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국내 펀드매니저 '경기회복 지나치게 낙관'

  • 입력 2001년 6월 28일 11시 12분


국내 펀드매니저들은 국내경기회복과 기업수익성 전망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이 지난 7일부터 21일까지 46명의 국내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나타난 결과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펀드매니저의 46%는 앞으로 경기회복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지난 4월(11%)보다 4배이상 증가한 것이다. 4월조사에서 39%를 기록한 경기회복 둔화 응답자는 이번 조사에서 14%로 급감했다.

경기회복의 관건인 수출증가에 대해서도 이들은 긍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펀드매니저의 67%가 수출증가율이 상승할 것으로 답변했다. 4월의 27%보다 3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반면 수출증가율이 둔화될 것이라고 보는 펀드매니저는 14%에 그쳤다. 지난 4월의 47%보다 현저히 줄어들었다.

경기회복과 수출증가율에 대한 낙관적 시각은 기업수익성 증대로 반영된다.

설문대상자의 60%가 향후 1년안에 국내기업의 수익성이 대폭 호전될 것으로 답변했다. 4월의 35%에 비해 2배가량 증가한 셈이다. 반면 수익성 악화를 점친 펀드매니저는 4월의 31%에서 19%로 줄었다.

향후 경기와 기업수익성에 대한 낙관론은 주식편입비율 증대를 가져왔다.

응답자 68%가 펀드의 주식편입비율을 60%에서 80%로 채워넣었다. 4월조사에선 36%에 불과했다. 펀드매니저들이 공격적으로 주식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번 조사를 담당한 신동석 삼성증권 이코노미스트(경제분석가)는 "국내 펀드매니저들이 국내경기를 지나치게 낙관하는 것같다"고 우려한다. 최근 반도체 PC 통신부품 등 IT산업의 경기회복시점이 올해 4/4분기에서 내년 1/4분기로 늦춰질 수 있다는 분위기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조사기간에 미국증시와 국내증시가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였다"며 "이같은 시장분위기가 펀드매니저들의 답변에 반영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신 이코노미스트는 자칫 성급한 낙관론에 편승해서 주식편입비중을 높였다가 경기회복이 지연될 경우 주가하락으로 투자자들의 원금을 까먹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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