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지난해 12월 10일 ‘중국의 라틴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정책 문건’을 9년 만에 개정하면서 이런 내용을 포함시켰다. 미국의 앞마당으로 통하며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중남미 국가와의 유대를 강조하며 적극적인 영향력 확대에 나선 것. 이처럼 중남미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가 미중 갈등과 맞물려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의 원인으로 작용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향후에도 미중의 중남미에서의 영향력 확대 경쟁이 두 나라의 갈등 배경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중국은 미국의 제재에도 베네수엘라가 수출하는 원유의 약 80%를 사들이며 경제 협력을 이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시절인 2019년 베네수엘라 국유 석유 기업들을 제재했지만 중국은 그림자 선단을 동원해 원유를 지속적으로 수입했다. 콜롬비아 싱크탱크인 안드레스 벨로 재단이 2023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이후 중국은 중남미 각국에 총 1360억 달러(약 197조 원)의 막대한 자금을 빌려줬다. 이 중 절반에 가까운 620억 달러(약 90조 원)가 베네수엘라에 제공됐다.
중국 외교부는 4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체포된 것과 관련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미국이 마두로 대통령 부부의 신변 안전을 보장하고, 즉시 이들을 석방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마두로 대통령이 체포되기 전날인 2일에도 추샤오치(邱小琪)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담당 특별대표를 특사로 베네수엘라에 파견했다.
베네수엘라 외에도 중남미의 상당수 국가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에 참여해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남미 최대 규모의 심해항인 페루의 창카이항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초 미중이 파나마 운하 운영권을 놓고 갈등을 빚은 데는 앞서 파나마 정부가 2018년 중남미 국가 중 처음으로 일대일로에 참여한 영향이 컸다. 그동안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콜롬비아도 지난해 5월 일대일로에 공식 참여를 선언했다. 당시 중국은 브릭스 신개발은행(NDB)과 함께 콜롬비아 등 중남미 전역에 350억 달러(약 51조 원)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과 중남미 국가들의 경제 교류가 확대되면서 교역량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은 미국과 관세 전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하는 대신에 대두 수입량의 약 80%를 브라질에서 조달했다. 중국의 구리 수입량에서도 칠레와 페루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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