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영예로운 제복賞 시상식]수상자들 “상금도 영예롭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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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제2회 영예로운 제복상 대상 수상자로 호명된 인천해양경찰서 해상특수기동대 전순열 경사(42)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없었다. 불법 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을 단속하다 희생된 고 이청호 경사와 고 박경조 경위를 생각해서인 듯했다. 그는 수상 소감을 묻는 기자에게 “두 사람의 숭고한 희생정신이 있었기에 제가 상을 받을 수 있었다”며 겸손해했다.

2011년 12월 중국인 선장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순직한 이 경사는 전 경사와 순경 임용 동기로 포항에서 함께 근무를 하기도 했다. 목포해경 소속이던 박 경위는 2008년 중국 어선을 검문하는 과정에서 중국 선원이 휘두른 둔기에 머리를 맞아 바다로 추락해 순직했다.

전 경사는 “상금 일부를 두 유족에게 위로금으로 전달하고 싶다”며 “남은 상금은 해양경찰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해성장학회에 기부하고 또 동아일보를 통해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쓰겠다”고 말했다. 대상 수상자로 전 경사가 호명된 순간부터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찍던 딸 예정 양(12)은 “아빠와 함께 매달 한 번씩 주말 비번일에 인천 장애인 보호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한다”며 웃었다.

우수상을 수상한 해군 특수전전단 3특전대대 김현중 소령(42·해사 50기)은 “부대 내에 난치병이나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고통받는 장병이 많다”며 “상금 절반은 해군을 위해 기부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 소령은 “8년 전 고속단정 폭발사고 때 부상이 너무 심해 부대에 남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특별한 배려를 받아 지금 해군 제복을 입고 있는 것”이라며 “이젠 내가 보답할 차례”라고 했다. 그는 순직자 부인 모임 등에도 상금 일부를 기증할 계획이다.

특별상 수상자인 강릉경찰서 과학수사팀 황규동 경사(44)는 “힘들게 공부하는 경찰 자녀들을 위해 상금 일부는 경찰 장학회에 내놓고 싶다”며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마음먹고 있었다”고 말했다. 강원 강릉에서 온 황 경사의 어머니 권미자 씨(70)는 “광부로 일하던 남편이 일찍 저세상으로 떠나 혼자 아들을 키웠는데 나라를 대표하는 당당한 제복인이 돼 줘 감사하다”며 아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권 씨는 아들이 호명되자 자리에서 일어나 눈시울을 붉히며 쉬지 않고 박수를 쳤다.

‘검은 베레모의 기부천사’로 불리는 육군 국제평화지원단 소속 강현서 상사(32·여)는 자신이 후원하고 있는 아프리카 어린이 8명을 먼저 챙길 계획이다. 이들은 박봉에 힘겨워하면서도 늘 국가와 이웃을 생각하는 우리 영웅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박희창·김준일 기자 ramblas@donga.com
#수상자#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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