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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6월 2일 22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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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 김용옥의 노자’ ‘박재희의 손자병법과 21세기’ 등 동양철학 강의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기획시리즈’에서 문학을 주제로 삼기는 처음이다.
강사는 경희대 국문과 김재홍 교수. 김 교수는 김소월 한용운 정지용 이상화 등 한국 현대시 100년사에 빛나는 시인 16명을 선정해 매일 한 명씩 그의 작품세계를 소개한다.
3일 ‘시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소월의 탄생 100년’에서 김교수는 “왜 현대인이 시를 읽어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으로 강의를 시작한다. 그는 세상과 단절돼 ‘군중 속의 고독’을 느끼는 현대인들에게 시는 세상과 자신을 이어주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김소월은 서정시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바라건대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섭대일 땅이 있다면’과 같은 많은 저항시를 썼다. 한국인의 애송시 ‘진달래 꽃’도 이별의 아픔을 노래한 단순한 서정시가 아니다. 시 전체가 가정법(‘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과 미래시제(‘말 없이 고이 보내드리오리다’)의 연속으로 이뤄진 것은 불안한 미래에 대한 심리적 자기방어 기제를 표현한 것이라는 김 교수의 해석이다.
제작진은 “김 교수는 다양한 연구업적과 왕성한 평론 활동을 하고 있는데다 문인들과의 친분이 두터워 그들에 대한 뒷얘기를 덤으로 듣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라며 “각박한 현대인들에게 시심을 불어넣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