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한은총재 “콜금리 내리면 돈 해외유출 우려”

  • 입력 2004년 10월 7일 18시 07분


코멘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0월 중 콜금리(금융회사간 하루짜리 대출금리) 운용목표를 현재의 연 3.50%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7일 결정했다. 시중금리 수준의 지표가 되는 콜금리는 8월 연 3.75%에서 3.50%로 0.25%포인트 인하된 이후 두 달 연속 동결됐다.

박승(朴昇) 한은 총재는 콜금리 동결과 관련해 “투자 부진으로 자금수요가 없는 상황에서 금리를 더 내릴 경우 부동산가격을 끌어올려 자산 거품현상과 국내자금의 해외유출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박 총재는 “풍부한 자금이 투자에 쓰이지 않고 채권시장으로 몰려들면서 국내 장기금리가 미국 금리보다 더 낮아지는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 발생했다”며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자금운용의 단기화와 국내자금의 해외유출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소비자물가가 계속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데다 고유가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도 만만치 않아 물가안정 노력을 게을리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박 총재는 “현재 국내 경기는 전반적으로 하향세가 우세하고 당분간 이런 상황이 더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올해 5% 내외의 경제성장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통화위원회가 콜금리를 동결하자 채권금리가 급등했다.

7일 한국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채권시장에서 지표금리인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0.17%포인트 오른 연 3.63%로 마감됐다. 5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0.19%포인트 오른 3.77%, 10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도 0.20%포인트 뛴 4.14%를 나타냈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