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박빙 선두다툼 삼성-현대,개인타이틀 놓고 ‘으르렁’

  • 입력 2004년 10월 5일 1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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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23년 역사에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왕이 같은 팀에서 나온 적은 딱 한번. 93년 삼성 김성래가 MVP의 영예를 안았고 당시 같은 팀 루키였던 양준혁이 신인상을 받았었다.

그로부터 11년이 흐른 올해 삼성의 두 스타가 이 전통을 이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오른손투수 배영수(23)는 강력한 MVP후보이며 사이드암 권오준(23)은 최고 신인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

배영수는 4일 현재 17승1패로 다승 공동 선두에 올라 있으며 승률은 0.944로 단독 1위. 최고의 한해를 보낸 배영수는 96년 구대성(당시 한화) 이후 8년 만에 투수 MVP를 꿈꾼다.

예비역 병장 출신으로 중고 신인인 권오준은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11승(5패)을 올리는 활약을 펼쳤다.

배영수는 현대 브룸바와 MVP를 다투며 권오준은 역시 현대의 오재영과 신인왕 타이틀을 놓고 맞서 있다. 93년 양준혁과 김성래도 당시 해태의 선동렬과 이종범을 각각 제쳤다. 삼성-해태의 싸움이 삼성-현대로 바뀐 셈.

98년 우즈 이후 용병으로는 통산 두 번째 MVP에 도전하는 브룸바는 4일까지 타율(0.342) 출루율(0.464) 장타력(0.608)에서 1위에 올라있고 홈런(33개) 타점(105점) 최다안타(162개)에선 2위. 배영수에게 전혀 손색이 없는 기록.

하지만 MVP의 보증수표인 홈런 부문에서 최근 7년 동안 가장 적은 개수를 쳐내 강한 인상을 남기는 데 실패한 게 약점.

고졸 신인 오재영은 10승(9패)을 모두 선발로 채우기는 했어도 권오준에게 승수는 물론 평균자책(3.99-3.23)과 탈삼진(113개-142개) 등에서도 밀린다. 게다가 권오준은 병역 비리 태풍 속에서 당당히 군 복무를 마치고 현역에 복귀했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한편 투수가 MVP와 신인상을 모두 휩쓴 것은 84년 최동원(당시 롯데)-윤석환(당시 OB), 86년 선동렬(당시 해태)-김건우(당시 MBC), 89년 선동렬-박정현(당시 태평양)등 세 차례.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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