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큼 과묵하던 ‘코끼리 감독’이 달라졌다. 17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4차전을 앞두고 김 감독은 경기 시작 1시간 전에 더그아웃에 나와 취재진과 얘기를 나누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일(一)자’를 그리던 입에선 농담까지 쏟아져 나와 주위의 폭소를 자아내게 했다. “삼성을 떠난 이승엽 마해영 같은 거포들이 아쉽지 않느냐”는 물음에 “죽은 자식 ×× 만지는 거나 똑같은데 생각해 뭐해”라며 맞받아쳤고 “지키는 야구에 긴장하다보면 오줌이 질금질금 나온다”며 웃었다.
김 감독의 이런 변신은 전날 3차전 승리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신했기 때문. 게다가 포스트시즌 들어 수제자 선동렬 수석코치의 투수 운용도 흡족하다. 에이스 배영수의 컨디션을 고려해 1차전 대신 2차전 선발로 내보내 분위기를 되살렸고 3차전에선 중간계투 권혁의 호투로 한발 앞서나갈 수 있었던 것.
이날 삼성이 한국시리즈 티켓을 따낸 것을 보면 22년 경력의 노감독의 감은 아직 살아있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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