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모조품 만들어 국내 보내고… 진품은 李회장 美자택 보관”

동아일보 입력 2013-05-25 03:00수정 2013-05-2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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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檢, 이재현 CJ회장 재산도피 단서포착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해외 유명 미술작가 작품의 ‘위작(僞作)’을 이용해 수백억 원대의 차명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정황을 검찰이 포착해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CJ그룹은 서미갤러리 홍송원 대표와 주로 미술품을 거래해왔으나 위작을 이용한 재산도피에 홍 대표가 직접 관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CJ 측에서는 그룹 재무2팀장으로 차명재산 관리인이었던 이모 씨가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위작’은 유명 미술 작품을 진품처럼 베낀 그림이다.

CJ그룹의 국내외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이 회장의 지시와 그림 대금을 받은 미술품 거래상이 미국과 홍콩 등지의 유명 미술작품 경매처로 나가 작품을 구입한 뒤 위작을 만들어 국내로 들여온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위작을 이용해 국외로 재산을 빼돌린 것으로 보이는 거래는 2007년 5월부터 2008년 1월까지로 집중됐다. 이때 이 회장은 빌럼 데 쿠닝, 알렉산더 콜더, 마크 로스코 등 1점에 60억∼100억 원을 호가하는 작품들을 그린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34점이나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검찰은 이들 중 어떤 작가의 작품이 재산도피에 이용됐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르면 해외재산도피 금액이 50억 원 이상일 경우 무기징역이나 10년 이상의 징역형, 도피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일 경우 5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이 회장의 지시를 받은 미술품 거래상은 해외 경매에서 진품을 사서 이 회장의 미국 자택으로 보내고 위작은 한국으로 배송해 진품 거래가 실제 이뤄진 것처럼 꾸민 혐의를 받고 있다. 해외로 내보낸 금액에 상당하는 미술품이 실제 국내에 들어온 것처럼 위장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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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작을 이용해 진품을 빼돌린 혐의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미술품 대금만큼 해외재산도피 범죄가 성립한다. 이런 방식의 범죄는 그동안 재력가들이 종종 재산을 빼돌리기 위해 갤러리와 짜고 활용하는 수법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회장이 위작을 이용한 해외재산도피 범행을 지시하고 공모했다는 증거도 상당 수 확보했다. 최근 전 재무2팀장 이 씨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진품의 실제 배송처가 이 회장의 미국 자택이라는 점을 뒷받침하는 문서 등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미국 두 곳에 자택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또 2007년 5월 이 씨가 이 회장에게 복직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내면서 위작을 이용한 해외재산도피 계획을 실행한 상황을 알린 점도 확인했다. 당시 이 씨는 이 회장의 차명재산 중 170억 원을 유용한 사실이 드러나 회사에서 쫓겨난 상태였고 이 회장에게 적극적으로 복직을 부탁하고 있었다.

최창봉·장선희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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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CJ#재산도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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