유 의혹… 金 소유 추정 ‘코인 지갑’ 주소-거래내역 공개돼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지난해 초 가상자산 위믹스 코인을 약 130만 개(당시 가치로 86억5000만 원 상당) 보유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의원이 8일 밝힌 입장문에서 공개한 가상자산 지갑 생성일과 잔고 등을 기초로 가상자산 커뮤니티가 김 의원의 가상자산 지갑을 추적한 결과다. 이에 대해 가상자산거래소 관계자는 “생성일과 보유잔고 등을 토대로 추정한 방식을 볼 때 김 의원의 지갑이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9일 가상자산 커뮤니티 등에서는 전날 김 의원이 입장문을 통해 공개한 가상자산 지갑 ‘클립(KLIP)’을 토대로 김 의원의 것으로 추정되는 가상자산 지갑 주소가 공개됐다. 클립은 카카오 계열사 그라운드X가 개발한 ‘클레이튼’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자산 보관 지갑으로 클레이튼 블록체인 탐색기를 통해 모든 지갑의 주소와 거래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김 의원이 8일 공개한 입장문에는 김 의원이 지난해 1월 20일 클립에 가입했으며, 클립 지갑에 3개 가상자산을 보유한 현황이 담겨 있었다. 7일 기준 환산액은 각각 ‘1억3590만5764원’, ‘5819원’, ‘53원’이었다. 김 의원이 가입했다는 2022년 1월 20일에 생성된 여러 클립 지갑 가운데 김 의원이 공개한 보유잔고와 들어맞는 지갑은 단 하나였다. 현재 문제의 지갑이 담고 있는 가상자산은 클레이(KLAY) 45만6830개, 클레이스왑(KSP) 6.45개, 클레이다이스(DICE) 1.1개로 원화 환산액이 김 의원이 공개했던 보유잔고와 거의 일치한다. 이 지갑의 거래 내역을 살펴보면 지난해 1월 21일 3차례에 걸쳐 위믹스 약 42만 개가 빗썸에서 클립으로 들어왔다. 당시 위믹스 가격은 개당 6300원 수준으로 26억5000만 원 규모다. 또 빗썸 지갑에서 업비트 지갑으로 지난해 2월과 3월 수차례에 걸쳐 약 90만 개의 위믹스가 이체됐다. 당시 평균가로 계산하면 약 60억 원 규모다. 모두 합치면 약 86억5000만 원이다. 이 데이터를 근거로 하면 김 의원은 빗썸 지갑에서 위믹스 코인을 클립과 업비트 지갑으로 이체하기 전인 지난해 초 130만 여개의 위믹스 코인을 보유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에 김 의원이 보유했다고 알려졌던 약 80만 개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김 의원은 9일 사실관계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온라인 가상자산 커뮤니티 등을) 못봤다. 그부분은 확인을 못했다”고 말했다. 정확한 위믹스 거래 시점과 거래량에 대해서도 여전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23-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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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 “제조업 인력 향후 10년간 24만명↓… 외국인 고용 촉진해야”

    정부의 고용촉진 정책이 없다면 향후 10년간 제조업 고용인원이 24만 명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제조업 인력을 지금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외국인 인력 고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한국은행이 9일 발간한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산업별 고용인력 변화와 정책대안별 효과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저숙련 제조업 고용인원은 2022년 196만 명에서 2032년 176만 명으로 20만 명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같은 기간 고숙련 제조업도 252만 명에서 248만 명으로 4만 명 줄어든다. 향후 10년간 제조업 인력이 24만 명 감소하는 셈이다. 정부가 고용촉진 정책을 시행하지 않는다는 가정 아래 산업별 취업자 구성과 연령별 인구규모 변동을 감안해 추정한 기본 시나리오다.보고서는 제조업 고용인력 감소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2019년 기준 3.8%에 불과한 국내 외국인 비율이 2032년까지 주요 7개국(G7) 국가 평균인 7.8%로 증가할 경우 모든 산업군에서 일자리가 고루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유입되는 외국인의 숙련도가 내국인과 동일한 수준이라는 가정에 따른 분석이다.이 같은 시나리오에서는 2032년 저숙련 제조업은 187만 명, 고숙련 제조업은 263만 명으로 지난해 전체 제조업 인력(448만 명)보다 2만 명 더 많은 제조업 인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마찬가지로 2019년 기준 65.9%인 경력단절기(30~44세) 여성 고용률을 G7 국가 수준인 70.2%로 높일 경우엔 고숙련 서비스업 인력이 기본 추정치 대비 15만 명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자(50∼64세) 고용률을 2019년 기준 67%에서 일본 수준(76.8%)으로 높이면 저숙련 서비스업 인력이 70만 명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됐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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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소득 자영업자 연체율 3년만에 최고

