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백선엽 장군의 수의는 ‘6·25 당시 전투복’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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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엽 장군 별세]반기문-강경화 등 사흘째 각계 조문
김신조 “대한민국서 잘 살라 격려”

박한기 합동참모본부의장(오른쪽에서 두번째)과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 사령관(오른쪽)이 13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백선엽 장군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유족에게 "백 장군은 한미 동맹의 심장 그 자체였다."고 말했다. 2020.7.13/뉴스1 © News1
박한기 합동참모본부의장(오른쪽에서 두번째)과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 사령관(오른쪽)이 13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백선엽 장군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유족에게 "백 장군은 한미 동맹의 심장 그 자체였다."고 말했다. 2020.7.13/뉴스1 © News1
백선엽 장군이 6·25전쟁 때 국군이 착용한 전투복을 수의로 입는다.

유족 관계자 등에 따르면 영결식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4시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리는 입관식에서 백 장군은 6·25전쟁 당시 착용했던 전투복과 같은 모양의 옷을 수의로 입는다. 전용 전투복이 없었던 국군은 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군이 입었던 군복 등을 착용하고 전쟁을 치렀다. 당시 1사단장이던 백 장군은 이 같은 전투복을 입고 6·25전쟁 최대 격전으로 꼽히는 1950년 8월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투에서 승리하며 전세를 역전시켰다.

백 장군 빈소가 마련된 지 사흘째인 13일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각계의 조문이 이어졌다. 1968년 1·21사태 당시 남파된 무장공비였던 김신조 서울성락교회 원로목사(78)는 빈소를 찾아 백 장군을 처음 만난 50년 전을 회상했다. 그는 “(장군님이) 김일성이 민족보위성 정찰국 특수부대를 창설한 이유를 집요하게 물었다”며 “헤어질 때 ‘대한민국에서 잘 살아가라’라고 한 그의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과 박한기 합동참모본부 의장도 이날 빈소를 찾아 ‘한미동맹 영웅’의 넋을 기렸다. 나란히 선 둘은 영정사진을 향해 절도 있는 거수경례를 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백 장군의 장남 백남혁 씨(67)에게 “그는 한미동맹의 심장이자 영혼이었다. 백 장군의 복무에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백 씨와 함께 아버지인 크레이턴 에이브럼스와 백 장군의 오랜 인연을 공유하기도 했다. 박 의장은 “장군의 뜻을 이어받아 확고한 군사 대비 태세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백 장군을) 서울현충원에 모시는 것이 마땅한 도리”라면서도 “더 이상 국론이 분열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정진석 장제원 의원, 무소속 권성동 의원 등도 백 장군의 서울현충원 안장을 촉구했다. ‘선배 외교관’인 백 장군 빈소를 찾아 유족과 10여 분간 대화를 나눈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소회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엔 답변하지 않았다.

신규진 newjin@donga.com·윤다빈 기자
#백선엽 장군 별세#수의#6·25 전투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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