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문어의 변신…주위 환경따라 수시로 변장

  • 입력 2001년 9월 13일 18시 41분


‘문어는 변장의 황제.’

호주 멜버른대의 마크 노만 교수는 인도네시아의 술라웨시 해안에서 여러 가지 바다생물의 모습으로 변신하며 살아가는 60㎝ 길이의 문어를 발견했다고 영국왕립학회보 8월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2년동안 관찰한 결과 이 문어는 바다속에서 바다뱀, 쏠배감펭, 넙치 등 세가지 생물의 모양을 본 따 산다. 문어는 자신이 살고 있는 굴과 바다 바닥을 오갈 때마다 모양이 달라졌다.

카멜레온처럼 주위 환경에 따라 피부 색깔을 바꾸거나 다른 생물의 모양과 닮은 모습으로 사는 생물은 흔하지만, 이 문어처럼 2가지 이상의 생물을 모방하는 것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문어가 다른 동물의 모습을 모방하는 것은 다른 바다생물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서다.

문어가 모방한 세가지 생물은 모두 독이 있는 동물로, 문어를 잡아먹는 동물이 이 모습을 보고 착각해 문어를 피해간다는 것. 실제로 문어에 대해 매우 공격적인 자리돔은 바다뱀에게 잡혀먹기 때문에 바다뱀으로 위장한 문어를 보고 도망가는 경우가 많았다.

<김상연동아사이언스기자>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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