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80분간의 음악 장편… 영화처럼 빠져들거예요”

임희윤기자 입력 2017-11-07 03:00수정 2017-11-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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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상 ‘버드맨’ 음악감독 산체스 25일 첫 단독 내한공연
영화 ‘버드맨’의 음악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재즈 드러머 안토니오 산체스. 작은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강렬한 드럼 연주로 비판한 산체스의 신작 ‘Bad Hombre(나쁜 녀석)’ 표지. LG아트센터 제공·안토니오 산체스 홈페이지
영화 ‘버드맨’의 포스터.
“이 앨범은 미국 내 모든 멕시코인을 범죄자라 몰아세운 도널드 트럼프의 발언에 대한 음악적 화답입니다.”

2015년 아카데미 4개 부문 수상작 ‘버드맨’의 음악감독인 재즈 드러머 안토니오 산체스(46)가 25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세계적인 재즈밴드 ‘팻 메시니 그룹’의 일원으로서가 아니라 자기 이름을 건 한국 콘서트는 처음이다.

산체스는 지난달 30일 본보와의 국제전화 인터뷰에서 자신의 신작 ‘Bad Hombre(나쁜 녀석·국내 미발매)’에 대해 설명했다. ‘Bad Hombre’는 원래 지난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토론에서 언급해 화제가 된 말이다.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세우겠다며 “우리는 나쁜 녀석들(bad hombres)을 내몰아야 한다”고 한 것이다. 멕시코 출신인 산체스는 “트럼프의 발언과 당선으로 느낀 깊은 좌절과 분노를 드럼 즉흥연주로 쏟아냈다”고 말했다.


산체스가 6년째 이끄는 밴드의 이름도 ‘마이그레이션(이주)’이다. 산체스는 “뉴멕시코, 영국, 캐나다, 크로아티아 출신 멤버들로 구성됐다. 다양성이 어우러져 개인의 총합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야말로 예술의 훌륭한 점이라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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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드러머인 그가 멕시코 국립음대에서 클래식 피아노를 전공한 이력도 독특하다. 산체스는 “피아노도 일종의 타악기”라면서 “클래식 화성학과 대위법(두 개 이상의 선율을 결합하는 작곡법) 연구가 내 드럼 연주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했다.

이날 오후 7시에 펼쳐지는 ‘안토니오 산체스 & 마이그레이션 밴드’ 공연은 평단의 극찬을 받은 2015년 앨범 ‘The Meridian Suite(자오선 모음곡)’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The Meridian…’은 5부로 구성된 한 편의 음악 장편소설입니다. 80분 넘게 인터미션도 없이 여러 악기를 오가며 풀어내야 하는 이런 공연은 연주자들에게도 매일 밤 일종의 도전이죠. 마치 멈출 수 없는 영화처럼 빠져들곤 합니다.”

오후 3시에 공연되는 ‘버드맨 경험하기’는 영화음악을 만드는 작업 과정을 설명하는 워크숍이다. ‘버드맨’은 퇴역 슈퍼히어로를 다룬 스토리만큼이나 기발한 음악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산체스의 긴박한 드럼 즉흥연주가 영화 전반을 꽉 채웠다.

산체스는 “촬영 전에 영화를 상상하며 한 차례 긴 즉흥연주를 해 녹음한 뒤, 촬영이 끝나고는 실제 장면들을 보면서 디테일한 연주를 더해 사운드트랙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워크숍에서는 특히 일부러 망가진 드럼 소리를 어떻게 내는지 보시면 재미날 것”이라고 했다.

드러머 겸 영상 음악감독. 이 별난 직함을 그는 ‘버드맨’ 이후 이어가고 있다. 영국과 스페인의 저예산 영화, 지난달 종영한 미국 드라마 시리즈 ‘겟 쇼티’(MGM 텔레비전 제작)의 음악 감독을 맡았다.

“내년엔 ‘겟 쇼티’ 시즌 2 작업, 마이그레이션 밴드와 팻 메시니 그룹의 신작 발매, (독일 쾰른의 유명 관악단) WDR 빅밴드와의 협연 실황 음반 발매가 이어질 겁니다. 마음과 무의식이 순간을 만나 탄생하는 즉흥연주의 창의성에 늘 매혹됩니다.” 3만∼8만 원. 02-2005-0114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버드맨#안토니오 산체스#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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