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테니스 머신’ 페더러…US오픈 정상에

  • 입력 2004년 9월 13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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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승리였다.

정상에 오르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1시간53분.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을 뿐 아니라 1, 3세트에서는 단 한 게임도 빼앗기지 않았다.

‘알프스의 사나이’ 로저 페더러(23·스위스). 세계 1위인 그는 13일 뉴욕에서 열린 US오픈테니스 남자단식 결승에서 4번 시드 레이튼 휴잇(호주)을 3-0(6-0, 7-6<7-3>, 6-0)으로 가볍게 눌렀다.

이 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한 페더러는 올해 호주오픈과 윔블던에 이어 한 해에 4대 그랜드슬램대회 가운데 3개 우승컵을 휩쓸었다. 한 해에 그랜드슬램대회 3관왕은 1988년 마츠 빌란더(스웨덴) 이후 16년만. 1881년 시작된 이 대회 남자단식 결승에서 두 세트를 6-0으로 이긴 경우는 페더러가 124년 사상 처음이다.

그는 또 갖가지 진기록도 세웠다. 95년 피트 샘프러스(미국) 이후 처음으로 윔블던과 US오픈을 잇달아 제패했고 그랜드슬램대회가 오픈대회로 치러진 1968년 이후 처음으로 결승에 4차례 올라 모두 이겼다. 또 최근 결승에서 단 1패도 없이 11연승을 달렸고 톱10에 드는 선수를 상대로 17연승을 질주했다.

서브 발리 스트로크 뭐 하나 약점이 없어 상대에 따라 플레이스타일을 바꿔가는 페더러는 한 시대를 풍미할 스타라는 찬사를 듣고 있다. 자신의 우상인 아트 사커의 지휘자 지네딘 지단(프랑스)처럼 아트 테니스를 구사하는 그는 최근 6개 그랜드슬램대회에서 4차례 패권을 안은 상승세를 앞세워 샘프러스가 갖고 있는 메이저 최다 타이틀 기록(14회)마저 넘어설 기세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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