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이어 이체때 돈 주는곳까지… 은행-핀테크업체간 ‘송금 전쟁’

김동혁 기자 입력 2020-06-15 03:00수정 2020-06-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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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확보 위해 치열한 경쟁
최근 핀테크 업체 ‘핀크’는 송금만 해도 고객들이 전자책을 이용할 수 있는 ‘책 송금’ 이벤트를 열었다. ‘핀크 플러스 송금’을 이용해 타인 계좌에 돈을 보내면 전자책 이용권을 두 달간 쓸 수 있게 한 것. 핀크는 4월 무제한 무료 송금과 함께 이체할 때마다 100원을 적립해주는 서비스까지 선보였다. 고객들을 중심으로는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지만 업계에서는 “과다 출혈 경쟁”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송금시장이 은행과 핀테크 업체들의 격전지가 되고 있다. 은행들은 기존 고객을 잡아두고 다른 은행의 고객을 끌어오기 위해, 핀테크 업체들은 송금 고객들의 정보를 축적하기 위해 송금시장에 공들이고 있는 것이다.

○ 갈수록 낮아지는 해외송금 수수료
14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4월까지 국내 송금건수는 20억400만 건, 금액으로는 8333조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7.9%, 13.9% 늘었다. 이 가운데 인터넷·모바일 송금 비중은 건수로는 90.3%, 금액은 88.7%를 차지했다.

핀테크 업체를 중심으로 무료 송금 서비스가 확산하자 은행들은 주로 해외 송금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나은행은 ‘비대면(언택트) 해외 송금’을 활성화할 목적으로 해외 송금 수수료 감면 및 환율우대 서비스를 시행했다. 자체 앱인 ‘하나이지(Hana EZ)’를 통해 수취인의 계좌 대신에 미 송금업체인 웨스턴유니언 망을 통하는 방식으로 해외 송금을 하면 국내 최저가인 3.99달러(약 4800원)만 내면 된다. 만일 수취인의 은행 계좌 송금 방식을 이용하려면 송금액에 관계없이 전신료 5000원만 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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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도 마찬가지다. 신한은행은 자체 앱으로 3000달러 이하를 송금하면 전신료 5000원만 부과하고 있고, KB국민은행은 5000달러 이하 금액을 연중 24시간 해외 송금할 수 있도록 했다.

은행들이 해외 송금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은 저금리 때문에 기존 은행상품으로는 고객들을 붙잡아 두기 어려운 이유도 있다. 은행 관계자는 “해외로 자녀가 유학을 갔거나 가족을 보낸 고객의 경우 고액 자산가인 경우가 많다”며 “이들 고객을 새롭게 유치하고, 기존 고객을 붙잡아 두기 위한 전략으로 해외 송금 서비스의 강화가 활용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 고객 정보 확보 위해 무료 수수료 내거는 핀테크 업체들
반면 핀테크 업체들은 고객을 끌어모으는 것 자체로 경쟁력이 강화된다는 입장이다. 기존 은행권과의 경쟁이 목적이 아니라, 송금 서비스를 통해 유입된 고객의 정보가 누적될 경우 ‘플랫폼’ 사업으로 확장하는 데 용이하다는 것이다.

송금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들의 경우 은행 계좌 및 예금, 대출 상황, 신용카드 사용내역 등의 정보를 업체에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업체들이 고객의 소비패턴 등 금융생활정보를 분석해 얻어낸 데이터는 그 자체로 자산이다. 특히 정부의 혁신금융 기조에 따라 이 같은 정보는 거래소를 통해 비실명화된 후 매매가 이뤄지기도 한다.

업계에서는 비바리퍼블리카와 카카오를 대표적인 모델로 꼽는다.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 무료 송금 서비스는 2015년 시행돼 현재는 고객의 복합 금융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고 온라인뱅크 출범까지 앞두고 있다.

김동혁 기자 hack@donga.com
#핀테크#은행#송금시장#수수료#해외송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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