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올 방송가 유행어 "작업 들어갔어" "뭬야?"

  • 입력 2001년 12월 26일 17시 59분


올해 방송 연예계도 세태를 풍자하는 여러 유행어를 낳았다. 올 한해 인기를 끌었던 유행어를 총정리한다.

△장진구같은 놈〓MBC 드라마 ‘아줌마’의 ‘속물’ 교수 장진구(강석우)를 가리키는 말이다. 장진구는 강사를 전전하다 아버지 퇴직금을 대학에 준 뒤 교수가 되는 무능 남성의 전형. 게다가 고졸 출신의 아내를 철저히 무시하고 대학 여동창과 바람을 피우는 등으로 장진구는 한국 남성의 가부장적 권위와 지식인의 허상을 드러냈다. ‘장진구같은 놈’은 당시 여성들이 남성에게 할 수 있는 욕의 최대치였다.

△작업 들어갔어〓MBC 시트콤 ‘세친구’에서 윤다훈은 여자만 보면 “작업 들어간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여기서 ‘작업’이란 애정없이 단계적인 공식과 ‘기술’로 여성에게 접근하는 것으로 ‘여성 꼬시기’의 기계화를 의미한다. 윤다훈은 “작업만 걸면 어떤 여자든 넘어온다”며 진실이 증발된 사랑 풍속도를 대변했다.

△고조 우리 롄볜에서는…〓KBS2 ‘개그콘서트’의 ‘옌볜 총각’ 강성범의 개그 한마디. 촌스런 외모의 그는 항상 “고조 우리 롄볜에서는…”으로 대사를 시작한다. “100년 묵은 산삼은 산삼축에도 못낌다. 500년쯤 돼야 조고이 깍두기 좀 담가먹겠구나 함다” 등. 이는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으로 온 옌볜의 조선족이 급증한 세태를 반영한 것이다.

△관심법(觀心法)〓 KBS1 ‘태조왕건’에서 말년의 궁예(김영철)가 자주 사용한 말로 특히 직장인들 사이에서 유행했다. 궁예는 상대의 마음을 읽어낸다는 신통력이 있다며 이를 정적을 제거하는 수단으로 휘둘렀다. 샐러리맨 사이에서는 “부장님 ‘관심법’ 때문에 꼼짝 못하겠다”는 등의 말들이 오갔다.

△뭬야?〓SBS ‘여인천하’는 경빈(도지원)과 문정왕후(전인화)의 세력 다툼을 벌이는 과정에서 여러 유행어를 쏟아냈다. “뭬야?” “찍어 내려 하십니까”(도지원) “뭐라” “그 입 다물라”(전인화) 등. 특히 왕비나 대신들이 자주 쓴 “왜 저를 찍어 내려 하십니까”는 현실 정치권에서도 퍼졌다.

△최음제인 줄 알았어요〓탤런트 황수정의 히로뽕 투약 혐의에 대한 공판이 진행중인 가운데 사전에 히로뽕인줄 알았느냐가 결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 황수정은 검거 당시 “히로뽕인 줄 몰랐다. 최음제인 줄 알았다”고 말해 여러 프로그램에서 인용됐다.

<김수경기자>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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