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겨울올림픽 D-7]
美, 12년만에 NHL 선수 총동원… 양국 ‘관세 전쟁’에 감정의 골 깊어
캐나다, 작년 대항전서 난투끝 승리… 캐나다의 ‘창’-미국의 ‘방패’ 대결
남자 아이스하키는 ‘겨울올림픽의 꽃’으로 불린다. 흥행과 티켓 판매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남자 아이스하키 결승전은 올림픽 폐막식 날에 열린다. 남자 아이스하키 결승전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때도 내달 22일(이하 현지 시간) 폐막식에 앞서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한다.
이번 대회에는 2014년 소치 대회 이후 12년 만에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스타 선수들이 총출동한다. NHL 사무국은 2018년 평창 대회 때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참가 비용 문제로 대립한 끝에 불참을 선언했다. 2022년 베이징 대회 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를 이유로 선수들을 올림픽에 보내지 않았다.
내달 11일 조별리그로 시작되는 남자 아이스하키의 최고 관전 포인트는 ‘아이스하키 양대 산맥’ 캐나다와 미국의 자존심 대결이다. 이웃한 두 나라의 아이스하키 경기는 안 그래도 뜨겁다. 여기에 최근 ‘관세 전쟁’ 여파까지 더해지며 이번 올림픽은 서로에게 질 수도 없고, 져서도 안 되는 ‘빅 매치’가 돼 버렸다.
캐나다와 미국의 올림픽 아이스하키 전초전은 지난해 NHL 올스타전을 대신해 열린 ‘4개국 페이스 오프’였다. 두 나라 외에 스웨덴, 핀란드가 출전한 4개국 국가 대항전 형식 대회에서 양국 선수들은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다.
경기 전 캐나다 국가가 나올 때 미국 팬들은 쉴 새 없이 야유를 퍼부었다. 양 팀 선수들은 경기 시작 버저가 울린 뒤 9초 만에 세 차례나 주먹다짐을 벌였다. 혈투 끝에 캐나다가 3-2로 승리한 뒤 쥐스탱 트뤼도 당시 캐나다 총리는 “당신(미국)은 우리나라를 빼앗을 수 없고, 우리 게임(아이스하키)도 빼앗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인구와 경제력, 군사력 등 대부분 미국이 우위에 있지만 아이스하키에 관한 한 얘기가 다르다. 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 최다(9회) 우승국 캐나다는 NHL 선수가 출전한 올림픽에서 미국(우승 2회·3위)을 5차례 만나 4승 1패를 기록 중이다. 2002년 미국에서 열린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와 2010년 캐나다에서 열린 밴쿠버 대회에선 결승에서 미국을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코너 맥데이비드(캐나다)이번 올림픽에 출전하는 캐나다의 최고 스타는 코너 맥데이비드(29·에드먼턴)다. 맥데이비드는 최고 시속 40km에 달하는 빠른 스케이팅으로 상대 수비진을 흔드는 공격수로 NHL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세 차례 올랐다. 포인트(골+도움) 부문 1위는 다섯 차례 차지했다. 이번 시즌에도 29일 현재 92포인트(33골 59도움)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밴쿠버 올림픽의 영웅’ 시드니 크로즈비(39·피츠버그)도 대표팀에 합류했다. 크로즈비는 밴쿠버 대회 연장전 때 결승골을 터뜨려 미국을 무너뜨린 주인공이다. 스탠리컵(NHL 우승컵)을 세 차례 들어 올린 베테랑 크로즈비는 이번 시즌 57포인트(27골 30도움·16위)를 기록 중이다. 크로즈비는 개인 통산 세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노린다.
캐나다가 ‘창’이라면 미국은 ‘방패’가 강하다. 아이스하키는 ‘골리(골키퍼) 놀음’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미국 골문을 지키는 코너 헬러벅(33·위니펙)은 NHL 최고의 수문장으로 꼽힌다. 정규시즌 최우수 골리가 받는 ‘베지나 트로피’를 3차례나 수상한 그는 지난 시즌엔 정규시즌 MVP까지 거머쥐었다.
오스턴 매슈스(미국)미국의 공격은 오스턴 매슈스(29·토론토)가 이끈다. 매슈스는 NHL에서 세 차례 득점왕에 올랐던 선수로 한때 맥데이비드의 라이벌로 불리기도 했다. 이번 시즌 초반 부진을 겪었으나 1월 이후 14경기에서 11골 7도움을 기록하며 득점력이 살아났다.
나란히 금메달 후보로 평가받는 양국의 여자 아이스하키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미국은 ‘캡틴 아메리카’ 힐러리 나이트(37·시애틀)를, 캐나다는 ‘캡틴 클러치’ 마리필리프 풀랭(35·몬트리올)을 앞세워 정상 등극에 도전한다.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만 10개를 목에 건 나이트는 여자 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 개인 통산 포인트 100점을 달성했다. 풀랭은 2010년 밴쿠버, 2014년 소치, 2022년 베이징 대회 결승에서 모두 결승골을 터뜨렸다.
NHL 선수 출전한 올림픽에서 캐나다-미국 상대 전적 캐나다가 4승 1패로 우위.
△1998 나가노 캐나다 4-1 미국(조별리그) △2002 솔트레이크시티 캐나다 5-2 미국(결승) △2010 밴쿠버 캐나다 3-5 미국(조별리그) △2010 밴쿠버 캐나다 3-2 미국(결승·연장전) △2014 소치 캐나다 1-0 미국(준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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