    최근 저소득층 자영업자들의 연체율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어려움을 겪은 자영업자들의 대출 증가 폭이 컸는데 이들이 서서히 한계 상황에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2금융권의 부실 위험도 커지고 있다. 8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소득 수준별 대출 잔액·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체 자영업자의 대출 잔액은 1019조8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말(684조9000억 원)과 비교하면 48.9% 늘었다.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도 오름 추세로 지난해 9월 말(0.19%)보다 0.07%포인트 증가한 0.26%였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6월 말(0.2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저소득층(소득 하위 30%) 자영업자 연체율은 3개월 새 0.7%에서 1.2%로 급증하며 2019년 말(1.3%) 이후 가장 높이 올랐다. 대출 만기 연장 및 상환 유예 등 정부의 각종 금융지원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체율이 훌쩍 상승한 것이다. 저소득 자영업자는 대출 증가 폭도 가장 컸다. 지난해 말 저소득층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19조9000억 원으로 2019년 말(70조8000억 원)보다 69.4% 올랐다. 같은 기간 중소득층(64.7%), 고소득층(42.4%)보다 높은 증가율이다. 특히 저소득층 자영업자 대출은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2금융권에 집중돼 우려를 낳고 있다. 최근 3년간 저소득층 자영업자의 상호금융 대출은 128.6%, 대부업을 포함한 기타 금융기관 대출은 191.7% 급증했다. 반면 은행권 대출은 45.8% 늘어나는 데 그쳤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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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남국 “주식 판 9억으로 코인 매입”… 구매이력은 공개 안해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8일 ‘60억 코인’ 의혹과 관련해 “현재 보유하고 있는 가상화폐는 9억1000여만 원”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코인 수익을 현금화해 대선 자금으로 사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재차 강하게 부인했다. 당 안팎의 비판 여론 속에 수세에 몰린 김 의원이 뒤늦게 계좌 간 이체 내역 등 증빙 자료를 공개하며 총력 방어에 나선 것. 하지만 김 의원이 이날 밝힌 대로 10억 원 가까이 되는 주식 판매금을 코인 초기 투자금으로 썼다면 2021∼2022년 사이 어떻게 예금이 9억 원 이상 늘어났는지 분명히 해명되지 않는 상황이라 실제 위믹스 매입 자금 출처 및 현금화 수준을 둘러싼 의혹이 남았다는 지적이 나온다.① 위믹스 코인 구매 이력 공개 안 해 김 의원은 이날 오후 낸 입장문에서 “2021년 1월 13일 보유하고 있던 LG디스플레이 주식 전량을 매도했으며 예수금 9억8574만 원을 초기 (코인) 투자금으로 사용했다”며 “타인 명의로 이체받거나 빌린 돈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국회의원 재산신고 내역에 따르면 김 의원은 2021년(2020년 12월 31일 기준) 재산신고에 반영됐던 9억4002만 원 상당의 주식을 2022년(2021년 12월 31일 기준)엔 전량 매도한 것으로 신고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이날 2021년 2월 9일 3억 원, 11일 2억 원, 12일 5억 원을 각각 은행과 가상화폐거래소로 송금한 내역까지만 보여주고, 실제 위믹스 코인을 구매한 이력은 공개하지 않았다. 송금한 돈과 별개로 코인을 불법 상속, 증여받았을 가능성이 남아 있는 것. 임무영 변호사는 “코인을 불법적으로 받지 않은 것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은 2016년 초창기 코인 투자 때부터 자금을 불려 왔다는 것을 세세하게 증명하는 것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비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가능성 등 해소되지 않은 의문점이 남아 있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비트코인, 이더리움도 아니고 변동성이 큰 제3의 코인에 전재산 대부분을 투자할 결심을 어떻게 했는지 소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② 2022년 예금 9억여 원 증가 배경 불분명 김 의원은 전날 밤 발표한 입장문을 그대로 인용해 “대선 전후 3개월 동안 전체 (은행) 계좌에서 인출한 현금은 총 440만 원”이라며 대선 전후로 현금 인출 내역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불법 대선 자금은 없었다는 점에 방점을 둔 것이다. 하지만 김 의원은 이날 2021년 1억4769만 원이던 예금이 2022년 11억1581만 원으로 9억6812만 원 늘어난 근거는 밝히지 않았다. 2021년 판매한 LGD 주식 9억 원어치가 그대로 코인 투자에 쓰였다면 이와 별개로 9억 원 이상 예금이 늘어난 점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전날 관련 동아일보의 질의에 “이게(돈이) 그대로 멈춰 있는 게 아니라서 그렇다”며 돈이 여러 차례 오갔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김 의원은 이날 “2022년 2월 중순경 다른 곳으로 가상화폐를 이체했고, 가상화폐가 계속 폭락을 거듭하자 더 보유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또다시 일부를 이체했다”고만 밝히고 거래소 간 거래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 가상자산거래소 관계자는 “김 의원이 위믹스 관련 거래 내역이나 입출금 내역을 명확히 공개했다면 깔끔하게 정리됐을 텐데 입장문에 위믹스라는 단어조차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③ 현재 보유 9억 원어치 코인 종류 안 밝혀 김 의원은 “현재 보유한 가상화폐 가치는 9억1000여만 원”이라고 공개했다. “이후 다른 가상화폐로 재투자해 여러 종목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잔액을 공개하면서 보유 중인 코인명은 지웠다. 이를 두고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위믹스는 문제가 많았던 ‘김치코인’이라 더 비판을 받는 것”이라며 “아직 갖고 있는 코인도 투기성 종목이라 공개하지 못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른바 ‘코인 실명제’로 불리는 ‘트래블룰’ 시행 직전에 위믹스를 전량 인출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국내 대형 거래소들은 실명 계좌 인증은 법 시행 몇 년 전부터, 해외 거래소를 포함한 전자지갑 주소 등은 한두 달 전부터 자체적으로 규제하고 있었다”고 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

