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칼럼]국가대표 기업과 국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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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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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P원유유출-도요타 리콜
영국-일본 전체 이미지 타격

현지인 임원 채용 확대 등
평소 ‘다양성 경영’ 강화해야

국가대표 기업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 영국계 글로벌 기업인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은 미국 멕시코 만 원유 유출사건으로 사면초가에 놓였다. 방제작업과 보상에 천문학적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BP의 유동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앞서 세계 최대 자동차회사로 등극했던 일본 도요타는 리콜사태로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

BP와 도요타는 각 국가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 기업의 실적이 출신지역의 ‘국가자산(nation equity)’을 형성하기도 하고 해당 국가자산의 영향을 직접 받기도 한다. 이른바 ‘원산지효과(country of origin effect)’다. 독일 자동차에 효율성과 신뢰성이라는 독일의 국가자산 이미지가 투영되는 식이다. 특정 국가와 특정 산업의 연관성이 클수록 원산지 효과는 더욱 커진다.

문제는 이번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원산지효과가 평상시에는 기업과 국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위기 때에는 상황을 악화시키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특정 국가를 상징하는 간판기업일수록 그렇다. 도요타의 리콜사태는 일본 기업의 신뢰성 문제로 번졌고 ‘일본 때리기(Japan bashing)’ 논란을 불러왔다. 최근에는 BP가 비슷한 상황에 놓였다. 파이낸셜타임스 등 영국 언론들은 BP 주주의 40%가 미국인인데도 태생이 영국이라는 점 때문에 지나친 비판을 받고 있다는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심지어 미국 정부로 향하는 비난의 화살을 외국계 기업에 돌리려고 한다는 음모론까지 제기됐다.

국가 대표기업의 수난은 원산지효과가 ‘양날의 칼’이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국가 차원에서 본다면 기업브랜드를 통해 국가자산을 축적하고 이를 통해 기업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는 선순환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기업 차원에서도 위기로 인해 나타나는 원산지효과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슬플 때는 문제의 원인을 주변 정황에서 찾지만 분노했을 때는 다른 사람 등 인간적 요인에서 찾는 경향이 높다고 한다. BP 사례처럼 대중의 공분을 사는 사건이 터졌을 때 비난의 화살은 개별 기업이나 사람으로 향할 공산이 크다. 원산지효과가 강하다면 해당 국가의 이미지를 가진 기업 모두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원산지효과의 부정적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안으로 현지인 임원을 늘리고 현지의 목소리를 경영에 적극 반영하는 ‘다양성(diversity) 경영’을 꼽고 있다. BP 이사회가 미국인의 목소리를 더 많이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과 인적 구성을 갖췄다면 “외국 기업이 사고를 친 뒤에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식의 비난은 피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다양성 경영은 의사결정의 질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한국도 국가자산을 축적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기아자동차 등 이름만 대면 세계시장에서 통하는 글로벌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리스크도 커졌다. BP와 도요타를 때린 원산지효과의 부정적 영향이 언제 한국으로 향할지 모른다. 문제는 단기간에 다양성 및 현지화 경영 체제를 도입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현지화 경영을 제대로 실행하려면 기업문화까지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BP와 도요타의 일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방관할 수 없는 이유다.

박용 미래전략연구소 경영지식팀 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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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만을 위하여’… 기업들의 약속 진심일까?/▼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

기업들은 저마다 고객과의 약속을 내걸고 있다. 그러나 이 약속이 ‘립 서비스’ 수준에 그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고객과의 약속을 지속가능한 성장의 원 천으로 삼은 기업으로는 P&G가 꼽힌다. P&G는 스테디셀러 세제인 ‘타이드’를 1946년 출시할 때 다른 어떤 제품보다 더 깨끗하게 세탁을 해주겠다고 고객과 약속했다. 이는 오해의 여지가 없는 분명한 약속이었다. 또 P&G는 해 가 바뀌면서 액상 타이드, 표백 타이드, 울트라 농축 타이드 등 끊임없이 세탁력이 개선된 제품을 내놓았다. P&G는 매년 한 차례씩 개선된 제품을 내놓은 덕택에 60여 년간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다. 이처럼 고객과의 약속은 매우 구체적이면서 고객이 재해석할 여지가 없어야 한다. 이러한 고객과의 약속을 조직 전체가 받아들였는지 확인해보려면 중간관리자에게 그것을 설명해보라고 하면 된다. 또 고객에게 자사 브랜드가 최선의 선택인지, 다음 달에도 혹은 내년에도 같은 선택을 할지 물어봐야 한다. 고객과의 약속을 어떻게 제시하고 실행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한다.

버핏이 기업인수 과정에서 꼭 고용하는 사람은? / ▼맥킨지 쿼털리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은 기업 인수를 추진할 때 사사건건 딴죽을 거는 사람을 일부러 고용한다. 버핏은 기업 인수 시 자신이 원래 갖고 있었 던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반론을 많이 듣고 있다. 이런 반대 의견을 내놓는 이른바 ‘반대파 고문(adviser against deal)’은 거래가 성사되지 않을 때에만 큰 보상을 받을 수 있다. 1990년대 GE 회장이었던 잭 웰치는 인 터넷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편견을 갖고 있다는 점을 알아차리고 자신보다 25세나 어린 젊은 인물을 자신의 고문으로 영입했다. 타인의 도움 없이 편견을 줄이기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두 사례는 모두 의사 결정 시 개인적인 이해관계나 감정이 판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방법이다. 모든 인간은 매우 분석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려 하는 순간에도 직감의 영향을 받는다. 의사 결정 과정에서 직감의 영향을 원천적 으로 차단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경영자가 직감에 따른 판단 오류를 줄이려면 직감을 신뢰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미리 살피는 게 효과적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솔루션을 소개한다.

블루오션 전략만 좇다간 가랑이 찢어진다! /▼Strategy+

블루오션을 선(善)으로, 레드오션을 악(惡)으로 여기면 곤란하다. 설렁탕 전문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업가가 있다고 가정하자. 장사가 안 돼 고민 중인 이 사업가에게는 2가지 전략적 선택이 있다. 첫째, 현 상황을 획기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설렁탕 요리법을 개발하는 전략이다. 얼핏 보면 매력적이지만 성공 확률이 낮다. 둘째, 설렁탕을 잘 만드는 식당에 가서 성공 비결을 배우 는 벤치마킹 전략이다. 제대로만 하면 성공 확률이 높다. 이처럼 무조건 블루오션에 해당하는 첫 번째 방안보다는 레드오션에 해당하는 두 번째 전략이 필요할 때가 많다. 그렇다면 블루오션 전략이 필요할 때는 언제일까? 이 식 당이 최고의 맛을 내고 있는 상황이어서 한 차원 더 높은 설렁탕을 만들어야 할 때다. 예전에는 영양가가 많은 진한 설렁탕 국물이 인기였다면, 웰빙 시대에는 칼로리가 낮고 담백한 설렁탕 국물이 한 수 위일 수 있다. 블루오션 전략은 일류 기업에 적합하고, 아직 이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이류 기업은 레드오션에 있는 일류 기업을 벤치마킹하는 전략이 적절하다. 블루오션 전략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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