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임대업 부자가 왜 8번이나 도둑질?

  • 입력 2006년 4월 1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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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경찰서는 2월 27일 동대문구 회기동 조모(23) 씨의 집에 들어가 현금 40만 원과 노트북컴퓨터, 디지털카메라, 손목시계 등 4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절도)로 정모(42) 씨를 14일 붙잡았다.

정 씨는 지난해에도 야간주거침입 혐의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는 등 지금까지 7차례의 절도 및 주거침입으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동대문 일대의 절도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정 씨를 붙잡아 자백을 받으면서도 의아해 했다.

정 씨가 빌라 임대업을 하면서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아파트에 살고 BMW 승용차를 몰고 다닐 정도로 부유하기 때문.

경찰은 정 씨가 “‘해리성 정체장애(解離性 正體障碍)’를 겪고 있으며 아기동자가 나를 조종한다”고 진술하자 그제야 조금 이해가 갔다.

‘다중인격장애’라고 불리는 해리성 정체장애는 한 사람 안에 둘 이상의 인격이 공존하는 정신질환. 오랫동안 내부적으로 형성된 정신 상태가 일시적으로 그 사람의 전체를 조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이 질환을 앓는 환자의 90% 이상이 어린 시절 육체적 또는 성적 학대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정 씨의 정신감정을 의뢰할 예정이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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