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이 한줄]회사 상사의 딴죽에도… ‘미움 받을 용기’ 잃지 마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 “삶에 대해 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이 믿는 최선의 길을 선택하는 것’ 그뿐이야. 타인이 어떤 평가를 내리느냐 하는 것은 타인의 과제이고, 자네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일세.” ―미움 받을 용기(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인플루엔셜·2014년) 》

2003년 겨울 입사 면접장. 한 면접관이 나를 유심히 보다가 물었다. “만일 상사가 본인만 빼고 다른 동료 모두에게 설 선물을 돌린 사실을 알게 됐다면 어떻게 할 겁니까?” 당황했다. 부끄럽지만 그동안 누군가에게 미움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못 해 봤던 탓이었다. 허둥대며 답은 했지만 속마음을 들킨 듯 당혹스러웠던 순간으로 지금까지 기억에 남아 있다.

인정받으면 확실히 기분은 좋다. 하지만 저자는 인정받는 게 꼭 필요한 일인지 반문한다. 업무의 목표를 평가에 두면 그 업무가 괴로워지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남의 시선에 신경을 곤두세우게 되고 별것 아닌 말에도 전전긍긍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인정을 바라고 타인의 기대에 맞춰 살면 그것은 내가 아닌 타인의 인생을 살게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타인의 시선과 기대로부터 자유롭기는 쉽지 않다. 저자는 일화를 들려준다. 한 소년은 거울 앞에서 매일 오랫동안 머리를 빗었다. 그런 그에게 할머니가 말했다. “네 얼굴을 주의 깊게 보는 사람은 너뿐이란다.” 내 얼굴을 보고 남이 무슨 생각을 할지는 내가 크게 신경 쓸 문제가 아니란 얘기다.

누구에게도 미움을 사지 않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특히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는 삶이라면 인정받지 못한다는 대가를 치러야 할 수도 있다. 저자의 말대로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미움 받을 용기’도 있어야 한다.

회사의 상사가 사사건건 딴죽만 건다면, 애를 써도 관계가 그대로라면, 전전긍긍하기보다 오히려 신경을 쓰지 않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다만 내 할 일은 딱 부러지게 해 가면서. 나와 타인의 과제를 분리해 낼 수 있다면 인간관계의 키는 언제나 내가 쥘 수 있지 않을까.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상사#회사#용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