    • 2023-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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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익래 “회장 사퇴-605억 사회환원”… 투자자 주가조작 공모 조사

    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한 불공정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4일 대국민 사과와 함께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 회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회장과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직을 사퇴하고 다우데이타 주식 매각 대금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검찰과 금융당국은 주가 폭락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지난달 20일 김 회장이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로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 주(3.65%·605억4300만 원 규모)를 매도한 것과 관련해 미공개 내부 정보를 이용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회장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매도 과정에 법적인 문제가 없었다 하더라도 이번 사태로 모든 분들께 상실감을 드린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를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수사당국은 또 이번 사태와 관련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투자자들이 시세조종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는지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전에 인지했다면 주가조작 공범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사당국이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SG 사태의 전모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다단계식 투자자 모집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는 “저평가된 주식을 검토해 안전하게 투자하는 방식으로 돈을 모을 수 있다”며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그러면서 투자 종목과 방법 등을 묻는 투자자들에게는 “소문이 나면 안 되니 종목 등에 대해서는 묻지 말고 전적으로 맡기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 대표는 점조직을 꾸리고 투자자들을 데려오면 추가 수익금을 배분하는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 사기) 방식을 활용했다. 투자자 수익의 절반을 수수료로 챙긴 라 대표는 투자자들에게 남은 수익에 추가로 투자금을 보태 재투자할 것을 권유했다. 또 투자자들의 개인정보와 휴대전화를 이용해 추가로 차액거래결제(CFD) 계좌를 만들고 투자자의 동의 없이 임의로 거래를 반복했다. 투자자들끼리 주식을 서로 사고파는 형태로 주가를 끌어올린 것이다. CFD는 투자자가 실제 주식을 매수하지 않고도 증거금 40%만 있으면 최대 2.5배까지 투자할 수 있는 일종의 ‘빚투’(빚내서 투자)다.● 2, 3년에 걸친 시세조종 라 대표는 단기간에 주가를 부양하는 과거 방식과 달리 2, 3년에 걸쳐 하루에 주가를 0.5∼1.0%씩 올리는 방식으로 금융당국의 감시를 피했다. 선택한 종목은 대성홀딩스, 서울가스, 선광, 삼천리, 세방, 다우데이타, 하림지주, 다올투자증권, CJ 등 9개였다. 해당 종목의 공통점은 대주주 지분이 높고 유통 주식이 적은 이른바 ‘품절주’라는 것이다. 유통 주식 수가 적을수록 거래량이 적기 때문에 매수자와 매도자가 짜고 치는 ‘통정매매’를 통해 시세를 조종하기 더 쉬웠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또 해당 종목 대부분은 고령인 대주주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곳이다. 다올투자증권을 제외한 8개 기업 총수는 모두 60세 이상이다. 폭락 전 주식을 대량 매도해 불공정거래 의혹이 불거진 김익래 회장(73)과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78)은 모두 70대다. 라 대표는 본보를 포함한 언론 인터뷰에서 미등록 투자자문업을 펼친 것만 잘못을 인정하고 나머지에 대해선 무죄를 주장했다. 이에 대해 수사당국 관계자는 “금융당국에 정식으로 등록하지 않고 투자자문업을 한 것은 분명한 불법이고, 주식을 서로 사고팔면서 주가를 올리는 통정매매를 한 것도 자본시장법상 처벌 대상”이라고 말했다.● 주가조작단 매도로 ‘무더기 하한가’ 끝없이 오를 것만 같았던 9개 종목의 주가는 지난달 24일 폭락하기 시작했다. SG증권을 통한 매물이 갑자기 쏟아진 것이다. 주가조작과 관련해 언론 취재와 금융당국의 조사가 시작돼 주가조작단들이 대량 매도에 나섰을 것으로 추측된다. 대부분의 CFD 거래는 SG증권 같은 외국계 증권사를 끼고 하기 때문에 익명성이 보장돼 주가조작 세력이 악용할 여지가 크다. 