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CJ 계열사간 부당거래 추적 “자산 230억 회사 917억에 팔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CJ그룹 오너 일가가 계열사의 자산가치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부당거래를 하고 일감을 몰아줘 이익을 챙긴 정황을 포착해 집중 수사 중인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검찰은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누나 이미경 CJ E&M 총괄부회장이 계열사 간 주식거래와 인수합병을 통해 계열사를 부당 지원해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를 이용해 자신들의 계열사 지분을 늘린 것으로 보고 있다.

CJ㈜는 2006년 홍콩에 세운 자회사 CJ글로벌홀딩스를 4년 뒤 CJ제일제당에 매각했다. 당시 230억 원가량의 자산을 보유한 이 회사는 917억 원에 팔렸다. 검찰은 CJ제일제당이 시세보다 비싸게 CJ글로벌홀딩스를 사들여 CJ㈜에 이익을 안겨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이 최대주주인 CJ㈜도 2005년 누나인 이 부회장이 경영하는 CJ아메리카의 부실 계열사를 인수해 60억 원가량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CJ그룹이 국내와 해외에 조성한 수천억 원대의 비자금을 주로 이 회장의 계열사 지배권을 확고히 하는 데 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CJ E&M 지분을 2010년 1만5795주(전체 지분 0.32%)에서 2013년 3월 현재 92만2309주(2.43%)까지 늘렸다. 또 2007년 12월 CJ㈜ 공개매수에 참여해 816만5399주(6646억 원어치)를 사들여 지분을 19.73%에서 50.36%로 끌어올렸다. 검찰은 또 이 회장이 비자금을 두 자녀에게 편법 증여했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또 경찰이 2008년 그룹 재무2팀장을 지낸 이모 씨의 집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휴대용 저장장치(USB)에서 이 씨가 관리하던 비자금 규모와 운용 내용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르면 이 씨는 비자금 220억 원 중 40억 원은 스위스계 은행에 예치했고, 60억 원을 예치할 예정이었다. 100억 원으로는 서미갤러리를 통해 미술품을 샀고, 20억 원은 돈세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CJ#부당거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