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카페]한국의 ‘버즈 두바이’는 언제쯤…

  • 입력 2008년 3월 7일 02시 47분


최근 국내 건설업체들이 활발히 진출하고 있는 중동 플랜트시장을 취재하던 중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를 들렀습니다. 대부분의 다른 중동 국가가 유가 상승에 따른 오일 머니로 발전하는 것과는 달리 적극적으로 외자를 유치해 ‘중동의 허브’로 급성장하는 곳이어서 놓칠 수 없었지요.

두바이는 듣던 대로 ‘거대한 공사장’으로 신축 고층빌딩의 골조가 숲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시내 도로는 확장공사나 전철공사 때문에 파헤쳐진 곳이 많아 온종일 교통 체증을 앓았습니다.

활력 넘치는 두바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연 ‘버즈 두바이’ 빌딩이었습니다. 국내 업체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짓고 있어 뿌듯한 자부심을 느끼게 해 주는 것도 한 이유였지요.

현재 지어진 철골조 높이(159층·604m)만으로도 세계 최고층 빌딩인 대만 ‘타이베이 101’(508m)보다 96m 높습니다. 2005년 2월 시작된 공사가 내년 6월 마무리되면 높이가 800m를 넘는다고 합니다.

버즈 두바이는 두바이의 랜드마크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세계 자본이 몰려드는 이곳에서 ‘두바이의 개발과 성장’을 상징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서울의 랜드마크는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습니다. 가장 높고 화려한 건물을 꼽으라면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삼성동 ‘아이파크’ 등이겠지요.

“하지만 ‘부동산 거품’의 이미지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이들 주상복합건물이 서울의 역동성을 온전히 상징하고 대표한다고 할 수 있을까…랜드마크라고 하려면 동북아 허브를 꿈꾸는 미래도시의 이미지에 걸맞은 건물이어야 하지 않을까…용산구 국제업무지구에 152층(높이 620m)짜리 빌딩(가칭 드림타워)이 들어서는 2018년까지 기다려야 할까….” 이런 상념들이 머릿속을 오갔습니다.

한국도 두바이처럼 외국 기업의 투자가 몹시 목마른 처지입니다. 귀국하는 기내에서 한국에도 버즈 두바이처럼 외자 유치에 기여하는 랜드마크 빌딩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이태훈 경제부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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