주가가 하락해 증권사는 CFD 계좌 투자자에게 추가 증거금을 요구했지만 라 대표가 추가 증거금을 납부하지 못해 반대매매 역시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무더기 하한가’ 사태는 나흘간 지속됐다. 수사당국은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투자자들이 시세조종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다만 인지한 투자자와 그렇지 않은 투자자가 섞여 있어 기준점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사태로 CFD 계좌에서 수십억 원에 달하는 빚을 진 투자자들은 4일 “주가조작 사기로 인해 벌어진 하한가 사태인 만큼 채권 추심을 유예해 달라”는 진정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 2023-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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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매도 때문에 주가 폭락” vs “공매도 규제로 사태 더 커져”

    지난달 ‘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에서 주가 조작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는 라덕연 H투자컨설팅 업체 대표는 이번 사태에 공매도 세력이 개입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라 대표가 투자했다는 9개 종목 가운데 실제로 공매도가 가능했던 건 4종목에 불과했지만 주가 폭락 수일 전부터 공매도 거래대금이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과 금융당국도 이번 사태에 해당 종목의 대주주와 공매도 세력이 연루됐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다만 금융당국은 공매도가 허용이 안 돼 오히려 ‘가격 거품’이 커졌다며 작전 세력이 애초에 유동성이 낮으면서 공매도가 금지된 종목을 주 타깃으로 삼아 주가를 띄웠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주가 폭락이 발생하기 며칠 전부터 일부 주가 조작 의심 종목의 공매도 거래대금이 크게 늘었다. 다우데이타는 지난달 17일 공매도 거래대금이 4억4861만 원이었지만 20일 16억6193만 원, 21일 37억5362만 원으로 급증했다. 공교롭게도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20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로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 주를 처분한 직후 공매도 거래가 늘어난 것이다. 하림지주는 지난달 17일 공매도 거래대금이 25억121만 원으로 전체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공매도 비중이 19.52%까지 올랐다. 선광은 지난달 19일 코스닥150지수에 포함돼 3년 만에 공매도 거래가 재개됐는데, 당일 공매도 거래대금은 67억5285만 원으로 공매도 비중이 36.10%에 달했다. CJ는 주가가 장중 28.15%까지 폭락했던 지난달 24일 공매도 거래가 폭증했다. 당일 공매도 거래대금은 237억3687만 원이었는데 전 거래일(15억7488만 원)의 15배 수준으로 늘었다. 라 대표는 지난달 30일 본보와 만나 “CJ를 포함해 9개 종목에 투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린 뒤 매도하고 미래의 가격에 주식을 되사는 매매 기법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주가 하락에 베팅해 수익을 내는 전략이다. 시장에서는 주가 폭락 직전 공매도가 급격히 늘어난 것을 두고 주가 조작이 곧 드러나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사실을 안 내부자의 거래 가능성, 주가 조작 세력이 폭락장에서 역으로 수익을 취했을 가능성 등을 의심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가 조작 사실이 당국의 조사나 언론 취재를 통해 곧 드러날 것을 인지한 주가 조작 세력이나 그들과 내통한 대주주 또는 이를 알고 있는 제3의 세력이 개입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가 장기화돼 도리어 비이성적인 주가 버블을 막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라 대표가 투자 종목으로 언급한 9개 종목 가운데 대성홀딩스, 세방, 삼천리, 서울가스, 다올투자증권은 코스피200에 속하지 않아 공매도가 최근 3년간 금지된 종목들이다. 지난달 공매도가 허용된 선광을 포함하면 6개 종목이 사실상 공매도 금지 종목이었던 셈이다. 금융위원회는 팬데믹 충격에 따른 주가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2020년 3월 16일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전 종목에 대해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금지했다. 이듬해 5월부터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지수에 편입된 350개 종목에 한해 공매도를 허용하고 있다. 금융위는 2일 국회 비공개 업무보고에서 “공매도가 더 폭넓게 허용됐다면 작전 세력이 쉽게 주가를 띄우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이 공매도 규제로 인해 사태가 더 커졌음을 사실상 인정한 대목이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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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권사도 CFD 쇼크… 수천억 미수채권 리스크

