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장에는]지삼업/부산 亞경기대회 정부지원 절실

  • 입력 2001년 4월 19일 19시 15분


부산아시아경기대회가 500여일 밖에 남지 않았다. 이제는 카운트다운에 들어가야 할 단계다. 그러나 카운트다운은 커녕 아직 준비도 끝나지 않았다. 인사난 경영난 운영난 재정난 경기장 시설난 등 줄줄이 난(難)만 겹쳐 있고 순풍이 부는 곳은 한 군데도 없다.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개최도시 부산의 자존심은 물론 나라의 체면도 말이 아닐 것이 분명하다. 국제사회에서 우스갯 거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

당초 부산아시아경기대회 유치 목적은 21세기 국제첨단해양도시 부산건설과 국토의 균형발전에 있었다. 그러나 준비 주체인 부산시와 조직위원회의 엉성한 계획과 국민의 무관심 탓으로 지금은 원만한 대회 개최를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준비에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부산시가 마련하고 있는 37개 종목의 경기를 치르기 위한 38개 경기장 건설도 걱정이 되기는 마찬가지다. 부산시의 재정상태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2조4000억원의 부채를 안은 채 빚을 내 빚을 갚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주경기장을 비롯한 12개 신설 경기장의 평균 공정률은 34%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반면에 정부가 1800억원을 지원한 월드컵축구 경기장은 비록 같은 해 3개월 먼저 열리기는 하지만 전국 평균 공정률이 80%나 된다. 부산아시아경기대회 경기장의 공정률이 얼마나 소걸음인지 드러난다. 이런 상태라면 개최 6개월 전에 실제 장소에서 프레대회를 열겠다는 조직위의 계획은 공염불이 될 전망이다.

마산 창원 울산 등의 기존 26개 경기장을 비롯해 45개 연습경기장 등 총 71개 경기장의 개보수비 예산도 턱없이 부족한 408억원을 배정해 놓고 있다. 이 중 사직실내수영장의 개보수비만도 135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나머지 70개소의 개보수비는 평균 3억7000만원에도 못미친다. 재정 확보에 한계를 드러내온 부산시로서는 정부의 특별지원금을 갈망할 수밖에 없다. 이제 정말 시간이 없다. 그나마 대회 준비를 가능케 하는 길은 정부의 전폭적인 예산 지원 뿐이다.

지삼업(부경대 교수·해양스포츠학·부산아시아경기대회 교수연구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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