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남의 아내와 결혼했다?…출산 사실 숨긴 채 동거

  • 입력 2006년 4월 25일 03시 03분


코멘트
전북 전주시에 사는 A(26) 씨는 2002년 봄 아내 B(24) 씨와 동거를 시작해 딸을 낳은 뒤 단란한 가정을 꾸려 왔다.

A 씨는 그동안 여러 차례 혼인신고를 하려고 했지만 아내는 번번이 “안 해도 된다. 천천히 하자”고 피했다.

딸의 미래를 위해 더는 미룰 수 없다고 생각한 A 씨는 2004년 1월 구청을 찾아 아내의 주민등록등본을 발급받고는 깜짝 놀랐다.

동거를 시작하기 1년 반 전인 2000년 12월경 아내가 김모 씨와의 사이에 쌍둥이를 출산했다고 기재돼 있었기 때문.

A 씨는 딸을 위해 조용히 혼인신고를 마치고 아내에게도 캐묻지 않았다. 지난해 3월에는 둘째 딸을 낳았다.

아내는 두 달 뒤 갑자기 집을 나갔다. 1년이 다 된 지금까지도 연락이 닿지 않는다.

A 씨는 결국 법원에 이혼소송을 신청했다. 전주지법 가사1단독(최은주 판사)은 24일 “B 씨가 두 아이의 출산 사실을 숨긴 채 동거를 시작한 점이 인정된다”며 A 씨의 손을 들어 줬다.

최 판사는 “두 가정의 아이들을 놓고 고민하던 B 씨가 형편이 더 어려운 쌍둥이 자녀를 돌보려고 가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전주=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