    SG증권발(發) 주가 폭락으로 차액결제거래(CFD) 투자자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가운데 CFD 거래를 중개한 국내 증권사들도 수천억 원대 미수 채권을 떠안게 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특히 CFD 계좌 미수 채권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진 키움증권은 사주가 불공정거래 의혹에 연루되면서 연내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 계획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수천억 원대 미수 채권 리스크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다우데이타, 대성홀딩스 등 주가조작 의혹이 제기된 8개 종목이 급락하면서 관련 CFD 계좌를 보유한 증권사들은 각각 수백억 원대 미수 채권을 떠안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체로는 수천억 원으로 추정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업계에선 CFD 거래가 가장 많은 키움증권의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CFD는 투자자가 기초자산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증권사가 산정한 증거금을 내고 차액만 결제하는 파생 거래로 신용융자와 비슷하다. 실제 주식을 매수하지 않고 40%대 증거금만으로 2.5배를 투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증거금 1억 원이 있다면 2억5000만 원어치 주식을 매매할 수 있다. 문제는 주가 하락 시 그만큼 리스크도 크다는 점이다. 주가가 떨어져 증거금이 부족해지면 투자자들은 추가로 증거금을 채워 넣어야 하고, 그러지 못하면 반대매매가 이뤄진다. 이번 4월 24일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로 8개 종목의 주가가 미끄러져 내리면서 증거금 부족, 그에 이은 반대매매가 속출해 CFD 투자자들은 패닉 상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투자자들은 ‘CFD국내주식 계좌에 12억7130만8520원 추가 증거금 발생’ ‘오늘 기준으로 입금해야 하는 금액이 약 43억 원이지만, 내일 하락 시 금액이 더 늘어날 예정’ 등의 문자들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 투자자는 ‘69억 원을 손해 봤다’며 해당 계좌를 인증하기도 했다. CFD 투자자가 손실 정산을 못해서 최종적으로 미수 채권이 발생하면 거래를 중개한 증권사가 회수 부담을 진다. CFD 계좌 미수 채권 손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국내 증권사들은 CFD 신규 가입·매매를 잇달아 중단했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27일 국내·해외 주식 CFD 서비스 신규 가입을 일시 중단했고 한국투자증권은 1일부터 국내·해외 CFD 계좌 전 종목 신규 매매를 중단했다. 신한투자증권도 2일부터 신규 서비스 가입을 중단했다.● 키움증권, 초대형 IB 진출 먹구름키움증권은 미수 채권 리스크는 물론이고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주가조작 세력 내통설’에 휘말리면서 정면으로 악재를 맞게 됐다. 김 회장은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가 터지기 이틀 전 관련 종목인 다우데이타를 대량 매도해 약 605억 원을 확보했다. 업계 안팎에선 김 회장이 주가조작 사실을 사전에 인지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크다. 이번 사태로 연내 초대형 IB로 발돋움하려던 키움증권의 계획이 사실상 어그러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키움증권은 올해 상반기(1∼6월) 초대형 IB 인가를 신청해 연내 인가를 받을 계획이었다.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이면 금융당국으로부터 초대형 IB로 지정받을 수 있는데 키움증권의 자본총계는 지난해 말 4조691억 원으로 자격을 충족했다. 하지만 김 회장이 검찰과 금융당국의 수사를 피할 수 없게 되면서 ‘오너 리스크’가 해소되기 전까지 키움증권의 초대형 IB 인가는 어렵게 됐다. 키움증권을 이용하던 개인투자자의 이탈 가능성도 감지된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개인 고객들이 (키움증권을) 키워줬는데 오히려 개인을 배신한다는 시각이 있다”며 “이번 김 회장의 매도가 이러한 불신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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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3.7%… 14개월만에 3%대로 낮아져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4개월 만에 3%대로 낮아졌다. 그러나 농산물, 석유류 등 가격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여전히 4%대의 오름세를 이어갔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7% 올랐다. 3%대 물가는 지난해 2월(3.7%) 이후 처음이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까지 치솟았다가 점차 떨어지고 있다. 올 2월부터는 매달 오름 폭이 0.4∼0.6%포인트씩 줄어들고 있다. 물가가 꺾인 데는 석유류 가격이 급락한 영향이 컸다. 석유류는 전년보다 16.4% 떨어지며 2020년 5월(―18.7%) 이후 35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다. 휘발유와 경유는 각각 17.0%, 19.2% 내렸고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LPG)는 15.2% 하락했다. 축산물 가격도 1.1% 하락해 3개월째 내림세였다. 반면 물가의 추세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4.6% 올랐다. 외식 품목을 제외한 개인서비스 가격은 5.0% 올라 2003년 11월(5.0%) 이후 19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보험서비스료(17.6%), 목욕료(13.7%), 호텔숙박료(13.5%), 세탁료(11.9%) 등이 포함된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중반까지 뚜렷한 둔화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면서도 “근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소비자물가에 비해 더딘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올해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인 2%를 웃도는 오름세가 연중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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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축은행 연체율 5% 넘어… 건전성 ‘빨간불’

