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라이트]“386, 업그레이드 돼야”…자유연대 창립 토론회

  • 입력 2004년 11월 23일 23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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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연대 창립식 및 기념토론회가 2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회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박영대기자 sannae@donga.com
자유주의연대 창립식 및 기념토론회가 2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회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박영대기자 sannae@donga.com


“우리가 지금 ‘386’의 업그레이드를 강력히 열망하는 것은 크게는 한국사회를 위해서지만 작게는 386의 건강함을 회복해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서입니다.”

2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자유주의연대’ 창립식 및 기념토론회가 열렸다.

200여명이 참석한 이날 토론회에서 발표자들은 과거의 386이 업그레이드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지고 사회적으로 무기력한 존재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386에 대한 성찰적 회고’를 발표한 최홍재(崔弘在) 자유주의연대 운영위원은 “지금 386들은 1980년대 습득했던 가치를 진보라 믿으며 실현하려 하고 있다”며 “이들은 잃어버린 시간을 넘어 국민 모두를 혼돈의 시간 속으로 끌고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위원은 또 “강력한 이념세대였던 386은 중국이 문화혁명의 광기를 진정시키고 개혁개방의 길로 접어들었을 때 리영희 교수의 책을 읽고 문혁을 동경했으며, 소련이 체제모순을 견디다 못해 개혁개방의 길로 나서는 시점에 소련 국정교과서인 ‘세계철학사’를 습득하고 실천이념으로 전환시키는 등 심각한 지적빈곤, 문화지체 현상을 빚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치권으로 진출한 386들이 비록 현재는 김일성주의를 신봉하거나 북한화 통일, 사회주의를 추구하지는 않지만 반미친북적 성향과 사고, 그리고 80년대식 사고의 틀을 갖고 현실사회와 역사를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은 이어 “정치권에 진출한 386은 세계화와 지식사회화, 자유주의의 한국적 수용, 세계 인권시장에 기여한다는 진보적 가치를 실현하는 대신 좌파적 시각으로 과거를 해석하며 지지세력의 결집과 편가르기만 초래하고 있다”며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그들이 스스로를 도덕적이고 정의로우며 그것이 애국이라고 진지하게 믿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유주의연대 대표를 맡고 있는 신지호(申志鎬) 서강대 겸임교수는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갈 수 있는 유일한 처방전은 자유주의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의 갈등수준은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다”며 “구우파(old right)와 구좌파(old left)라는 저급한 선악이분법과 색깔론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자유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신 교수는 투자는 않고 무임승차하려는 ‘얌체 보수’, 중도 운운하면서 전선의 성격을 흐려놓는 ‘회색 지식인’, 입으로는 자유를 말하면서 행동에 나서기를 주저하는 ‘강단 자유주의자’ 등을 언급하면서 “그들은 우리의 진정한 벗이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신 대표는 또 “미국식 네오콘(신보수주의자), 신자유주의와 우리의 ‘뉴라이트’ 운동은 다르다”며 “한국의 자유주의자들에게는 ‘시장의 인간화’라는 다소 모순된 과제가 부여돼 있으며 이런 점에서 우리는 ‘상생의 자유주의’ ‘공동체적 자유주의’를 추구한다”고 밝혔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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