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홍일점 채권펀드매니저' 대한투신운용 김정숙씨

  • 입력 2001년 4월 10일 18시 34분


‘1조원을 움직이는 아마존의 여전사(아마조네스)’

투신업계의 유일한 여성 채권펀드매니저인 김정숙씨(30·대한투신운용·사진)의 별명이다. 냉혹한 펀드매니저의 세계에서는 여성이라고 해서 특별대우도, 차별대우도 없다. 다만 수익률로 승부할 뿐이다. 요즘 그의 채권펀드수익률이 화제에 오르고 있다. 투신업계에서 웬만큼 실력을 인정받은 남성매니저들보다 성적히 훨씬 좋기 때문이다.

그가 운용하는 펀드의 연간환산수익률은 ‘우먼파워 단기채 13.1% 중기채 17.0% 장기채 15.7%’ 등으로 다른 펀드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은행금리는 5%대로 떨어지고 주가는 폭락하고 국고채금리는 급등락을 반복하는 상황에서 나온 수익률이어서 더 주목을 받고 있다.

운도 좋았다. 작년 8월 펀드매니저생활을 처음 시작하면서부터 국고채금리가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해 4%대까지 떨어지면서 엄청난 평가익을 냈다.

그러나 지난 2월부터 금융시장 불안으로 일주일만에 금리가 1%포인트 급등했다가 다시 내려가는 롤러코스트 장이 전개되면서부터는 기존의 수익률을 지키는 위험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그는 금리상승으로 인한 채권평가손실을 단기매매로 지켜내고 있다. 즉 하루중 금리가 0.2∼0.3%포인트를 오르내릴 때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데이트레이딩을 하는 것. 금리가 예측과 달리 움직이면 0.1%포인트 손해를 보고 털고 나온다. 손절매는 철저하다.

그의 꿈은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전문가가 되는 것.

그는 정부의 금리정책을 따끔하게 꼬집었다. “사실 국고채금리가 4%후반으로 떨어졌을 때 많은 채권펀드매니저들이 더 이상 수익이 안난다고 보고 회사채투자를 고려하고 있었죠. 그런데 한국은행에서 국고채시장 과열론을 들고나와 금리가 다시 오르니 회사채로 옮기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정책실수로 시장이 다시 불안해진 것입니다.”

그는 고려대 영어교육과 90학번으로 입학했으나 숫자 다루는 것을 좋아해 고려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항상 시장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므로 스트레스가 많죠. 하지만 역동적인 변화상을 따라가는 것에서 즐거움을 느낍니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