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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6월 20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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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으로부터 구입한 200기의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대만은 20일 이 중 3기를 발사해 가상적의 미사일과 전투기들을 명중시켰다. 대만 방송은 현지에 중계차를 보내 실험장면을 상세히 보도했다. 이날 발사된 미사일들은 91년 걸프전 때 발사된 것들보다 훨씬 개선된 패트리어트2 개량형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패트리어트 미사일 발사 실험은 미국 이외 지역에서는 처음이다. 대만 군부는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으나 대만 국방부의 한 관리는 “이번 발사가 완벽한 성공인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미사일 발사에는 중산과학원(中山科學院)이, 가상적의 모의미사일과 전투기 등에는 중앙과학원(中央科學院)이 군부와 함께 관여했다.
미사일 발사지역인 타이둥 지역의 상공과 해역은 이날 오전 8시부터 10시 사이 항공기와 선박의 통행이 금지됐다.
한편 중국은 대만의 미사일 발사 실험이 중국에 대한 직접적인 저항으로 보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찾기 위해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은 천수이볜(陳水扁) 총통 취임 1주년을 맞은 5월 하순부터 대만과 인근한 푸젠(福建)성에서 각종 첨단무기와 10만명의 병력을 동원한 사상 최대의 군사훈련을 준비, 현재 훈련을 계속하고 있다.
‘해방1호’로 명명된 이 대규모 군사훈련이 한창 진행중인 가운데 대만이 맞불을 놓듯 패트리어트 미사일 발사실험을 단행했기 때문에 양측의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대만이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이번 실험을 통해 보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대만을 위협하는 수단으로 대만을 겨냥한 미사일을 전진 배치하거나 상륙훈련을 실시해왔다. 또 대만해협을 봉쇄하고 단계적으로 무력해방을 시킨다는 대만진공 작전계획을 슬쩍 언론에 흘리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만이 미사일 발사실험을 강행했기 때문에 중국 지도부가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