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부,이라크 침공안 부시에 제출

  • 입력 2002년 9월 22일 16시 19분


미국 국방부는 B-2 폭격기를 동원한 공습에 이어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구체적인 이라크 공격방안을 마련,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제출했다.

뉴욕타임스가 21일 첫 보도하고 다른 외신들이 잇따라 확인한 이 전쟁계획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낮이 짧고 기온이 낮아 야간 공격에 유리하고 군인들이 화생방복을 입고 작전하기 편한 1월과 2월을 지상 공격을 위한 최적기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타임스는 토미 프랭크스 미 중부군 사령관이 부시 대통령의 유엔(UN) 총회 연설전인 9월 초 이같은 공격 방안을 담은 전쟁계획을 제출했다면서 이 기밀 문서는 지금까지 국방부가 부시 대통령에게 제출한 것 중 가장 구체적인 계획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은 지금 선택안을 가지고 있다"고 확인한 뒤 "그러나 아직 어떠한 결정도 내린 바 없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은 2000 파운드의 위성 유도폭탄을 실은 B-2 폭격기들을 동원, 이라크의 지휘통제본부와 방공 요새를 초토화시키는 것으로 공격을 시작할 예정. 공습 목표는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와 다른 지역의 통신을 끊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그의 부하 장성들로부터 고립시키는 것.

이어 쿠웨이트와, 가능하다면 이 지역의 다른 국가들로부터 해병대와 육군 병력을 진격시키게 되는데 전체 병력규모는 25만명이지만 초기 침공에는 10만명 이하의 병력을 투입하고 나머지는 예비군으로 확보해둘 계획.

델타 포스(Delta Force)로 알려진 육군 특수부대는 이라크의 생화학·핵 무기 제조의혹을 받고 있는 기지들을 수색하고 점거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전군에서 차출한 특수군사평가팀을 구성해 이라크의 이동식 스커드미사일을 추적, 파괴하고 이라크의 보안군을 정규군과 분리시키는 작업에 투입한다. 미 국방부는 보안군보다 이라크 정규군이 쉽게 투항할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타임스는 이같은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딕 체니 부통령과 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의장또는 피터 페이스 부의장, 그리고 콜린 파월 국무,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과 7월 이후부터 비밀회의를 계속해왔다고 전했다.

'지역 전략 회의'라는 명칭으로 보안을 유지한 이 회의는 미국의 선제공격론을 주창한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이 진행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하루에 최소한 두 차례 프랭크스 사령관과 전화 또는 화상회의를 통해 보고를 받아왔다.

뉴욕타임스는 7월5일 '중부사령부의 행동계획'을 인용, "미국은 이라크 남·북·서쪽 등 3개 방면에서 모두 25만명의 육해공 3군이 동시에 쳐들어가는 작전계획을 수립했다"며 구체적인 전쟁계획을 최초로 폭로한 바 있다.

한편 워싱턴타임스도 20일 미 국방부가 내년 2월을 이라크 공격 적기로 보고 있으며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축출하는데 이라크 이탈자들로 구성된 부대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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