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GMO가 더 억센 잡초 만든다

  • 입력 2002년 8월 20일 19시 03분


유전자를 변형한 작물(GMO)이 ‘더 억센 잡초’를 만든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앨리선 스노 교수팀은 “유전자를 바꾼 작물과 잡초를 같이 기른 결과 잡초가 예전보다 더 강해진 것을 발견했다”고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 최근호에 밝혔다.

연구팀은 잎과 줄기를 갉아먹는 나방 애벌레에 잘 견디는 유전자를 넣은 유전자 변형 해바라기와 잡초인 야생 해바라기를 함께 기른 결과 야생 해바라기가 이전보다 더 튼튼해지고 씨앗도 50%나 더 많이 만들었다.

연구팀은 해바라기에 넣은 외부 유전자가 야생 해바라기의 DNA에 섞여 들어간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이번 실험에서 작물과 잡초가 서로 사촌 격으로 아주 가까운 관계에 있어 ‘유전자 이동’이 쉽게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스노 교수는 “모든 유전자변형 작물이 위험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잡초에 유리한 유전자를 작물에 주입할 때는 유전자 이동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릴리대 헨크 반 딕 교수도 ‘응용생태학지’ 최근호에 유전자변형 사탕무와 잡초의 유전자 이동 실험을 소개하며 “작물과 잡초 사이에 유전자 이동이 일어날 가능성은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보다 높다”고 주장했다. 반 딕 교수는 “작물의 염색체를 2배로 늘려 유전자 이동을 막는 속임수 등이 개발되고 있지만 이동을 막기는 매우 어렵다”며 “잡초가 ‘제초제에 저항하는 유전자’를 얻게 될 경우 농민들에게 큰 고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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