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 속의 오늘]1955년 스티브 잡스 출생

  • 입력 2005년 2월 23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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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는 기껏해야 1년에 5대 이상 팔리지 않을 것이다.”(1943년 토머스 잡슨 IBM 사장).

최대의 컴퓨터업체 사장조차 컴퓨터가 책상 위의 필수품이 되리라고는 예상 못했다. 하지만 1976년 등장한 퍼스널 컴퓨터 ‘애플’이 그 선입견을 깼다. 혁명의 주인공은 21세의 고졸 엔지니어 스티브 잡스. 지금도 디지털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실리콘밸리의 풍운아’다.

1955년 2월 24일 출생한 잡스는 입양아였다. 휼렛패커드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컴퓨터를 배웠고, 자기 집 창고에서 애플을 만들었다.

그러나 거대기업 IBM은 PC를 출시하면서 잡스 대신 빌 게이츠와 손잡고 도스(MS-DOS)를 운영체제로 삼았다. 잡스는 “우리는 최고의 제품을 만든다. 호환성 따위는 필요 없다”며 고독한 개발자의 길로 접어든다.

1984년 그는 ‘매킨토시’를 내놓았다. 모니터에 떠 있는 화살표를 ‘마우스’로 움직이는 방식이 처음 도입됐다. 타자 치듯 명령어를 입력해야 했던 도스는 기가 죽었다. 그러나 여전히 IBM과의 호환 문제가 발목을 잡았고, 영악한 게이츠는 ‘윈도’를 개발해 매킨토시의 장점을 흡수한다.

한편 애플이 영입한 전문경영인 존 스컬리는 1985년 창업자를 축출하는 쿠데타에 성공한다. 쫓겨난 잡스는 엉뚱하게도 할리우드에 뛰어들었다. 3차원 디지털 애니메이션의 싹수가 보이던 ‘픽사’를 인수한 것. 그의 상상력은 ‘토이 스토리’의 성공으로 빛을 발했다.

그사이 추락할 대로 추락한 애플은 1996년 다시 잡스를 찾았다. 그는 금의환향했지만 시장에선 이미 애플용 소프트웨어와 부속기기가 자취를 감췄다. “그렇다면 우리만의 완결품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그는 ‘아이맥’을 선보인다. 모니터, 키보드, 소프트웨어가 일체형인 아이맥은 돌풍을 일으켰고 애플은 살아났다.

최근 초대용량 MP3 플레이어 ‘아이포드’로 디지털 음반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잡스. 많은 전문가들은 ‘게이츠가 유능한 사업가라면 잡스는 기존 관념을 깨는 선각자’라고 평가한다. IBM이 ‘생각하라(Think)’는 모토를 내세울 때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는 광고로 받아쳤던 ‘삐딱이’가 바로 잡스 아니던가.

김준석 기자 kjs35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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