    올 들어 저축은행의 대출 연체율이 5%를 넘어서는 등 2금융권을 중심으로 대출 부실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고금리와 경기침체의 여파로 돈을 제때 갚지 못하는 대출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뜻이다. 금융회사의 건전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저축은행 연체율 5% 돌파 1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이 내준 대출 가운데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 3월 말 기준 5.10%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4.04%)보다 1%포인트 넘게 급등한 수치다. 고정이하여신은 이자가 3개월 이상 밀려 떼일 우려가 있거나 사실상 회수가 불가능한 대출을 말한다. 저축은행의 전체 연체율도 지난해 말 3.41%에서 올 3월 말 5.10%로 약 1.7%포인트 늘었다. 연체율 증가는 저축은행 규모를 가리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자산 규모 10대 저축은행 가운데 SBI저축은행을 제외한 9곳에서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 비중이 늘었다. OK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2021년 말 7.16%에서 지난해 말 7.95%로 0.79%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저축은행은 0.23%포인트(2.32%→2.55%), 웰컴저축은행은 1.32%포인트(4.93%→6.25%) 각각 증가했다. 이들을 포함해 전체 저축은행 79곳 중 55곳에서 고정이하 여신 비율이 1년 전보다 최대 6%포인트 늘었다. 이 중 4곳은 연체율이 금융당국의 권고치(8%)를 웃돌았다. 경기가 둔화되면서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기업대출 연체율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에게 제출한 ‘기업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2금융권의 기업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지난해 말 2.24%로 2016년 3월 말(2.44%) 이후 6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지난해 말 2금융권의 기업대출 잔액은 652조4000억 원으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말(357조2000억 원)보다 82.6% 급증했다. 통상 기업대출은 경기 변동에 민감하고 거액으로 취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신용위험이 더 크다.● 금융사의 연쇄적 부실 우려도 다른 금융권의 연체율도 일제히 꿈틀거리고 있다. 우선 취약계층의 급전 창구인 카드론이 불안하다. 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 등 5개 카드사의 연체율은 올해 1분기(1∼3월) 모두 상승하며 일제히 1%를 넘어섰다. 주요 카드사의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대체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금융권인 은행권의 원화 대출 연체율 역시 올 2월 말 0.36%로 2020년 8월 이후 2년 반 만에 최고치다.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저신용 대출자들이 몰리는 2금융권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고 경고한다. 취약계층의 경우 이자 부담이 급증할 때 대출 부실화 속도가 훨씬 빠른 데다 정부의 금융지원으로 만기 연장, 상환 유예 등의 혜택을 받는 대출은 연체율 통계에 잡히지 않아 숨은 부실이 더 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저축은행 중에서도 규모가 작은 곳들은 신용 리스크 충격이 현실화됐을 때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작은 금융사가 부실화됐을 때 다른 금융사에도 연쇄적으로 위험이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2금융권을 중심으로 건전성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당국은 금융사가 보유한 부실채권을 민간시장에 매각하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금은 금융사들이 개인연체채권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만 매각할 수 있어서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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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덕연 “다우키움 회장이 주가폭락 핵심”… 회장측 “폭락직전 대량 매도는 우연일뿐”

