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참-신인 ‘5선발 분담’… LG 함박웃음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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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간격 등판 정찬헌-이민호
평균 6이닝 이상 버텨주면서 총 5승 합작해 팀 상위권 견인

‘5선발’은 대부분 팀들의 고민이다. 하지만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LG는 5선발 덕에 웃는다.

12년 만에 선발로 돌아온 정찬헌(30)과 신인 이민호(19)가 ‘10일’ 간격으로 번갈아가며 지키는 LG 5선발은 어지간한 팀의 1선발 못지않다.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마운드에 오르는 두 선수는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 전력을 다해 공을 던진다. 시즌 초부터 이 루틴을 지켜온 정찬헌은 17일 현재 3승 1패, 평균자책점 3.34를 기록 중이다. 개막 보름 뒤부터 5선발 대열에 합류한 이민호 역시 2승 1패, 평균자책점 1.86으로 순항하고 있다.

데뷔 시즌이던 2008년 선발로 나선 이후 줄곧 불펜투수로 활약해 온 정찬헌은 올해부터 선발로 전향했다. 지난 시즌 허리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등판 일정이 불규칙한 불펜으로 뛰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2020년도 팀의 1차 지명 신인인 이민호는 잠재력은 풍부하지만 팀당 144경기를 치르는 긴 시즌은 처음이다. 이에 LG는 두 선수를 10일마다 등판시키는 묘안을 짜냈다. ‘관리’가 필요했던 선수들을 번갈아 기용하니 둘의 고민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었다.

이날까지 두 선수는 5승을 합작했다. 또 평균 6이닝 이상(8경기 49이닝)을 마운드에서 버텨줬다. 현재 5승을 거둔 NC 에이스 구창모(23)나 키움 1선발 요키시(31)가 부럽지 않다. 이들이 등판한 8경기에서 LG는 6승 2패(승률 0.750)를 거뒀다. 올 시즌 팀 승률(17일 현재 0.649·24승 13패)을 훨씬 웃도는 좋은 성적이다.

팀의 관리 속에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고 있는 이민호는 소형준(19·KT) 천하가 될 뻔한 신인왕 레이스의 판도도 뒤흔들고 있다. 지난달 21일 데뷔 후 첫 선발 등판에서 5와 3분의 1이닝 동안 마운드를 지킨 이민호는 이후 2경기에서 각각 7이닝씩을 던지며 이닝이터의 면모도 보여주고 있다. 시즌 개막부터 좋은 모습을 보이다 최근 페이스가 처진 소형준과는 반대의 모습이다. 이민호의 무력시위가 거듭될수록 신인왕 판도를 바라보는 시선도 바뀔 수 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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