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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9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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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개전(開戰)을 기다려 왔다. 주가는 오를 것이다.”
“여전히 전망이 불투명해 단기 증시 전망은 오히려 어둡다.”
미국의 테러 보복 전쟁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 최근 증권가에서는 긍정 및 부정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숫자로는 부정론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이 다소 많지만 시장은 긍정론자들의 말에 따라 움직였다. 9일 거래소 코스닥 두 시장 모두 급등했다.
전쟁이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는 점, 그리고 이번 전쟁은 미국의 압도적 승리로 끝날 것이라는 예상이 긍정론의 근거. 미국이 전쟁에서 패배한 적이 거의 없다는 낙관 때문에 전쟁의 시작은 ‘모든 상황이 오히려 확실해지는’ 것으로 이해된다는 지적이다.
91년 걸프전이 시작됐을 때 다우지수는 4.5% 급등했고 65년 미국이 베트남전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을 때도 다우지수는 올랐다. 걸프전이 끝날 무렵에는 다우와 나스닥지수 모두 90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할 당시의 주가를 회복했다.
동양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전쟁이 이슬람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낮고 유가 폭등 가능성도 거의 없어 국내 증시의 반등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번 개전으로 ‘전쟁이 언제 시작되느냐’에 대한 불확실성은 해소됐지만 전쟁의 범위, 기간, 성공 여부 등은 여전히 예측불허 상태라는 주장. 게다가 아랍권의 추가 보복 테러 가능성까지 생겨 세계 정세는 전쟁 이전보다 더 불확실해졌다는 지적이다.
부정론자들의 가장 큰 우려는 이번 전쟁이 걸프전과 크게 다르다는 점. 걸프전의 경우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이후 개전까지 6개월이라는 시간이 있었으며 이 시간은 경기 침체를 정리하는 시간으로 이용됐다.
그러나 이번 전쟁은 테러 이후 1달도 지나지 않아 시작됐다. 게다가 경기 침체의 정리는 커녕 미국 일본 유럽 등 세계 경제 3강의 침체는 회복될 기미조차 없다. 증권가에서는 “전쟁이 아니었어도 경기 침체 때문에 주가가 이 정도는 빠졌을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오는 실정.
교보증권 최성호 책임연구원은 “전쟁은 시작됐지만 모든 것은 여전히 불확실한데다 이번주 미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까지 겹쳐 있어 국내 증시가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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