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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5월 9일 2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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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대선 후 박 전 대표를 ‘국정의 동반자’라고 했지만 과연 그런 대접을 했는지 의문이다. 박 전 대표는 공천 파문 때 “나도 속았고, 국민도 속았다”고 했지만, 그 자신이 이 대통령에게 협력하는 자세를 먼저 보인 적도 없다. 이런 두 사람이 화합이니, 신뢰 회복이니 해봐야 국민에겐 ‘언제 또 깨질지 모를 그릇’처럼 비칠 가능성이 높다. 두 사람이 차라리 솔직하게 ‘이익을 맞교환하는 거래’나마 잘하는 것이 정국안정에 조금쯤은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박 전 대표는 친박 인사들의 조건 없는 복당을 요구하고 있다. 그것만 수용되면 당 대표 자리도 포기하겠다고 했으나 진정 사심(私心)이 없다고 말할 수 있는가. 이 대통령은 인사 잡음과 국정 난맥 등으로 29%까지 추락한 지지도를 만회하기 위해 박 전 대표의 도움을 바라고 있다. 그렇다면 두 사람이 손을 잡지 못할 이유가 없다.
문제를 고상하게 풀려고 고민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거래를 한다는 ‘실용적’ 자세로 만나는 편이 현실적이다. 두 사람이 어떤 식으로든 막힌 관계를 풀어 ‘윈-윈’하는 것이 민생안정에도 보탬이 된다면 많은 국민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국가대사(大事)도 아닌 여권(與圈) 내 힘겨루기 때문에 정권교체의 의미마저 퇴색한다면 차기(次期)를 꿈꾸는 박 전 대표에게도 결코 득이 안 될 것이다. 김용갑 의원이 정계를 떠나면서 박 전 대표에게 “보수정당이 10년 만에 정권을 잡았는데 힘을 모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고 말한 뜻을 잘 새겨볼 필요가 있다.
이 대통령은 박 전 대표와의 만남을 짧은 기간에 이반한 민심을 되돌릴 계기로 삼아야 한다. 박 전 대표를 배제하고는 정권이 순항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이제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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