    수년간 불법 일임 매매를 통해 시세를 조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H투자컨설팅 업체 라덕연 대표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폭락 사태의 배후로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사진)을 지목했다. 라 대표는 “김익래가 나를 죽였다”며 “(지난달 20일) 김 회장이 (다우데이타) 140만 주를 팔면서 주가가 폭락했는데 이게 시장 교란 행위”라고 말했다. 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 직전 관련 종목인 다우데이타를 대량 매도한 김 회장을 겨냥해 사전에 시세 조종을 인지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셈이다. 김 회장은 폭락 사태 직전인 지난달 20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로 그룹 지주사 격인 다우데이타 140만 주(3.65%)를 주당 4만3245원에 처분해 605억4300만 원을 확보했다. 주가가 폭락하기 전 고점에 있을 기막힌 타이밍에 현금화에 성공한 것이다. 이에 대해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은 지난달 28일 금융감독원이 소집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 당시 “공교롭게도 그때 (김 회장이) 매각을 했던 것뿐”이라며 “우연의 일치”라고 선을 그었다. 키움증권은 라 대표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방침이다. 그러나 김 회장이 다우데이타 주식을 폭락 직전에 대량 매도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김 회장은 2007년 1월 9∼11일 3거래일 동안 다우데이타 133만2000주(4.15%)를 주당 평균 4747원에 장내 매도해 63억3600만 원을 확보했다. 당시 다우데이타는 2007년 1월 시장에 나온 마이크로소프트(MS)의 새 운영체제 윈도비스타의 수혜주로 꼽히며 5거래일 만에 50% 급등했다. 다우데이타 주가는 2000년 ‘닷컴 버블’ 이후 폭락한 이래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김 회장의 매도 직후 주가는 하한가를 찍고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라 대표는 김 회장과 마찬가지로 주가 폭락 전 블록딜에 나섰던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의 거래도 의심스럽다고 했다. 공시 등에 따르면 서울도시가스 김영민 회장 역시 지난달 17일 서울가스 보유 주식 10만 주(2%)를 단가 45만6950원에 팔아 약 457억 원을 확보했다. 그는 “(최근 주가가 폭락한) 선광도 공매도 거래가 아예 없던 종목인데 폭락 전 300억∼400억 원 규모의 공매도가 이뤄졌다”며 “공매도 증거금의 출처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매도 등으로 주가가 떨어지면 대주주들로서는 상속세 등의 절세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검찰과 금융당국은 김익래 회장의 공매도 세력 연루 가능성은 물론이고 키움증권을 통해 시장이나 차액거래결제(CFD) 관련 특이 동향을 파악하고 주식 매도에 나섰는지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김 회장이 라 대표와 직접 공모하지 않았더라도 키움증권을 통해 확보한 정보를 기반으로 주식을 매도했다면 심각한 범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키움증권의 고소 방침과 관련해 라 대표는 통화에서 “개미 투자자를 울린 주범이 누구인지 밝힐 기회가 될 것 같아 고소해 준 게 오히려 고맙다”며 “김익래 회장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도 계속 진행해 시시비비를 가릴 것”이라고 말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23-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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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P모건, 파산위기 美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인수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과 주가 폭락에 시달려 온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이 결국 규제당국에 의해 폐쇄된 뒤 JP모건체이스 은행에 인수된다. 올해 들어 미국 내 4번째 은행 실패이자 미 역사상 두 번째 규모의 은행 파산이다.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1일(현지 시간) 오전 3시 40분, 은행 개장 5시간 20분 전에 성명을 내고, 퍼스트리퍼블릭을 폐쇄하는 동시에 예금과 자산 대부분을 JP모건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JP모건은 퍼스트리퍼블릭의 예금 1039억 달러(139조 원)를 모두 인수하고, 2291억 달러(307조 원) 자산 대부분도 매입할 예정이다. FDIC는 파산관재인으로서 퍼스트리퍼블릭의 미실현 손실 일부를 분담하게 된다. FDIC는 보험 기금에서 약 130억 달러(17조 원)를 부담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에 따라 38년 역사의 미 14위 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은 지난달 24일 실적 발표에서 1분기(1~3월) 고객 예금 인출액이 1020억 달러(13조 원)에 이른다고 밝힌 지 일주일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이 은행 주가는 올 들어 97% 폭락했다. ● 은행 폐쇄-매각 동시 카드 미 규제당국은 주말 동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3월 SVB가 파산한 뒤 퍼스트시티즌스에 인수되기까지 17일이나 걸려 시장의 혼란이 가중됐다고 봤기 때문이다. 목요일인 지난달 27일 퍼스트리퍼블릭이 회생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주요 은행들에 입찰에 응할 것을 요청했고, 일요일인 지난달 30일 오후를 인수 입찰 마감일로 정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JP모건, PNC 파이낸셜그룹, 시티즌스 은행 등 3곳이 입찰에 응했고, FDIC는 밤늦게까지 이들 은행들과 매각 협상을 벌였다. 결국 오전 3시 40분경 FDIC의 법정관리와 JP모건 인수를 동시에 발표한 것이다. SVB나 시그니처은행처럼 일단 규제당국이 은행 자산을 몰수하고 일부 부담을 떠안은 뒤 JP모건에 매각하도록 했다. 