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엔론사태 ‘증시쇼크’로 번져

  • 입력 2002년 1월 17일 18시 12분


엔론사태의 충격이 뉴욕 ‘증시 쇼크’로 확산되고 있다.

미 최대의 투자은행인 JP모건체이스앤드컴퍼니의 주가는 16일 1.36달러 떨어진 36.51달러를 기록했다. JP모건은 26억달러(약 3조4000억원)를 엔론에 빌려준 최대 채권자다. JP모건은 이날 엔론과 아르헨티나 사태의 여파로 지난해 4·4 분기 3억3200만달러, 주당 18센트씩의 손실을 봐 5년만에 처음으로 분기별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00년 같은 기간에 7억800만달러의 수익을 올린 데 비해 크게 악화된 실적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엔론사태와 아르헨티나의 외채상환 중단조치로 8억700만달러의 부실채권을 손실 처리했다.

엔론사태에 연루된 씨티그룹의 주식도 0.86달러 떨어져 48.86달러에 거래됐다. CNN방송은 엔론에 돈을 빌려준 월가 금융회사들이 증시에서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엔론사태는 다른 기업들의 분식회계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촉발시켰다. 시장가치가 900억달러를 넘는 굴지의 제조업체인 타이코의 주식은 올해 들어 계속 하락해 20%나 떨어진 46.71달러를 기록했다.

뉴욕타임스는 16일 투자자들이 이 회사가 다른 회사를 인수합병하는 과정에서 회계처리를 불분명하게 했다고 판단, ‘제2의 엔론’의 희생자가 되지 않기 위해 일제히 ‘팔자’ 주문을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15일 뉴욕증시에서 거래된 타이코 주식은 6800만주에 달해 가장 많았다. 이 때문에 이날 데니스 코즐로스키 회장은 투자분석가들과 전화 회의를 갖고 “회계장부를 검토한 결과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해야 했다.

미 소매업체 달러 제너럴사는 16일 회계장부를 검토한 결과 분식회계가 드러났다면서 투자자들에게 사과하고 시정을 약속했다. 이 회사가 더 이상의 충격을 막기 위해서는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17일 보도했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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