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진보상징’ 대법관 5번째 암 투병 “은퇴 안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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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세 긴즈버그 이번엔 간에 재발 “잘 견디는 중… 충분히 일할 수 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의 최고령 대법관이자 ‘진보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87·사진)가 암이 재발해 다섯 번째 암 치료에 들어갔다. 그는 은퇴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17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긴즈버그 대법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2월 건강검진과 이후 조직검사를 통해 간에서 암이 발견됐으며 5월부터 항암치료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긴즈버그는 “나는 화학요법을 잘 견디고 있으며 현재 치료의 성공에 고무돼 있다”고 말했다.

긴즈버그 대법관이 암에 걸린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그는 1999년 결장암, 2009년 췌장암, 2018년 폐암, 2019년 췌장암으로 치료를 받은 바 있다. 이번에는 췌장암이 간으로 전이됐을 가능성이 있다.

앞서 그는 13일 고열과 오한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증세를 보여 입원했다가 퇴원하기도 했다. 이번 성명에서는 코로나19와 관련된 언급은 없었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성명에서 직무 수행과 관련해 “나는 충분히 일을 할 수 있는 한 법원의 일원으로 남겠다고 종종 말해 왔다”면서 “나는 여전히 충분히 그걸 할 수 있다”며 은퇴에 선을 그었다.

미국 대법관은 사망하거나 자진 퇴임할 때까지 사실상 종신으로 재직할 수 있는데, 은퇴 시점에 대통령이 후임자를 지명할 수 있다. 현재 연방 대법원은 보수 5명 대 진보 4명 구도로, 진보 성향의 긴즈버그는 자신이 은퇴하면 균형이 깨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앞서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15일 긴즈버그의 입원 사실을 접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대법관 공석을 대비해 신속하게 후보자를 지명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백악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미국 연방 대법원#최고령 대법관#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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