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軍을 軍답게 만들어야 한다

  • 입력 2005년 3월 22일 18시 23분


어제 대장급 군(軍) 수뇌부 인사가 단행됐다. 이상희 합동참모회의 의장, 김장수 육군참모총장, 남해일 해군참모총장이 새 얼굴이다.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과 육군 1·2·3군 사령관도 새 인물로 바뀌었다. 군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를 계기로 정부가 추진 중인 국방개혁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새 수뇌부는 변혁기의 우리 군을 슬기롭게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떠맡게 된 셈이다.

새 수뇌부에 주어진 가장 중요한 과제는 군인정신을 다시 세우는 일이다. 법정 다툼으로 비화된 육군 장성인사 비리 의혹, 최근 사회문제로 부각된 군내 자살사건 등은 위아래를 막론하고 정신무장이 느슨해진 데서 비롯된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부정비리도 근본적으로는 군인의 본분을 망각한 소치다. 이런 사건사고가 다시 군 사기를 떨어뜨리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새 수뇌부는 무엇보다 군을 군답게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확고한 군인정신은 산적한 난제(難題)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도 절실하다. ‘협력적 자주국방’이라는 명제 아래 추진 중인 전력(戰力) 증강, 국방부 문민화(文民化), 병력 4만 명 감축, 군 사법개혁 등이 그것이다. 어느 것 하나 만만치 않은 목표들을 놓고 수뇌부가 중심을 잡지 못하면 군 조직 전체가 흔들릴 우려가 있다.

수뇌부 스스로 강력한 내부 개혁을 단행하는 한편 외부에서 군을 흔드는 부당한 개입과 간섭은 과감하게 차단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선 정치권에 할 말을 하는 용기도 있어야 한다. 수뇌부가 그런 모습을 보여줄 때 군이 살고, 국민의 신뢰를 높일 수 있다.

우리 군이 강군(强軍)으로 거듭 나는 것은 국민 모두의 희망이다. 그 일차적 책임이 새 수뇌부에 있다. 새 수뇌부는 위국헌신(爲國獻身)의 자세를 가다듬어 국민 여망에 부응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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