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증시포커스] 콜금리인하여부, 환율상승폭에 주목해야

  • 입력 2001년 4월 2일 08시 10분


'한국은행은 4월중 현행 5%인 콜금리를 추가로 내릴 것인가.

1327.5원(30일종가)인 원/달러 환율은 얼마나 오를 것인가.'

4월 국내증시의 최대 화두다.

최근 '3월중 소비자물가지수'와 '3월중 수출입동향'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시장참가자들은 콜금리인하여부와 환율상승폭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내리고 원/달러 환율이 진정되면 국내증시가 안정을 되찾을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3월중 소비자물가는 전년동기대비 4.4%, 2월대비 0.6%상승했다. 농축수산물가격과 교육비 공공요금 등이 소비자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생산자물가지수도 전년동기대비 2.8%와 전월동기대비 0.4% 올랐다.

현재 한국은행의 4월 콜금리 인하가능성을 놓고 상반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란 전망(메릴린치증권)과 경기부양을 위해서 금리인하가 불가피하다는 견해(CSFB증권)가 팽팽히 맞서 있다.

CSFB증권은 3월말 "지난해 3/4분기이후 한국경제의 성장이 급격히 둔화되고 있어 경기회복을 위해 한국은행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내릴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 증권사는 한국은행이 4월에 0.25%포인트 내리는 등 연말까지 0.5%포인트∼0.9%포인트까지 추가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인플레이션 우려로 한국은행이 4월에 콜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있다. 이들은 당분간 인플레이션 압력 때문에 유동성 보강이 이뤄지기 힘들어 약세장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한다. 메릴린치증권은 3월말 "엔화약세에 따른 원/달러 환율상승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 한국은행이 4월에 콜금리를 추가 인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반면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것이란 주장엔 이견이 없는 편이다.

대다수 국내외 증권사들은 수출증대를 위해 원화절하를 용인할 것으로 본다.

3월중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0.6%감소한 것은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산업자원부가 전일 발표한 '3월중 수출입동향'을 보면 수출(143억 4400만달러)이 23개월만에 감소세를 나타났다. 미국과 일본의 경기부진, 이에 따른 동남아 지역의 수입감소로 수출이 줄어들었다.

GDP(국내총생산) 기여도가 50%이상인 수출의 감소는 국내경기회복의 지연을 의미한다.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팽배해 있는 주식시장도 추가하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원화절하=원/달러 환율 상승'은 불가피하다.

CSFB증권은 환율이 1420원∼1450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환율상승은 결국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의 국내증시 이탈과 외화부채기업의 수익악화 등으로 국내증시엔 악재로 작용한다. 특히 수입가격 상승으로 저금리 기조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렇지만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더라도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실증분석도 제기된다. 단순히 원화약세->수익가격상승->인플레이션 압박->콜금리 인하 불가능이라는 도식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골드만삭스증권은 실증분석을 통해 IMF이전보다 원화약세에 따른 물가상승 부담이 현저히 줄어들었다고 주장했다. 가령 원화절하와 수입물가 상승간의 상관관계가 IMF이전이 1이었다면 현재는 0.8로 줄어들었다. 수입물가 상승이 국내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연결되는 강도도 0.9에서 0.45로 줄어들었다. 한마디로 환율이 오른다고 물가상승과 이에 따른 금리반등은 적절치 않다는 논리다.

이것은 한국은행의 금리인하에 대한 운신폭을 넓게 한다. 수입가격상승과 이에 따른 물가상승으로 콜금리를 내리는데 부담을 적게 가져도 된다는 얘기다.

골드만삭스증권은 한국은행이 하반기에 공격적으로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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