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교과서 왜곡 반대 이에나가교수 별세

  • 입력 2002년 12월 1일 22시 43분


일본의 역사 왜곡을 바로잡기 위해 교과서 검정제도 등에 맞서 평생 싸워온 일본 역사학자 이에나가 사부로(家永三郎) 도쿄교육대 명예교수가 지난달 29일 별세했다. 향년 89세.

그는 1965년 문부성의 교과서 검정제도에 항의하는 첫 소송을 제기한 이후 32년 동안 검정제도 개선을 위해 법정싸움을 벌여온 집념의 학자로 유명하다. 그는 소송과정에서 일본의 전쟁책임과 전후 교육문제를 둘러싼 일본사회의 인식에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1962년 자신이 집필한 고교용 ‘신일본사’ 교과서가 태평양전쟁 등 일본의 침략행위를 기술했다는 이유로 검정에서 불합격된 데 불복,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특히 84년 제기한 3차 소송에서는 문부성이 자신이 집필한 교과서 검정과정에서 ‘731부대’ ‘난징(南京) 대학살’ 등 네 부분을 삭제하라고 요구한 것은 부당하다며 소를 제기, 97년 최고재판소로부터 “검정제도 자체는 합헌이지만 ‘731부대’ 등 삭제 요구는 정부의 재량권을 넘어선 위법”이라는 일부 승소판결을 이끌어냈다.

평생에 걸친 그의 법정 싸움을 계기로 일본 역사교과서에는 침략행위에 대한 기술이 늘어나기 시작했으며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엔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되기도 했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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