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Leader]“코란 TV… 한 달 쓰는 배터리… 확실히 다릅니다”

  • 동아일보

중동에서 경전 코란 읽어주는 ‘코란 TV’ 출시
800시간 충전없이 쓰는 휴대전화 개발 등
고객의 실질적 가치창출 통해 글로벌 시장 선도

LG는 창립 후 63년간 소비자에게 ‘새롭고 차별화된 만족 제공하기’를 경영 목표로 삼아 왔다. 국내 최초의 화장품, 치약, 플라스틱, 라디오, 전화기, TV, 세탁기 등 시대별로 꼭 필요한 제품을 국산화해 대중적으로 보급했다.

“크림통 뚜껑이 너무 잘 깨진다”는 불평에 “깨지지 않는 뚜껑이 달린 크림통을 만들어야겠다”는 LG의 노력은 플라스틱 산업 진출로 이어졌다. 외국 제품이라 한번 고장 나면 수리가 어려워 발만 동동 구르는 모습을 보고 냉장고, 세탁기 등 국내 최초의 가전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LG의 고객경영이 체계화된 것은 1980년대 말 본격적인 글로벌 경쟁시대를 맞아 대대적인 경영혁신을 추진하면서부터다. LG는 창업이념인 ‘개척정신’과 ‘연구개발’을 진일보시켜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라는 개념으로 재정립했다.

1992년부터 매년 4월을 ‘고객의 달’로 삼아 그룹의 새로운 경영이념을 효과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전 계열사가 참여하는 범그룹 차원의 경영이념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후 LG의 고객경영은 2005년 LG 임직원의 사고와 행동의 기본이 되는 ‘LG 웨이’의 핵심 개념으로 자리 잡았다. 구본무 LG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고객가치 혁신을 선도하는 ‘테크놀로지 컴퍼니’가 미래 LG의 모습”이라며 “고객이 인식하지 못한 기대까지 찾아내 실질적인 가치 창출을 통해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LG 계열사는 각자 고객에게 차별화된 만족을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 중이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중동에서 이슬람 경전 코란을 읽어주는 ‘코란TV’를 출시했다. 코란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는 코란 경전이 내장돼 있어 사용자가 원하는 장에 접속해 코란을 들을 수 있다. 이 TV는 월 2000대 이상 판매되는 등 인기몰이 중이다.

중국에서도 현지 트렌드에 맞춘 제품 디자인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중국인의 대부분이 빨래하기 전에 소독을 먼저 한다는 점을 고려해 세제 투입구 옆에 소독제 투입구를 따로 만든 ‘프라임(PRIME)’ 세탁기를 선보였다. 이 세탁기는 지난해 4월 출시 이후 판매 목표치인 6만 대를 훌쩍 뛰어넘어 9만 대가 팔리는 기록을 남겼다. 중국 프리미엄급 세탁기 점유율도 8%에서 14%로 뛰어올랐다.

인도에서는 충전하지 않아도 800시간 이상(약 한 달 사용 가능) 배터리가 유지되는 휴대전화를 개발해 선보였다. 인도에는 전기 시설이 제대로 안 되어 있는 곳이 많아 충전을 하기 힘들다는 고객 불만에 따른 것이다. 러시아에서는 휴대전화를 외투 깊숙이 넣고 다녀도 휴대전화 벨 소리가 잘 들릴 수 있도록 기존 제품보다 10∼20% 정도 벨소리가 큰 제품을 선보였다.

통합LG텔레콤은 1일 사명을 ‘LG U+(LG유플러스)’로 바꾸고 ‘탈통신 세계 일등 기업’으로의 출항을 공식 선언했다. ‘LG U+’의 비전은 장소와 단말기에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다양한 정보기술(IT) 기기를 연결해 주는 ‘U컨버전스’를 이루는 것이다.

IT서비스 회사 LGCNS는 ‘그린 IT’를 구현해 소비자의 IT 비용을 절감시킨다는 계획이다. LG CNS는 ‘상암IT센터’와 ‘가산센터’를 중심으로 그린 IT 요건에 맞는 차세대 데이터센터를 구현해 가고 있다. 스토리지,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는 데 지역난방공사에서 만든 냉각수를 공급받아 사용함으로써 냉방에 사용되는 전력 사용량을 절반으로 낮췄다.

LG화학은 ‘솔루션 파트너’ 활동으로 개발, 판매, 폐기까지 고객사의 전반적인 프로세스에 대해 문제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연구, 생산, 영업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고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지원을 받은 고객사는 지난 3년간 130여 개 업체에 달한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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