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장나라 “나는 어른 흉내를 내지 않는다"

  • 입력 2002년 1월 14일 14시 07분


가수 겸 탤런트 장나라(21)의 인기는 그의 영어식 이름(나라 장)대로 ‘나라 짱’이다. 그는 지난해 4월 가수로 데뷔한 뒤 7월 MBC 시트콤 뉴논스톱 에 출연하면서 폭발적 인기를 끌어 지난 연말 골든디스크상, MBC 10대가수가요제, SBS 가요대전에서 신인상을 싹쓸이 했다.

13일 홍대 앞 카페에서 만난 자리에서 그는 쉬폰 케익과 고구마 케익 중 어떤 것을 먹을까 한참 고민하고 있었다. 대학 3년이면 만만찮은 나이인데도 그는 아직 철부지 다운 귀여움을 풍기고 있었다.

▼나는 어른 흉내를 내지 않는다▼

어리광쟁이 같은 장나라의 혀짧은 코맹맹이 목소리는 어느새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돼버렸다. 그러나 인터뷰 내내 정확한 발음과 또박또박한 말투로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그는 실제로 혀가 짧지 않다. 다만 생활에서 묻어나는 천진난만함이 목소리에 배어나올 뿐이라고 한다.

“제가 나이보다 좀 어려보이죠? 집안에 막내로 자라 귀여움을 엄청 많이 받고 자랐어요. 그만큼 저도 애교 만점의 막내딸 역할을 해야 했구요. 크고 작은 다툼 때문에 집안 분위기가 험악해지면 아빠 엄마 오빠를 졸졸 따라다니며 일일이 풀어주고.”

웨이브 머리를 풀어헤치고 누워있는 앨범 표지속 그의 모습이 말해주듯 데뷔 초기 그가 내세운 이미지는 ‘섹스 어필’이었다. 그러나 반응도 크지 않았고 무엇보다 스스로가 몸에 맞지 않는 옷처럼 어색해했다.

“너무 징그럽기도 하고요, 좀 닭살이었어요.(웃음) 제 모습이 원래 이런데 어른 흉내를 내는 건 너무 가식적인 것 같아요.”

지나치다 싶은 애교는 시청자들에게 오버 한다는 질타를 받곤 했지만 이제는 딸같고 동생같은 친근함으로 바뀌어 다가서고 있다.

▼나는 파파걸이다▼

잘 알려졌듯 장나라의 아버지는 연극배우 주호성(본명 장연교)이다. 장나라의 팬 사이트를 직접 관리하며 유언비어나 인신공격성 비방글이 올라오면 일일이 삭제할만큼 딸의 인기 관리에 열성을 보이는 주씨의 끔찍한 딸사랑은 방송가에 정평이 나있다.

“어렸을 때부터 동네에서 유명했죠. 고등학교 때 아빠를 졸라 휴대폰을 샀는데 1시간마다 아빠한테 전화가 오는 거에요. 어디서 누구랑 뭐하고 있냐고. 한 번은 너무 화가나서 대들었죠. 아빠는 내가 걸어가다 떨어지는 간판에 맞을까봐 걱정되진 않아? 그랬더니 아빠가 그러세요. 응. 사실 그것도 걱정돼.”

한 때 장나라는 아버지를 미워한 적도 있었다. 연극을 하는 아버지는 넉넉한 돈을 벌어다주지 못했고 연극에 빠져 집안에 소홀할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엄마 자꾸 힘들게 하니까 아빠가 밉기도 했죠. 이제는 제가 연예계 생활을 해보니까 그 때 아빠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나의 꿈은 현모양처다▼

장나라는 뜻밖에도 빠르면 2,3년 안에 시집을 가고 싶단다. 연일 인기 상종가를 치는 여성 연예인에게 좀처럼 듣기 힘든 대답이었다.

“제 꿈은 현모양처에요. 좋은 남자 만나 결혼해서 엄마처럼 알뜰살뜰 하게 살고 싶어요. 아∼, 시집가면 할 일이 너무 많을 것 같아요.”

그는 상상만으로도 행복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장나라는 요리 뜨개질 같은 집안일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남자에게는 한없이 순종적이라고 한다. 남자친구가 부르면 제깍 달려나갈만큼. 무엇보다 그에게는 가족보다 중요한 존재는 없다.

“사랑하는 사람이 저보고 일을 그만두라고 한다면 그만둘 꺼에요. 화목한 가정을 포기하면서까지 일하고 싶은 생각은 없거든요. 대신 그만두더라도 2,3년 안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뭐든지 다 해봐야죠.”

그는 데뷔 전 3명의 남자 친구를 사귀어봤다. 그의 결론은 잘생긴 사람은 그만큼 생긴 값을 한다 는 것.

“‘뉴논스톱’에서는 제가 양동근씨를 좋아하는 걸로 돼있는데 제 이상형은 따로 있어요. 잘생기진 않았어도 깔끔하고 단정한 사람. 양동근씨는 노래 때문인지 왠지 좀…”

<김수경기자>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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