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간편결제시장 현실 모르는 금융당국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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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충현·경제부
송충현·경제부
“알리페이가 한국에서 영업한다고 해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쓰겠습니까? 차라리 간편한 신용카드를 쓰겠죠.” 중국의 알리페이, 미국 페이팔 등 해외 ‘공룡’ 전자결제업체의 한국시장 진출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금융당국의 대응은 이렇게 느긋하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한국인들이 물건을 살 때 현금이나 신용카드를 선호한다는 점을 들어 알리페이, 페이팔이 국내 금융시장에 당장 큰 위협이 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했다. 알리페이 등을 이용하려면 전자결제 시스템에 미리 신용카드나 계좌의 정보를 입력하거나 가상계좌에 돈을 충전해야 하는 만큼 한국 소비자들이 번거로운 결제 시스템을 많이 쓰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이는 급변하는 글로벌 금융환경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에 할 수 있는 설명이다. 해외에서는 스마트폰에 입력된 카드와 계좌정보를 이용해 쇼핑을 하고 송금하는 문화가 이미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잡아 가고 있다. 34개국에서 8억5000만 명이 이미 알리페이의 서비스를 쓰고 있다. 페이팔 회원도 198개국, 1억4000만 명에 이른다.

아직 초기 단계인 국내 모바일결제 시장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는 국내 모바일결제 금액이 지난해 4조7500억 원에서 올해 10조 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안이한 태도는 관련 정책을 추진하는 속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온라인결제와 송금서비스인 뱅크월렛 카카오는 금융당국의 보안승인 절차가 늦어지면서 1년 넘게 서비스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한 전자결제업체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이제 막 기지개를 켜고 있는 한국의 전자결제시장이 해외업체들에 잠식당하지 않도록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충현·경제부 balgun@donga.com
#간편결제#금융#알리페이#페이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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