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代 28명 코로나 감염 ‘비극의 美 가족’

임보미 기자 입력 2020-06-30 03:00수정 2020-06-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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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먼저 증상… 60대 부친 감염
격리했지만 다른 가족도 옮아와
이달초 확진받은 아버지 끝내 숨져
아들 리처드 가레이 씨(왼쪽에서 두 번째)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파돼 사망한 아버지 비달 가레이 씨(왼쪽에서 세 번째)가 생전 세아들과 찍은 사진. KTLA 캡처
“아버지, 회복이 안 될 것 같아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뒤 심각한 호흡곤란으로 구급차에 실려 가던 아들이 아버지에게 남긴 말이다. 이 말이 부자간의 마지막 대화가 됐다. 역시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아버지가 먼저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3대(代)가 코로나19에 감염됐고, 친인척까지 포함해 무려 2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고 CNN방송 등이 28일(현지 시간) 전했다.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 중인 미국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난달 리처드 가레이 씨(27)가 두통, 고열, 콧물 등 코로나19 증상을 겪으면서부터 비극이 시작됐다. 가레이 씨의 아버지에게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났다. 부자는 이달 초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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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두 사람은 가족들에게 전염시키지 않기 위해 자택에서 격리를 시작했다. 가레이 씨는 “격리를 시작할 때는 함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웃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부자는 호흡과 식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빈혈을 앓던 아버지는 식사를 하지 못하면서 약조차 제대로 먹을 수 없었다. 가레이 씨에게 먼저 심각한 호흡곤란이 찾아왔고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홀로 남겨진 아버지의 건강은 급속도로 악화됐고 결국 20일 눈을 감았다. 가족이 아버지의 60세 생일을 축하한 지 한 달 만에 벌어진 일이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가레이 씨의 어머니, 두 살배기 막내를 포함한 그의 자녀 3명, 그의 형제, 임신 중인 처형 등 일가족 28명이 잇달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 가레이 씨는 아버지가 세상을 뜬 날 어머니가 병원으로 와 창문을 사이에 두고 얼굴을 보긴 했지만 직접 접촉을 하지 않았고, 가족끼리 모인 적도 없다고 했다. 가족 중 한 명이 다른 곳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잇따라 감염이 일어난 것으로 추측하고 있을 뿐이다.

가레이 씨는 CNN에 “아버지의 죽음이 헛되지 않길 바란다. 사람들이 코로나19의 위험을 실감했으면 한다”며 “코로나19는 현실이고, 퍼지는 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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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미국 가족 3대 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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