어떻게든 월요일 증시와 은행 영업 전에 사태를 해결하려 한 미 규제당국의 강력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당장 1일부터 퍼스트리퍼블릭 고객들은 JP모건 고객으로서 기존 미 9개주 84개 영업점포에서 업무를 볼 수 있으며 예금도 전액 인출할 수 있다. 하지만 퍼스트리퍼블릭 자산이 규제당국에 몰수되는 바람에 국내외 투자자들의 손실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개인 투자자는 SVB 위기설이 확산된 3월 9일 이후 지난달 28일까지 퍼스트리퍼블릭 주식을 9262만 달러(1242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 “다음은 상업부동산?” 우려 여전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은 마크 저커버그를 비롯해 미 부호 고객 위주의 영업으로 성장해왔지만 SVB 사태 이후 뱅크런과 저리 장기 고정 모기지 등에 따른 손실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미 1위 은행인 JP모건은 미국 전체 예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넘어 추가 은행 인수가 불가능하지만 미 규제당국이 다급함 속에 예외를 뒀다. 이에 따라 미 역사상 최대 은행 파산인 워싱턴뮤추얼, 두 번째인 퍼스트리퍼블릭 모두 JP모건에 안착하게 됐다. 미 규제당국의 전례 없이 발 빠른 대응으로 시장은 진정세를 찾아갈 것으로 보이지만 은행 위기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2008년 워싱턴뮤추얼 파산 이후 15년 만에 3, 4월 두 달 새 SVB, 시그니처, 퍼스트리퍼블릭 등 중량급 은행 3곳이 줄줄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오른팔로 꼽히는 찰리 멍거 부회장은 30일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2008년(금융위기)만큼 나쁘지는 않지만 은행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은 전 (경제) 영역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라며 특히 “상업부동산 부문에 ‘나쁜 대출’이 너무 많다”고 경고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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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인당GDP 18년만에 대만에 추월당했다

    지난해 대만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8년 만에 한국을 추월했다. 대만은 핵심 수출 산업인 반도체 시장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만 경제부 통계처는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지난해 대만의 1인당 GDP는 3만2811달러(약 4400만 원)로 한국의 3만2237달러보다 많았다”며 “대만의 1인당 GDP가 한국을 앞선 것은 2004년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통계처는 “대만과 한국은 인구 밀도, 경제 개발 모델, 산업 구조가 유사하다”며 “대만은 반도체 산업의 우위와 기업들의 능동적인 변화를 통해 최근 10년간 연평균 3.2%씩 성장해 한국의 연평균 성장률 2.6%를 앞섰다”고 설명했다. 양국의 경제 역전은 반도체 등 제조업 분야의 경쟁력 차이에 기인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처에 따르면 대만 GDP에서 제조업 부가가치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29.1%에서 지난해 34.2%로 5.1%포인트 늘었다. 반면 한국은 27.8%에서 25.6%로 오히려 2.2%포인트 줄었다. 대만, 반도체서 ‘초격차 경쟁력’… GDP 韓추월 발판 1인당 GDP, 한국 추월TSMC 파운드리 세계 점유율 59%“새로운 산업-기술기업 육성 시급”그중에서도 반도체 산업이 대만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인 TSMC의 글로벌 점유율은 지난해 말 기준 58.5%에 달한다. TSMC의 시가총액은 약 4372억 달러로 이미 2019년 말 삼성전자를 넘어섰다. 지난해 대만은 글로벌 시총 상위 100대 반도체 기업에 TSMC를 비롯한 자국 10개 기업의 이름을 올렸다. 반면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3위) 등 3곳에 불과했다. 기업들의 투자도 늘고 있다. 최근 10년간 대만의 고정투자 증가율은 연평균 5.7%로 한국(2.8%)의 두 배 수준이었다. 통계처는 “지난 5년간 대만은 미중 무역전쟁,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투자를 늘려 산업 경쟁력을 강화했다”며 “지난 10년간 대만의 연평균 수출 증가율은 4.6%로 한국(2.2%)은 물론이고 전 세계(3.0%) 증가율보다 높았다”고 했다. 대만은 지난해 514억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냈다. 반면 한국은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봉쇄 조치 등의 여파로 478억 달러 적자를 보였다. 대만은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도 3만3565달러로 20년 만에 한국(3만2661달러)을 앞섰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한국 경제가 대만을 다시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반도체 등 핵심 수출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된 데다 미중 갈등 탓에 대중 수출이 전과 같은 수준으로 회복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동안 반도체 등의 수출을 중국에 크게 의존하면서 새로운 산업과 기술기업을 제대로 육성하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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